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하건데 나는 베트남 쌀국수가 싫었다. 길가다가 눈에 보여도 애써 외면했다. 그건 질투였다. 베트남 쌀국수에 대한 질투.
쌀이 뭔가? 우리 민족의 주식 아닌가? 우리의 주식으로 만든 쌀국수, 괜히 우리 것을 빼앗긴 것만 같은 기분이다.
김치를 '기무치'라고 우기는 일본처럼, 우리의 쌀국수를 자기들 음식이라고 우기는 것만 같다. 그래서 싫었다. 그런 나의 속도 모르고 사람들은 자꾸만 베트남 쌀국수 전문점으로 몰린다. 그런데 어쩌다가 그만 글쓴이도 싫어하는 쌀국수를 맛보고 말았다. 그것도 내가 별로라 여기는 프랜차이즈 식당에서 한 달 새 두 번씩이나.
▲ 국수에 생 숙주를 넣어서 면과 함께 먹는다, 아삭아삭 씹히는 촉감이 좋다. 국물 맛은 풍부해진다. 해선장과 칠리소그, 고추기름을 넣은 소스와 곁 반찬으로 나온 양파 식초절임과 단무지
ⓒ 맛객
▲ 쌀국수에 숙주나물이 들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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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질투심으로 싫어했지만 그 맛에 대한 호기심까지 떨쳐내지는 못했다. 식탁 위에 깔려있는 안내지, 처음 먹는 사람을 위해서 맛있게 먹는 방법이 적혀져 있다. 쌀국수와 같이 나오는 생 숙주를 국수 밑으로 넣으란다. 매콤한 식성이라면 고추기름을 넣으면 된다. 국수는 소스에 찍어 먹는다. 해선장에 아니면 칠리소스에 것도 아니면 두 가지를 합쳐도 된다.
▲ 쌀국수의 특징이라면 끈기가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 깨끗하고 담백한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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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처럼 하얀 쌀국수, 끈기없이 부드러우면서 오도동 씹히는 촉감이 싫지 않다. 국수에 숙주를 넣어 먹는 이유를 알겠다. 아삭아삭 씹힌다. 맛이 심심하지 않으면서 재밌는 맛이다. 누가 개발했는지 모르지만 쌀국수와 숙주나물, 부드러움과 아삭거림 환상의 궁합이다.
이렇듯 서로 만나 부족한 부분을 채워 주는 게 재료다. 나도 상대의 단점보다 장점을 찾아야겠다. 그러다 보면 싫었던 사람도 쌀국수와 숙주처럼 궁합이 잘 맞게 될지도. 희망사항이지 실천할 자신은 없다.
▲ 해물 볶음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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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물 맛은 담백하다. 되도록 면을 먼저, 국물을 나중에 먹기 바란다. 왜? 처음의 맛은 그냥 담백한 맛뿐이지만, 나중의 맛은 숙주의 맛과 향이 가미되어 풍부한 맛이 난다.
해물 볶음국수도 시켰다. 넓적한 면발에 숙주나물과 몇 가지 해물을 넣고 볶은 요리다. 시키지 말 걸 그랬다. 별 특색 없는 맛, 양은 넉넉한 편이라 배고플 때 그냥저냥 먹어야 할 맛이다. 다짐한다. 다음에 또 먹으러 오게 된다면 쌀국수를 먹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