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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돈을 모으는 데 남다른 재주를 가진 사람들이 많다. 그런 사람들을
일컬어 기업가라고들 한다. 유한양행의 창업자 '유일한' 박사도 바로 그런 사람들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유일한 박사는 여느 기업가들과
다른 점이 한 가지 있었다. 돈을 잘 벌기만 한 게 아니라 잘 쓸 줄 아는 분이었던 것이다." -본문 중에서-
그러나 우리에게도 그런 사람이 있다. 한 시대를 올곧게 살아가며 돈을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 삼고 자신과 기업이 아닌 사회와 국가를 먼저 생각한 사람, 바로 유한양행을 창업한 '유일한' 박사다. 그는 1895년 평양에서 태어나서 1904년 아홉 살의 어린 나이로 미국으로 건너갔다. 그것도 홀홀 단신으로. 그렇게 아무것도 가진 것 없이 건너간 그의 삶이 평탄치만은 아니했음은 짐작하고도 남는다. 그렇게 홀로 건너간 낯선 땅에서 스스로 학비를 벌며 고등학교와 대학을 졸업한다. 그리고 미국에서 기업을 일으켜 성공하지만 그의 마음속엔 가난과 질병으로 신음하고 아파하는 조국이 떠나지 않는다. 그는 생각한다. 자신이 조국과 동포를 위해 할 일이 무엇인지. 그리고 돈을 벌기로 마음을 먹는다. 가난하기 때문에, 힘이 없기 때문에 일본에게 지배를 받은 것이고, 그로 인해 고통을 받는 것이라고 생각한 그는 미국에서의 안전하고 성공적인 생활을 정리하고 일제의 감시눈초리가 심한 조국으로 들어와 민족기업인 유한양행을 창업했다. 유일한 박사의 기업에 대한 생각을 단적으로 알게 해주는 게 있다. "이윤의 추구는 기업성장을 위한 필수 선행 조건이지만 기업가 개인의 부귀영화를 위한 수단이 될 수는 없다" 유일한의 어록 중에 나오는 말이다. 유일한 박사의 말대로 기업의 최대의 목적은 이윤추구이다. 그런데 그 이윤추구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루어진다면 가업의 본래 의미를 상실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이윤추구를 개인이 아닌 사회와 국가를 위해 추구한다는 좀 더 거시적인 생각을 한다면 정경유착 같은 부적절한 행태는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유일한은 좀 특별한 사람이다. 많은 사업가들이 정경유착을 통해 부를 축적하고, 세금을 탈루했지만 유일한은 그렇지 않았다. 또 다른 기업이나 개인이 세금을 한 푼이라도 내지 않게 하기 위해 애를 썼지만 유한양행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세금을 내야 나라에서 국민을 위해 사용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진 그는 세금을 한 푼도 떼먹지 않고 냈다. 대신 특정 정당이나 권력층에 돈을 바치는 행위를 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혹독한 세무조사를 받아야 했지만 십원 한 장 오차 없이 세금을 냈기 때문에 당국에서도 어쩔 도리가 없었다고 한다. 그럼 기업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기업의 존재 가치에 대한 유일한 박사의 생각을 알게 하는 말이 있다. "기업의 소유주는 사회이다. 단지 그 관리를 개인이 할 뿐이다."(유일한 어록 중에서) 이러한 유일한 박사의 기업관은 요즘 우리 사회에서 불거지고 있는 기업의 소유와 관리라는 문제를 해결하는데 하나의 시사점이 될 수 있으리라 본다. 책을 읽는 도중 필자가 몇 번이고 암송하고 아이들한테 들려주는 말이 있다. 유일한 박사가 늘 품에 지니고 다녔다던 메모의 내용이다. 이 메모의 내용엔 단순히 몇 글자로 된 좋은 말이구나 이전에 그의 삶의 진정성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했다. "어제는 하나의 꿈에 지나지 않으며 내일은 하나의 환상일 뿐이다. 그러나 최선을 다한 오늘은 어제를 행복의 꿈으로 만들며 모든 내일을 희망의 비전으로 바꾸어 놓는다." 우리는 늘 내일이라는 꿈을 꾸며 살아간다. 그리고 행복을 얻기 위해 하루를 살아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일한은 평생을 '어제를 행복의 꿈'으로, '내일을 희망의 비전'으로 만들기 위해 평생을 살다가 전 재산을 사회에 기부한다는 유언장 한 장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단순한 한 인물의 일대기를 이야기한 책이 아니다. 또 성공한 CEO의 성공만을 다룬 책도 아니다. 성공한 기업가의 일대기이지만 올곧은 정직과 참된 나눔의 삶을 실천하고 간 한 인간, 즉 유일한이라는 사람의 정신과 삶을 다루고 있는 글이다. 그런 면에서 유일한 박사의 삶을 다룬 <버드나무를 찾아서>는 청소년에게 꿈과 희망을 주며, 자라나는 그들이 어떤 역경도 굳은 의지로 극복할 수 있는 힘과 용기, 그리고 진정한 올바른 삶이 무엇인가를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고 있는 책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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