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사랑에 대해 얘기해 보자. ‘사랑, 성, Sex, 그리고 포르노’ 제목을 이렇게 써 놓고 보니 너무 야한 것 같지? 점잖은 선생님(?)이 포르노를 말하는 것이 젊잖지 못하게 보이는 이유는 교사가 교육을 못하는 현실과 무관하지 않단다.
건강한 청소년이라면 성이나 사랑, Sex에 관심을 가지는 게 정상이란다.
시나 소설 영화, 음악 등 예술의 모든 영역에서 사랑이라는 주제만큼 많이 다뤄지고 있는 것도 없지 않니? 그런데 왜 학교에서는 사랑이나 성, Sex나 포르노가 뭔지도 가르쳐 주지 않을까?
‘우리나라 청소년 중 남학생이 52%, 여학생이 48%로 음란채팅을 해 본 경험이 있다’(한양대 윤영민교수 초 중 고생 1930명 설문결과), ‘서울시내 남자 고교생 중 18%가 성관계를 가진 경험이 있다’(서울 YMCA 청소년 성교육상담실) 이런 통계치나 설문결과는 너무 흔해 인용할 필요조차 없을 것 같구나.
건강한 청소년이라면 관심
성매매 경험이 있는 청소년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절반은 ‘성매매 행위가 큰 죄가 아니다’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일종의 아르바이트’라고 여긴 청소년도 42%(17명)나 됐다(자녀 안심하고 학교보내기 운동본부)는 얘기 따위도 충격적인 얘기도 아니지 않니?
위의 몇가지 예에서 본 현상은 산업사회에서 당연히 나타나는 일이고 그 피해자는 개인의 책임이라고 단정한다면 할말이 없지만, 사실은 이러한 당사자도 희생자라는데 문제가 있단다.
성이 상품화된 사회라는 얘길 들어봤니? 지고지순한 사랑을 자본의 논리로 포장해 시장에 내놓은 것이 ‘성의 상품화’라는 거야. 우선 그 전에 자본의 논리부터 언급하고 지나가야 할 것 같구나.
자본주의에 살면서 자본의 속성이나 본질을 모른다는 것은 자본의 희생자가 될 수도 있단다. 자본의 본질은 ‘돈이 되는 것, 이익이 되는 것은 선’이라고 이해하는 것이 가장 쉬울 것 같구나. 가까이는 텔레비전 드라마의 저질 음란성 시비에서부터 ‘밸런타인데이, 빼빼로 데이, 몸짱’에 이르기까지… 크게는 정경유착이나 환경 파괴, 마약…등도 자본의 다른 얼굴이란다. 너희들도 잘 알다시피 지난해 세계적인 이슈가 됐던 미국의 이라크 침공이 그 좋은 예가 되겠구나.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세계의 경찰인 미국이 평화를 위해 이라크에 쳐들어가 무기를 찾아 없애야 하겠다고 했지만 그런 억지를 믿을 바보는 소수의 미국시민 밖에 없단다.
미국이 원했던 건 이라크의 석유였고 미국 군수산업의 이익 즉 재고무기의 처리와 첨단 무기실험이라는 게 목적이었거든. 이렇게 자본이라는 것은 예의나 질서는 말할 것도 없고 인간의 생명까지도 이익이 된다면 죽일 수 있는 속성을 가지고 있단다.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자. 이러한 자본의 속성상 돈이 되는 사랑이라는 상품을 그냥 둘 리가 없지. 정확한 통계는 알 수 없지만 포르노 산업은 연간 수백억달러가 넘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는 거야. 마약이나 군수산업 그리고 포르노산업과 같은 산업은 서민들의 상상으로는 추산이 불가능한 천문학적인 이권이 생기는 거란다.
좋건이 붙는 사랑은 가짜
서론이 너무 길었지? 그런데 ‘사랑’하면 사람들은 아가페(Agape)사랑이 어떻고 에로스 사랑이 어떻고 하며 관념화 내지는 박제화시키기 좋아하지만 그게 아니란다.
순수한 사랑은 어머니의 사랑에서 볼 수 있지 않니? 선천적인 불구자 자식을 위해 자신을 바쳐 평생동안 지극 정성을 다하는 모습 말이다. ‘내가 얼마만큼 사랑해 줬으니까 너도 그래야 해’ 또는 ‘내가 대학 나왔으니까 나의 배우자도 대학을 나와야 해!’ 이건 사랑이 아니지. 사랑은 조건이 없는 거야. 조건이 붙는 사랑은 가짜야.
그런 순수한 사랑이 성하면 Gender도 아닌 Sex를 연상하게 되고 포르노를 생각하는 이유는 지고지순의 사랑이 상품화되었기 때문이야. 하긴 말초신경의 쾌락이 삶의 이유라고 강변하는 사람들과 논쟁을 벌일 필요는 없지만 하여간 저질 음란물을 만드는 이유는 성이라는 상품이 돈이 되기 때문이지. 오늘은 이만 하자.
* 경남도민일보는 언론개혁을 바라는 시민들이 힘을 모아 만든 신문입니다. 기사게재일자 : 2004/0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