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애써 책을 읽을 일이다

박종국에세이/박종국칼럼글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24. 5. 1. 09:58

본문

애써 책을 읽을 일이다



박 종 국



사람이 책을 만들고, 책이 사람을 만든다고 했다. 한 권의 책이 한 사람의 운명을 변화시킨다. 좋은 책과의 만남처럼 소중한 만남은 없다. 책 속에 담긴 가르침은 영원하다. 로마는 망했지만 키케로의 명저는 남았다. 신라는 무너졌지만 원효의 저술은 찬연히 빛난다. 노나라는 멸망했지만 공자의 말씀을 기록한 「논어」는 일월처럼 변함없이 가르침을 전해준다.

이렇듯 영원하게 이어지는 게 책이다. 사람도, 정권도, 나라도, 주의주장도 때에 따라 사라지고 망한다, 하지만, 위대한 정신적 보고인 책은 영원하게 남는다. 그렇기에 책을 통하면 정신적으로 깊은 만나고, 짧은 인생에서 겪을 수 없는 모든 일을 다 경험한다. 맹자를 만나고, 플라톤을 만나며, 율곡을 만나고, 괴테를 만나 대화한다. 위대한 영혼과 만나는 길은 오직 독서밖에 없다. 책은 인생의 귀중한 안내서다.


인생은 짧다. 살면서 독서할 시간이 무제한으로 주어진 게 아니다. 악서와 잡서를 남독(濫讀)하면서 아까운 시간을 헛되이 낭비하는 일처럼 어리석은 건 또 없다. 좋은 책을 읽으면 심전경작(心田耕作)이 된다. 독서는 정신을 목욕시키는 일이요, 영혼을 세탁하는 일이며, 생명을 정화하고, 혼탁과 경쟁과 사욕을 바로 잡아준다. 거친 세상 속에서 쉽게 오염되고, 병들고, 부패하고, 때 묻고, 지쳐버리고, 좌절하는 우리의 몸과 마음과 인격을 되살아 나게 한다.

그렇기에 좋은 책을 읽어 스스로의 생명을 세탁하고, 정신을 정화시키며, 마음의 밭을 갈아서 생활에 싱싱한 활력소를 얻어야한다. 자랑 같지만 이순을 사는 동안 1만 여권의 책을 소장하면서 두루 섭렵했다고 자부한다. 책 속에는 지식의 향연과, 진리의 빛과, 지혜의 진미와, 계시의 광명과, 영감의 힘이 들었다. 또한 신념의 메시지가 담겼다. 위대한 인물과의 정신적 만남을 통하여 감격적이고, 보람을 무시로 기쁜 희열을 맛본다. 책을 통한 만남은 그 모든 걸 가능케 한다.

폐문즉시심산(閉門則是深山)이요, 독서수처정토(讀書隨處淨土)라.
문을 잠그면 깊은 산속이요, 책을 읽으면 어디나 정토와 같다.

서중유지보(書中有至寶)요, 서중유지락(書中有至樂)이다.
책 속에는 지극한 보배가 있고, 지극한 즐거움이 있다.

독서는 정신의 강장제일 뿐만 아니라 마음의 진정제다. 생활의 청량제다. 인간의 행동 중에서 좋은 책을 읽는 일만큼 생산적인 행동이 없고, 명저를 읽는 시간만큼 창조적인 시간이 없다. 그러나 독서생활이 그러하다고 해서 아무 책이나 마구잡이로 읽어서는 안 된다. 친구를 사귀듯이, 맛난 음식을 대하듯이 가려 읽어야한다. 독서야말로 지혜로운 선택이 필요하다. 악서는 우리의 정신을 타락시키나 양서는 우리의 마음을 심화 시켜준다.


편식이 우리의 몸에 해롭듯이 편독은 우리의 정신을 병들게 한다. 우리의 몸이 종합적인 영양소를 필요로 하듯이 우리의 정신도 다방면의 영양분이 필요하다. 따라서 마음 좋게 책을 읽으려면 어느 한쪽에 치우침이 없어야한다. 철학, 문학, 종교, 과학, 예술, 교육을 비롯하여 정치경제, 사회문화나 취미 등 폭 넓은 독서를 하여야한다. 마음의 밭을 갈고, 양서로 정신세계를 살찌게 하려면 반드시 수백 년 수천 년의 풍상을 이겨낸 고전을 읽어 보라. 고전은 영원한 생명력을 가졌다.

아까운 시간 헛되이 소용하지 말고 애써 책을 읽을 일이다. 좋게, 아름답게 살려면 더욱더―.

|박종국에세이칼럼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