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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정신 못차리는 민주당

세상사는얘기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04. 3. 17.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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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섹션 : 오늘의 사설등록 2004.03.16(화) 18:03

아직도 정신 못차리는 민주당

민주당이 강금실 법무부 장관의 ‘17대 국회에서의 탄핵소추 취하 가능성 검토’ 발언을 문제삼아 중앙선관위 조사와 검찰 고발을 의뢰키로 했다고 한다.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안 강행통과를 주도했던 민주당이 강 장관에 대한 공격에서도 선봉에 선 셈이다.

따지고 보면 강 장관의 실제 발언내용은 일부 언론에 보도된 것과는 상당히 다르다. 문제가 된 ‘탄핵소추 취하 검토’ 발언만 해도 “총선에서 여당이 압승해 국회가 재편되면 탄핵소추 철회가 법률적으로 가능한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그런 것 까지는 생각을 못했다. 형사소송 절차대로라면 가능할 것도 같지만 지난 국회가 한 일을 새 국회가 뒤집을 수 있겠는가”라는 취지로 답변했다고 한다. 강 장관의 발언을 여기서 변명해주려는 게 아니다. 문제는 최근 민주당이 보이고 있는 일련의 태도가 상식적으로 도무지 납득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탄핵안 가결 이후 민주당의 지지율이 5% 안팎으로 급전직하하고, 정치적 텃밭으로 여겨졌던 호남지역의 민심까지 등을 돌린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민주당의 정체성이 송두리째 무너졌기 때문이다. 야당 시절부터 민주당이 추구해온 최대의 화두는 민주화였고, 민주당 스스로도 제도권 민주화 운동의 정통성과 역사성을 갖고 있다고 자부해 왔다. 그랬던 민주당이 한나라당과 손잡고 탄핵안 가결이라는 반민주적 폭거를 저지른 데 대해 많은 국민들이 분노하고 실망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아직도 사태의 본질이나 심각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당의 지지율 급락을 “편파방송 탓”으로나 돌리고 있으니 말이다. 강 장관에 대한 공격도 그 배경을 살펴보면 그를 해임으로까지 몰고가면 선거에서 유리해질 것이라는 얄팍한 계산이 엿보인다. 하지만 그런 잘못된 현실인식에 계속 사로잡혀 있는 한 민주당의 회생 가능성은 멀어진다. 민주당은 이제라도 민심의 소재가 어디에 있는지를 살펴 이성을 되찾기 바란다.

http://www.hani.co.kr/section-001001000/2004/03/00100100020040316180335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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