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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시] 미조리 가는 길-오인태

박종국에세이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04. 1. 29.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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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조리 가는 길



생애의 반은
멋모르고 살아왔고
나머지 반은
부끄러워하며 살아갈 것이다.

벌써 몇 번째인가
그곳에 다다르면 남는 일은
늘 허망하게 돌아오는 일 뿐이었다.

이쯤부터 노란 유채밭 너머
남빛으로 잔잔하게 일렁이는
앵강만, 이어 언덕길을 따라
등나무들이 연보랏빛 꽃등을
밝힐 것이다.

밝힌들, 늘 이렇게
그리움으로 몇 날의
몸살 끝에 달려가 만나는 건,
돌아오면서 주워야 할
내 사랑의 부끄러운 잔해들뿐이었다.

생애의 반을
멋모르고 사랑하며 다 보내고,
돌아보며 가슴 칠 줄 알면서
나는 또 오늘 미조리에 간다.



..오 인 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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