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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은 무엇으로 먹는가? 묻는다면 '향'이라고 말할 테다. 조개류에 있어 굴의 향은 부러움의 대상일 것이다. 굴도 잘 안다. 자신에게 향이 없다면 향기 없는 여인처럼 참 건조했으리란 걸. 굴은 향미가 중요하다 했다. 생으로 먹거나 살짝 익혀 먹는 게 최고의 굴 요리법이란 얘기다. 며칠 전 포털에 소개된 UCC중에 '굴 떡국'이 있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봐도 끓인 떡국에다 마지막으로 굴을 넣는 게 굴 떡국 아니겠는가? 그런데도 댓글에 '굴은 언제 넣나요?'라는 질문이 심심찮게 보이는 걸 보면 굴을 먹는 이유를 모르거나 요리에 문외한인 게 틀림없다. 아니 굴에 대한 이해부족이 클 수 있겠다. 굴은 향미를 즐기고 재료의 향미는 열이 가해지면 점차 날아간다는 것만 알아도 그런 질문이 나오지는 않을 것이다. 덧붙이자면 굴을 비롯한 생선이나 버섯 등은 열이 가해지면 일시적으로 향미는 상승한다. 그러다가 이후부터는 점점 약해진다. 굴 구이를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 답은 나왔다. 쇠고기처럼 먹어야 한다. 불에 올려서 살짝만 익혀서 먹는 굴, 이게 굴 구이의 절대 맛이다. 굴은 그 자체로 즐기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좀 먹다 보면 물리는 게 한 가지 흠이다. 물리지 않게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굴 요리법을 소개한다. 굴과 무 넣고 무치는 굴무침이다. 굴과 무는 음식궁합도 좋다. 산성인 굴과 알칼리성인 무가 서로 상호보완해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쇠고기 무국이나 굴 무국도 음식궁합에 의한 요리법이니 우리 선인들의 지혜는 놀랍기만 하다. 밥반찬으로 그만, 굴무침 만들기
같은 방법으로 꼴뚜기무침도 가능하다. 이 역시 뜨거운 밥 한 그릇쯤은 가볍게 해치운다. 정말이라니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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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너무 멀다 굴 먹으러 거기까지 가기는…." "틀리다잖아 맛이, 여행도 할 겸 좋지 뭐." "태수네가 먹어본 것 중 최고래." 내가 묻자 아내가 답한다. 우리는 불에 구워먹는 일명 '직화 석화(굴) 구이'를 먹으러 수원에서 충남 보령까지 120km거리의 먼 여행을 떠나고 있었다. 목적지는 충남 보령 천북이란다. '천북'. 전국의 지리를 꿰뚫어 보는 내가 생전 처음 듣는 지명이다. '그래 가보자 얼마나 맛있는지.' 운전을 하며 나는 '내가 언제부터 굴을 먹고 좋아했을까?'란 의문을 가지며 옛일을 회상해 보았다. 모든 음식은 싫어하는 사람과 좋아하는 사람으로 나뉘어지는데 굴은 먹는 사람과 안 먹는 사람으로 선호도가 확연히 구분된다. 내가 어렸을 적 이해 못했던 것 중의 하나가 굴이 김치에 들어가는 것이었다. "엄마 김치 할 때 굴 좀 빼면 안돼?" "이 녀석아 굴을 빼면 뭔 맛이 나냐?" 그러면 옆에 있던 누나도 엄마를 거들고 나선다. "이게 얼마나 시원하고 맛있는데." 난 정말 이 세상에 존재하는 굴이란 음식을 혐오했다. "저걸 어떻게 먹지?" 입에 넣는 그 느낌부터가 소름 끼쳤다. 그러다가 내가 언제부터 굴을 먹었는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아마 고등학교 때 언젠가부터 입에 넣어보기 시작했던 것 같다. 그 이후 굴 맛에 반해 지금은 굴이라면 사족을 못 쓴다. 바뀌어도 이렇게 바뀔까? 굴은 정말 희한하고도 오묘한 음식중의 음식인 것 같다. 그러고 보니 요즈음 굴을 먹어 본 지 오래됐다. 회사에서 점심시간에 가끔 메뉴로 등장하는 '굴국'. 하지만 나는 그것은 굴 먹은 것으로 치지도 않는다. 제대로 된 굴 맛을 느끼며 먹는다기보다는 10여 분만에 후다닥 먹어 치우는 그야말로 '한끼 떼우기'식이니까…. 할인매장에서 파는 봉지굴을 사서 굴밥을 만들어 먹기도 하지만 맛이 제대로 나지 않는다. 그저 싼 맛에 먹는 것이지.
"아~ 굴구이 축제도 있구나!" "유명하긴 유명한가 보네~" 아내와 말을 주고받자 기대는 점점 커져갔다. 이윽고 천북에 도착했다. 바닷가 바로 옆에는 50여곳이 넘는 굴구이 집들이 즐비했다. 무슨 음식이든지 유명하다 하면 많은 집들 중에 어느 집이 '진짜 맛집'일까를 고민하게 된다. "어느 집을 들어가야 돼?" 우리가 두리번거리고 있자 같이 간 우리 일행 중 이곳을 10여 번은 와본 유경험자 '태수아빠'가 우리를 잡아끈다. "잘 아는 집이 있어요." 유명한 먹거리 촌에는 항상 학연, 지연, 사돈의 팔촌까지 동원해가며 아는 집이 하나쯤은 있게 마련이다. "어떻게 아는 집이에요?" "같은 조기축구회 총무 작은아버님 댁이에요." 그럼 뭔가 달라도 다르겠지 은근한 기대를 하며 들어섰다. 우리 일행 인원은 어른 7명, 애들 8명인지라 얼마를 시켜야 되는지를 고민하자. "일단 2개 먹어보면 될 거예요." 먹어 본 경험자 태수아빠가 주문을 했다. 커다란 빨간 고무 대야에 돌멩이 같은 석화 무더기가 나오고 그것을 가스 불에 올려놓았다. "이래서 이름을 석화 직화구이라고 하는구나…." "저걸 누가 다 먹어요?"라고 내가 묻자, "먹고 더 시켜달라고나 하지 마세요"라고 태수아빠가 빙그레 웃으며 말한다.
"빨리 빨리 뒤집어줘요 벌어지기 시작하면 벌려서 먹으면 돼요." "너무 오래 있으니 튀는 거예요."
모두들 이구동성으로 외친다.
이곳저곳에서 트림이 나온다. 정말 제대로 굴 한번 맛나게 실컷 먹어봤다. "다음 달에 또 옵시다!" 일행 중 누군가 외친다. 석화구이는 11월 중순부터 5월까지 6개월 동안 먹을 수 있다. 제철은 겨울인 지금부터라고 하나 알이 꽉 찬 통통한 굴을 맛보려면 2월은 돼야 한단다. 석화직화구이를 먹고 나오는 길, 그 아무도 부럽지 않았다. 벌써부터 내년 2월이 은근히 기다려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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