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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나 요즘처럼 먹는 맛은 물론 보는 즐거움까지 찾는 추세에선 음식을 담아내는 용기는 간과할 수 없는 대목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음식을 담아내거나 보관하는 것 중 대표적인 것으로 항아리를 들 수 있다.
이곳에 가면 그 쓸모 있었던 항아리가 갈비를 깊은 맛으로 숙성시킨 채 품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부천시 중동에 위치한 '놀부항아리갈비'에서는 독특한 방법으로 맛을 낸 돼지갈비를 숯불에 구워 먹을 수 있다. 그 맛에 한번 빠지면 도저히 헤어 나오기 힘들 정도다.
우선 항아리갈비에 대해 살펴보자. 순한 맛과 매운 맛으로 대별되는 항아리갈비는 먼저 그 그릇부터가 눈에 띈다. 항아리 안에 들어있는 양념되어진 갈비를 볼작시면, 마치 항아리 속에서 똬리 틀고 있는 코브라를 보는 듯하다.
손님을 끌어당기는 이 음식점의 독특한 메뉴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김치찜'으로 명명된 것을 주문해 보라. 솔직히 항아리갈비보다 더 당기는 음식이다. 커다란 접시 위에 묵은지 한 포기와 큼직하게 썰어진 두부 여러 조각, 그리고 얼핏 보면 뭔지 모를 고기 한 덩어리가 놓여져 있다.
푹 익혀진 묵은지와 담백한 두부의 맛에 더 감칠맛을 더하는 것은 바로 고기의 부드러움이다. 살살 녹는 맛에 질감까지 부드러워 목넘김이 기가 막히다. 종업원을 불러 이 정체모를 맛의 주인공에 대해 물어본다. "이거 갈라진 결을 보니 참치같긴 한데 맛을 보면 또 아닌 것 같고, 대체 뭔가요?" "하하… 돼지 목살이랍니다." 일행 모두가 믿겨지지 않는 표정을 짓고 있다. 돼지목살이 이렇게 변신할 수 있다니, 정말 화려한 변신이라 표현할 수밖에. 주메뉴라 할 항아리갈비를 제쳐두고 다들 김치찜에 몰입하는 의외의 분위기를 연출한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그 독특한 아이디어와 생각지 못했던 맛을 선사한다는 것에 열광하고 환호하는 것이다. 음식장사에 맛은 기본이요 아이디어 또한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것을 반증하는 대목이다. 기자의 경우도 마찬가지지만 의외로 사람들 대부분은 주메뉴 못지않게 서비스되는 반찬이나 디저트 때문에 그 음식점을 다시 찾는 경우가 상당히 많은 편이다. 예를 들어 피자전문점에서 피자를 먹은 후 아이스크림이나 헤이즐넛 커피를 무료로 제공한다거나, 두부전문점에서 찐만두나 두부김치 약간 서비스하는 것에 감동해 단골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항아리갈비는 매운 맛보다는 순한 맛이 조금 나은 듯싶다. 워낙 매운 음식을 즐겨먹는 기자지만, 아주 화끈하게 맵지도 않고 별다른 개성 없이 매운 맛이 어정쩡하게 나는지라 차라리 순한 맛이 훨씬 괜찮게 느껴진다. 그렇다고 꿩 대신 닭이란 얘기는 절대 아니다. 순한 맛의 갈비 그 자체로도 아주 훌륭하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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