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는 게 없는기라예
되는 게 없는기라예 박종국 김정현(남, 56세, 가명)씨는 실업자다. 좋게 말해서 3년전 희망퇴직하고, 분식집, 치킨집, 편의점까지 거쳐 이제는 거리에 나앉은 노숙자다. 내가 그를 만난 건 마산역 대합실에서였다. 그는 내 고교후배다. 재학시절 그는 동기생 중 출중했으며, 서울4대문, 그것도 명문대학 공대를 우수한 성적으로 거뜬하게 합격한 수재였다. 당연히 졸업 후 국내 굴지의 대기업에 취직했고, 신입사원 꼬리표를 떼지마자 대리 과장 부장으로 승승장구했다. 그러던 그가 3년 전에 희망조기퇴직했다며 낙향했다. 다들 뭔 일인가싶어 위로의 자리를 마련했다. 그렇게 뛰어나지 못했던 우리들이야 지방, 고향언저리에 살며 할 수 없이 만족해야만 했다. 모교 같은 문학동아리 회원이었던 그는 언제나 우리의 화두였다. 한때..
박종국에세이/박종국칼럼글
2023. 12. 16. 1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