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잇값 하기 쉽지 않다
나잇값 하기 쉽지 않다 박 종 국 한때 권투경기에 매료되었다. 정신적으로 피폐했던 때였다. 물론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돌연 삶의 에너지를 재충전시켜준 게 바로 권투경기였다. 사각의 링 위에서 사투를 벌이는 선수와 나를 동일시하여 피를 튀겨가며 싸웠다. 그만큼 대리만족은 삶의 활력에너지를 새롭게 진작하기에 충분했다. 그런데 그렇게 사투를 벌이는 경기도 때론 낭패감을 맛보아야했다. 어느 날 나와 동일시했던 선수가 매 라운드마다 허느적거리며 패기 없이 경기를 했다. 그러더니 종료 벨이 울렸는데도 마치 자기가 이겼다는 듯이 링 위를 펄쩍펄쩍 뛰어다녔다. 순간, 그렇게 화가 날 수가 없었다. 이만저만 졸전이 아니었는데, 그는 아직도 힘이 펄펄 남았다는 듯이 알량대었다. 그렇게 펄쩍대며 최종 라운드까지 힘이 남았다..
박종국에세이/박종국칼럼글
2023. 5. 19. 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