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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에 일이 있어 나갈 때마다 아이들은 좀 더 편안한 일주도로로 가자고 하지만 저는 꼭 중산간도로를 택합니다. 일단 신호등이 적고, 계절따라 변하는 나무들과 오름의 풍경을 보면서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거든요. 게다가 잠시 쉬었다 가자며 가족을 이끌고 숲으로 난 길을 따라 들어가면 아기자기한 자연의 모습도 만날 수 있습니다. 당연히 넓게 포장된 일주도로보다 구불구불 이차선 도로지만 중산간도로가 더 정감이 갑니다.
"아빠, 이거 어디서 많이 보던 거다." "어디서 봤지? 아빠가 찍은 사진에서 봤나?" "아니, 냉장고에서 본 것 같은데." 도대체 무슨 말인지 감이 오질 않았습니다. 지난 해부터 현호색에 빠지긴 했지만 캔 적도 없는데 느닷없이 냉장고에서 현호색을 봤다니요. 무슨 말인가 궁금했습니다. "아빠, 맞다, 맞어. 멸치다 멸치!" 온 가족이 깔깔거리며 웃는 소리에 조용하던 숲 속이 들썩거립니다.
윤동주 시인의 <종달새>라는 시가 있습니다. 종달새는 이른 봄날 질디진 거리의 뒷골목이 싫더라 명랑한 봄 하늘, 가벼운 두 나래를 펴서 요염한 봄 노래가 좋더라 그러나, 오늘도 구멍 뚫린 구두를 끌고 훌렁훌렁 뒷거리 길로 고기 새끼 같은 나는 헤매나니 나래와 노래가 없음인가 가슴이 답답하구나
요즘 한창이긴 하지만 현호색은 한라산 기슭에 잔설이 남아있을 때부터 양지바른 곳에서 하나 둘 피어납니다. 작디 작은 이파리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듯하다 어느 봄날 음악회라도 열듯이 여기저기에서 피어오릅니다. 각양각색의 현호색을 직접 보면 반하지 않을 분이 없을 겁니다. 저는 제주에 와서 들꽃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이 아름다운 현호색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이 둘의 공통점은 참 부지런히 피었다 부지런히 지는 꽃이라는 점입니다. 복수초도 그렇고 현호색도 그렇습니다.
저는 현호색이 심통(心痛) 즉, 마음의 고통까지도 다스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를 바라보고 있으면 그 아름다움의 묘미 때문에 마음도 차분하게 가라앉힐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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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4/23 오전 7:21 ⓒ 2004 Ohmynews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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