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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글]끈에 묶인 아이-SBS보도

한국작가회의/[문학회스냅]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07. 1. 31.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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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끈에 묶인 아이' 충격에 분노는 두 갈래
SBS <긴급출동 SOS24>, 조손가정 할머니의 손녀 학대
텍스트만보기   안홍기(anongi) 기자   
▲ 30일 방송된 SBS <긴급출동 SOS24> '끈에 묶인 아이' 방송 화면. 문짝에 묶인 채로 집에 들어오는 방송 제작진에게 인사하는 아이(왼쪽). 할머니에게 맞아 머리에 생긴 상처.

[기사 보강 : 31일 오전 8시 50분]

5살짜리 여자아이를 집 안에 묶어놓고 폭행을 일삼는 친할머니의 학대를 고발한 SBS <긴급출동 SOS24> 30일 방송분 '끈에 묶인 아이'편에 대해 시청자들이 분노를 쏟아내고 있다.

분노는 두 갈래다. 아이를 학대한 할머니에 대한 것과 방송제작 과정에서 아이가 학대받는 것을 적극적으로 제지하지 않은 방송 제작진에 대한 것이다.

문짝에 묶인 아이... 간장 한 숟가락을 5세 아이 입 안에

이날 방송분에 나온 할머니는 혼자서 8살 손자와 5살 손녀를 키우고 있었다. 그런데 정육점을 겸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이 할머니는 일을 나가기 전 손녀를 방 문짝 손잡이에 긴 천으로 묶어 놓고 나간다는 것이 제보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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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미터도 안되는 짧은 천에 배를 꽁꽁 묶인 아이는 묶인 채로 눕지도 못하고 어정쩡한 상태로 앉아있을 수 밖에 없는 상황. 풀어주면 할머니가 더 세게 묶기 때문에 이아이의 오빠도 풀어줄 수 없었다.

집을 방문한 방송 제작진이 아이를 묶는 이유를 묻자, 이 할머니는 "잠깐 나갈 때만 묶어둔다"며 "나 없으면 (아이가) 말썽 피워서 안돼"라고 답했다.

그러나 제작진이 할머니가 있을 때 집을 다시 방문한 상황에서도 아이는 묶여 있었고, 아이에게 간식으로 준 강냉이는 마치 개에게 주는 것처럼 그릇도 없이 바닥에 뿌려졌다. 아이는 그릇에 이 강냉이를 주워담으면서 바닥에 남은 부스러기를 혀로 핥는 이상 행동을 보이기도 했다.

식사 때도 학대는 계속돼 할머니는 "(아이의) 코가 벌렁거리니까 숨을 안쉬어야 돼"라며 아이의 코를 휴지로 막았고, 간장 한 숟가락을 아이의 입에 떠 넣고는 빨리 삼키라고 재촉하기도 했다.

심지어는 밥을 빨리 먹지 않는다며 밥을 아이의 입에 넣은 채 숟가락을 마구 흔들기도 했다. 또 "만지지 말라고 했는데 왜 만졌냐"는 식으로 아이의 손바닥, 궁둥이, 머리 등에 가하는 체벌은 일상화 돼 있었고, 몸도 상처 투성이였다.

4년 전 아들부부 이혼 뒤 남매 맡아... 손녀에게 "얘가 원수여"

이 할머니의 이웃들도 이런 상황을 알고 할머니를 제지해 봤지만 "간섭하지 말라"는 게 할머니의 반응. 할머니는 '불쌍하지 않느냐'는 제작진의 물음에 "불쌍하긴 뭐가 불쌍해, 불쌍한 건 굶기고 꼬질꼬질한 게 불쌍한 거지"라며 "얘는 사랑받을 자격이 없어"라고 조금의 인정도 보이지 않았다.

할머니는 손녀에 대한 증오의 감정까지도 보이고 있었는데, "얘를 낳고는 (아들 부부가) 헤어졌다"며 "얘가 원수여"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 "(손녀가) 죽어도 싫어, 미워"라며 "며느리 행동과 계집애(손녀)가 똑같다"라며 미움을 표시했다.

이 할머니가 손자와 손녀를 떠맡아 조손가정을 꾸리게 된 것은 아들 부부가 4년 전 이혼했기 때문. 아들이 멀리서 직장생활을 하면서 자주 찾아오질 못하자 아이를 떠맡은 것에 대해 심한 스트레스와 우울증을 앓았고 이것을 손녀에게 화풀이한 것이다.

제작진의 의뢰를 받은 정신과 전문의는 "억울하게 살아오셨다는 감정이 전반적으로 지배적이고 충동 조절을 못하고 있다"며 치료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결국 제작진을 통해 이런 사실을 알게 된 지자체는 아이 어머니의 동의를 받고 두 남매를 아동보호 위탁시설에 맡겼다. 할머니에게는 정신과 상담치료가 지속적으로 이뤄지게 됐다.

시청자들 "할머니를 왜 피해자처럼?", "방송 찍었으면 학대 말렸어야"

충격적인 내용의 방송에 대해 시청자들도 빠른 반응을 보였다. '끈에 묶인 아이'에 이어 '노예 며느리'편이 방송되고 있는 도중에도 200여 개의 글이 올라와 분노를 표시했다.

"아무리 육아를 떠맡아도 그렇지 차리리 고아원에 보내는 게 낫겠다"(신수미)는 등 할머니에 대한 분노를 표시하는 시청자들이 많았다. 또 아이를 학대한 할머니에게 아무런 법적인 처벌이 가해지지 않은 것에 대해 "할머니를 왜 이상하게 피해자처럼 대해주느냐"(김동만)고 항의하는 이도 있었다.

그러나 이에 못지 않은 것이 제작진에 불만을 표시하는 내용. 아이가 학대를 당하는 현장에서 제작진이 말로만 제지하고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는 것을 지적하고 나선 시청자들도 많았다.

"분명 증거가 필요하겠죠. 그래서 찍었어요. 하지만 그 후에 또 때리는 데도 말리지 않는 그 태도는 무엇입니까"(황유정), "간장 넣는 걸 그냥 보고만 있을 수 있나, 일단 말리고 뱉어내게 해야 하는 것 아니냐(김현선)는 등 사실관계를 입증할 만한 화면을 확보한 뒤에도 폭력을 말리지 않은 제작진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다.

그러나 "제작진은 가서 보면서 오죽 속이 답답하겠느냐"며 "저런 심각한 모습을 보여주기에 우리가 화도 내고 (사회가) 정의로워지는 것 아니냐"(정예진)고 옹호하는 의견들도 나오고 있다.

한편, 방송 후 포털사이트 네이버에는 '근에 묶인 아이', '노예 며느리', '노예 며느리 동영상' 등이 인기검색어 상위에 올라왔다. 또한 '서태지 잠적 3주년'도 인기검색어로 떠올랐다.
2007-01-31 01:28
ⓒ 2007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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