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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산초등학교 제90회 졸업식 송사

세상사는얘기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04. 2. 11.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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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사


  겨우내 움츠렸던 풀꽃들이 어깨를 털고 일어나 여린 싹을 쏘옥 내밀고, 목련, 진달래, 개나리도 덩달아 꽃망울이 아리나봅니다. 따스한 햇살 내린 교정에도 새롭게 시작하려는 봄 내음 가득합니다. 봄은 우리에게 야무진 소망을 챙겨주려나 봅니다.


  여섯 해 동안 야무진 깨우침을 밝혀 영광된 졸업을 맞은 누나, 형님들께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하지만 늘 함께 웃고, 뛰놀며, 즐거웠던 추억거리를 남겨둔 채 헤어져야한다니 지난 일들이 되살아납니다.


  다정했던 누나, 믿음직한 형님들!
  매섭고 무더운 날씨에도 깔끔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 애쓰시던 그 모습, 참으로 아름다웠습니다. 체육·학예·과학행사 등에 참가하여 좋은 성적으로 우리 학교를 빛내어 주셨던 그 모습은, 너무나 멋있었습니다. 다같이 힘을 모아 청군 이겨라! 백군 이겨라! 응원했던 운동회는 우리 모두가 하나되는 기쁨이었습니다. 자연을 벗삼아 즐거웠던 봄가을 소풍은 우리들의 소중한 추억이었습니다.


  형님! 누나들이여!
  넉넉한 만남이 있으면 또한 다독여 헤어지는 아픔도 있는 법입니다. 그렇기에 오늘 이 자리는 그 동안 우리가 애틋한 정으로 쌓았던 소중한 믿음들을 곱게 간직해야 하고, 형님 누나들이 스스로 힘찬 발걸음을 내딛어야 하는 영광된 자리이어야 합니다. 그 길이 힘들고 어려울지라도 능히 참고 견뎌내야 합니다. 영산인으로서 떳떳한 자부심을 가져야합니다.


  사랑하는 형님! 누나들!
  그 동안 자신을 애달아가며 보살펴 주신 부모님의 사랑을 그려보십시오. 변함없는 열정으로 이끌어주신 선생님들의 은혜를 되짚어 보세요. 이만큼 훌쩍 자란 자신의 버팀목이 되었던 소중한 분들의 다독거림을 생각해 보십시오. 따사로운 온정에 보답하는 길은 오직 자신의 바로 세워 훌륭한 사람으로 성장하는 것입니다.


  형님 누나들이 떠나고 난 교정은 허전하고 쓸쓸해지겠지요. 좁은 생각으로는 너무나 아쉽고 섭섭하여서 떠나지 말라고, 언제나 함께 지내자고 와락 응석이라도 부리고 싶습니다. 하지만 '졸업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는 더 큰 배움터를 향해 가는 형님, 누나들을 붙잡을 수가 없습니다. 당장에 헤어짐의 애틋함을 참으렵니다.

 

  형님, 누나들께 약속하렵니다. 우리들은 형님 누나들이 남겨놓은 훌륭한 전통을 헛되지 않고 더욱 빛내렵니다. 형님 누나들 못지 않고 더욱더 공부하고, 몸과 마음을 닦아서 결코 부끄럽지 않는 영산 후배들이 되겠습니다. 언제 어디든지 아름다운 우리들의 배움터인 영산초등학교를 잊지 마십시오. 고마우신 선생님들과 사랑스런 후배들을 기억하십시오. 


  항상 건강하시고, 고운 햇살 가득 펴시기 바랍니다. 잘 가십시오.
  높이 나는 새가 더 높고 더 먼 곳을 보듯이 그렇게

 

2004년 2월 14일


재학생 대표 5학년 김 성 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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