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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나물이야기-냉이

요리조리쿡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06. 2. 3.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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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나물 냉이가 진짜 보약이네!
봄나물 이야기(2) 냉이
텍스트만보기   김민수(dach) 기자   
▲ 냉이
ⓒ 김민수
봄나물을 말하면서 언급하지 않으면 실례가 되는 것 중 하나가 냉이입니다. 냉이는 겨자과의 풀로 나생이, 나숭게라고도 부릅니다. 어린 이파리는 물론이요 뿌리까지 나물로 먹으며 뿌리에 냉이의 향기가 다 들어 있다고 해도 될 정도로 뿌리의 향이 깊습니다.

어릴 적 먹을 것이 풍성하지 않던 시절에 냉이를 듬뿍 넣어 나물죽을 끓여 봄나물 씀바귀와 함께 맛난 만찬을 즐겼습니다. 씀바귀의 쓴맛은 입맛을 돋우어 주는 역할도 하는데 냉이를 듬뿍 넣고 끓인 나물죽을 달게 느끼게 하던 범인은 바로 배고픔과 씀바귀였나 생각도 해봅니다.

그러나 냉이의 향긋한 향기만 가지고도 충분히 입맛을 찾을 수 있습니다. 냉이를 살짝 데쳐 고추장이나 된장을 넣고 버무린 후에 깨와 참기름 조금만 넣고 들깨 솔솔 뿌려놓으면 그야말로 환상적인 봄나물이 됩니다. 야채 중에서 단백질 함량이 가장 많은 것이 냉이요, 칼슘과 철분이 풍부하고 비타민A가 많아서 봄이면 까딱까딱 조는 춘곤증 예방에도 좋다고 합니다.

냉이는 위와 장에 좋고 간의 해독작용을 돕는다고 합니다.

한방에서는 냉이를 제채(齊寀)라 하여 약재로 쓴다고 하는데 약효는 지라(비장)를 실하게 하며, 이뇨, 지혈, 해독 등의 효능이 있다고 합니다. 특히 냉이 뿌리에는 콜린이라는 성분이 있는데 콜린성분은 간기능을 강화시켜주어 춘곤증을 예방하며, 눈을 밝게 한다고 합니다.

어떤 것이든 주제로 삼고 소개를 하다 보면 마치 세상에서 가장 좋은 것인 양 포장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봄나물 냉이, 그것은 포장이 아니라 진짜 보약 중의 보약입니다. 그 보약이 고향의 밭둑과 논둑길에 봄똥 푸릇푸릇한 밭이나 누렇게 말라비틀어진 줄기를 뒤로 하고 생생하게 올라오는 대파들 사이로 삐죽거리며 올라오고, 하얀 꽃을 피웁니다.

장에 나가면 하우스에서 나온 냉이도 판매하지만 향기가 덜합니다. 시골장이나 재래시장에 가서 할매들이 직접 캐온 봄나물 냉이, 그것에 진짜 냉이의 맛과 기운이 들어있습니다.

ⓒ 김민수
맛난 봄나물 이야기를 하는데 조금은 맛 떨어지는 이야기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봄나물 냉이를 보면서 '이렇게 속내가 깊은 정치인은 없을까' 생각해 봅니다. 꽃은 작아서 별 볼일 없지만 그 이파리며 뿌리에 깊은 향기를 간직하고 있는 냉이와 같은 그런 지도자가 정치를 해야 이 나라가 편안해질 터인데 해바라기성 정치인들만(해바라기가 기분 나빠 하겠군요) 바글거리는 것 같아서 불편할 때가 많습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 속에 무엇을 간직하고 있는가입니다. 오늘날 많은 이들이 겉으로 드러나는 것을 치장하는 데는 아까워하지 않으면서 속내를 가꾸는 일에는 별로 투자를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진정한 아름다움은 속에서부터 우러나오는 것일 때 빛을 발하는 법입니다. 겉과 속의 조화가 있는 성숙한 삶, 그런 삶을 추구하고 살아가는 이들에게서 사람의 맛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봄이 오면 산과 들로 바구니를 들고 누님들과 나물을 하러 다녔습니다. 간혹은 삽을 들고 누님들을 따라다니다 냉이이파리의 흔적이 있는 언 땅을 파면 그 안에서 실한 냉이의 뿌리와 씀바귀의 뿌리가 나오곤 했습니다. 그 뿌리가 그 뿌리인 것 같은데 냉이의 뿌리에서 나는 향기만 맡아 보아도 척척 냉이뿌리와 씀바귀의 뿌리를 구분할 수 있었답니다.

논두렁에서 냉이를 캐다가 "얘들아, 너무 깊이 파서 논두렁 무너뜨리지 말아라"하는 어르신들의 말씀에 합창을 하듯 "예!"하고 대답을 하며 곱은 손 비벼가며 국숫발 같은 하얀 메꽃의 뿌리를 캐서 휘휘 씻어 씹으며 돌아오는 길, 무슨 이야기를 하면서 그렇게 깔깔거리고 행복해 했는지 기억도 나지 않지만 뇌리 속에는 아련한 추억들로 남아 있습니다.

우리 집은 냉이를 이렇게 먹어요

1) 냉이무침-캐온 냉이 잘 다듬어서 살짝 데치고 고추장이나 된장으로 양념하고 들깨, 참기름 등 각종 양념을 조금씩 넣어 만듭니다. 그러나 냉이의 향을 많이 느끼고 싶을 땐 고추장과 들깨만 넣고 버무린답니다.

2) 냉이쌈-아이들은 잘 먹질 않으려고 하는데 뿌리부분은 생으로 먹어도 맛이 좋아서 각종 야채와 함께 샐러드로 먹습니다. 달래와 함께 먹으면 봄 향기가 온 몸에 가득하게 퍼집니다. 싱싱한 배추이파리에 달래, 냉이뿌리와 쓴 것을 좋아하시면 씀바귀뿌리를 넣고 고추장이나 막된장에 봄나물 쌈으로 먹으면 됩니다.

3) 냉이된장국-된장국에 냉이가 들어가면 냉이된장국이 됩니다. 그런데 이 냉이된장국이 눈에 아주 좋다고 합니다.

4) 냉이생무침-달래와 오이와 냉이뿌리를 골고루 섞어 간장과 고춧가루만 가지고 양념을 해서 내어놓습니다. 이걸 파래김에다 얹어서 싸 먹으면 아주 맛나죠.

5) 고추장양념냉이불고기-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저는 주로 돼지고기를 애용합니다. 고추장양념을 한 돼지고기를 들들 볶다가 잘 익었을 때 냉이를 살짝 넣어 데치면 냉이의 맛을, 달래를 살짝 넣어주면 달래의 맛을 느낄 수 있답니다. / 김민수
2006-01-28 15:13
ⓒ 2006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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