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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는 맑은 눈

박종국에세이/[포토에세이]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23. 5. 31.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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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는 맑은 눈



박 종 국
  
레이첼 카슨의 책(『자연, 그 경이로움에 대하여』)을 보면 우리가 사는 세상의 신비와 경이로움, 기쁨과 흥분을 아이가 함께 찾고 나누는 아름다운 일이 가득하다. 어른과 아이가 서로에 대해 ‘착한 요정’의 되는 만큼 아름다운 일이 없다는 이야기가 잔잔하게 읽어진다.

아이에게 그런 눈으로 다가서야한다. 아이를 다그치는 소리가 높아지는 까닭은 아이의 눈높이를 맞추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이가 텔레비전 앞에만 앉고, 인터넷 오락에 빠졌다고 닦달할 일이 아니다. 볼멘소리 하는 부모의 경우도 아이 못지않게 그에 심취해 산다.

무엇이든 한 곳에 집중하는 아이는 발전적이다. 옳고 그름을 따지기 전에 그것은 아이의 성장에 소중한 자양분이 된다. 한때 내 아이가 컴퓨터 오락에 빠져서 제지하였으나, 휴대폰 요금이 75만 원이나 부과되었다. 휴대폰으로 유료 게임을 한 결과다. 황당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 되어 가슴을 치며 후회해도 소용없었다.
  
그래서 그 이후로는 컴퓨터를 붙들고 앉아도 애써 뜯어말리지 않는다. 대신에 스스로 자제력이 생겨나도록 관심 갖고 부추겨 주었다. 그랬더니 게임중독 같은 불상사는 되풀이 하지 않았다. 스스로 자정능력이 생겼다. 아이 그렇게 다독이며 가르쳐야한다.

아이 눈앞에 펼쳐진 세상은 언제나 신선하고, 새롭고, 아름답고, 경이롭고, 놀라움과 흥분으로 가득하다. 무엇이든 만지고 싶고, 끼어들고 싶고, 동일시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충만하다. 근데도 이것만 하라고, 좋은 일만 챙겨하라고 애가 달아도 아이는 부모가 바라는 대로 좋은 그릇을 빚지 않는다.  

아이는 모름지기 풀꽃처럼 길러야한다. 자연과 세상을 바라보는 맑은 눈을 잃어버리게 하는 행위는 아이가 가진 무한한 성장의 가능성, 그 가소성의 싹을 짓물러버리는 일이다. 부모라면 아이가 아름다운 장면, 그 놀라움을 불러일으키는 순수한 본능을 흐리는 일을 지켜보고 싶지 않다.

세상을 보는 맑은 눈은 가진 아이가 우리의 희망이다. 세상에 어른과 아이가 서로에 대해 ‘착한 요정’의 되기보다 더 아름다운 행복은 또 없다.

|박종국에세이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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