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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오줌풀은 작년에는 고사리를 꺾으러 나간 길에 만났습니다. 올해 다시 그 자리에 가 보았지만 만날 수가 없었습니다. 서운하긴 했지만 올해는 그렇게 못보고 지나치나 했습니다.
하느님, 나보다 먼저 가신 하느님, 오늘 해질녘 다시 한 번 눈 떴다 눈 감는 하느님, 저만치 신발 두 짝 가지런히 벗어놓고 어쩌노 멱감은 까치처럼 맨발로 울고 가신 하느님, 그 하느님
올해 만나지 못할 줄로 알았던 쥐오줌풀을 만난 것은 5·18 광주항쟁 24주년을 맞이한 날이었습니다. 5·18이어서 일까요. 김춘수 시인의 '맨발로 울고 가신 하느님'이라는 싯구가 저를 숙연하게 만들었습니다.
우리 역사에서는 한사람 한사람의 작은 목소리가 모여 큰 함성을 만들어낸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그 함성을 낸 사람들은 무자비한 총칼에 검은 피를 뚝뚝 흘리며 사랑하는 가족과 이 세상과 이별해야만 했습니다. 그 다음에는 기나긴 침묵의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기나긴 밤이었거든, 투쟁의 밤이었거든, 우금치 마루에 흐르던 소리 없는 통곡이거든…' 수많은 불면의 밤을 보내며 소리 죽여 불렀던 노래들이 있습니다.
작은 꽃 한송이도 소홀히 여기지 않는 쥐오줌풀은 그 작은 것들의 소중함을 아는 듯합니다. 작은 것들을 소중히 여기며 피어난 쥐오줌풀에서 우리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습니다.
큰 것에서 행복을 찾으려고 하면 행복은 저만치 달아나 버립니다. 그러나 일상에서 만나는 것을 소중히 여기다 보면 행복은 언제 다가왔는지 모르게 내 곁에 있습니다.
지난 해부터 꽃 사진을 수없이 찍어 왔지만 이렇게 초점을 맞추고 있는 사이에 나비가 날아온 적은 처음입니다. 나비가 앉아 있는 꽃에 살금살금 다가가 찍은 적은 있었어도 말입니다. 나비는 저에게 포즈를 취해 주고는 또 다른 꽃을 찾아갑니다. 그 나비는 설레는 작은 선물이었습니다.
물론 그 소리는 인간의 귀에는 들리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옹기종기 모여서 오늘 만난 나비와 바람, 따사로운 햇살, 그리고 앞으로 피어날 꽃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며 멋드러진 합창을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모든 아름다움은 작은 꽃 한송이를 소중하게 여김으로써 가능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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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5/19 오전 10:25 ⓒ 2004 Ohmynews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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