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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이놈의 세상 왜 이러나?_좋은 세상 물꼬 만들기

박종국에세이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14. 6. 23.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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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국 에세이칼럼 2014-161편

 

대체, 이놈의 세상 왜 이러나?

 

박 종 국

 

"대체, 이놈의 세상 왜 이러나? 허구한 날 막장 가는 얘기뿐이니…"

 

연만하신 노익장께서 텔레비전 뉴스를 보다 내뱉은 일성이다. 그 분은, 적어도 남의 일을 싸잡아 가타부타하는 위인이 아니다. 이웃의 조그만 일 하나도 내 일처럼 여기며 안 됐다며 안쓰러워하는 분이다. 하나 요즘 까닭 없이 불거지는 정치 이야기는 그다지 관심 없다.

 

근데 요즘 말씀이 사뭇 격해졌다. 육두문자나 욕지거리를 달고 산다.“시러뻴 놈덜! 개만도 못한 잡놈들! 인간잡종들!”하며 어찌나 눈알을 부라리는지 곁에 서 있기가 민망스럽다. 괜한 불똥이 터질까 주저하는 것이다. 설핏 말을 거들었다가 어떤 봉변을 당할까싶어 그냥 어른의 울화통을 듣고만 있다.

 

그저께 사우나에 동행했는데 마침 텔레비전에서 묻지 마 범죄 현장검증 소식이 전해졌다. 어른, 옷을 벗다말고 손 사레 치며 화통을 부라렸다. 저런 찢어서 죽일 놈! 근데 더욱더 가관인 것은 범인이 제 얼굴 보도되는 것을 항의했다고. 이런, 이런 변고가 있나. 어른, 목덜미를 움켜쥐고 자리에 앉았다. 혈압이 치민 것이었다.

 

문제 사단은 그뿐만이 아니다. 국민을 몰착하게 여기는 정치 이야기가 또 화근이었다. 요즘 정치판은 누구 하나 책임지는 위인 없고, 나락에 빠진 국민들은 나 몰라라 하는 형국이라고 강변했다. 여당야당 할 것 없이 그 나물에 그 밥이라며 세상 말세라고, 좋은 시절 다 갔다고 끌끌 혀를 찼다.

 

왜 우리 사는 세상이 이처럼 흉폭하고 개탄스러운 걸까? 그간 정치는 부자들만, 기업들만 뱃살 찌도록 부심했고, 가난한 국민이야 뻘밭 개똥밭을 헤매도 별반 관심 두지 않았다. 모든 사회는 20:80의 논리가 통한다지만 지금 대한민국은 3:97의 아니러니 사회다. 최상위 3%만을 위하는 나라, 오직 그들만의 세상인 것이다(이게 근거 없는 나만의 비약일까?).

 

대부분의 국민들은 동의할 것이다. 지금 스스로 중산층은커녕 하층민으로 전락한 것은 물론, 앞으로 영영 계층상승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이젠 더 이상 개천에서 용 나지 않는 세상이 됐다. 반값 등록금 운운한 지가 언젠데 아직도 대학 등록금 때문에 신용불량자로 전락하는 대학생들이 부지기수다. 방학 동안 그들은 죽어라 아르바이트를 한다. 한데도 등록금은 눈꼽만큼 내렸을 뿐이다.

 

공룡 같은 대학, 가짜 대학이 많은 탓이다. 부실 덩어리를 학생들 등록금으로 대체하고서도 그들은 떵떵거리며 산다. 숫제 누구 말마따나 머리 싸매가며 기업하는 것보다 대학하는 게 나은 세상이다. 가만히 있어도 떼돈이 들어오니까. 이 또한 흡혈귀와 다름 없는 인간이다. 우리 대학은 대학본연에 충실한 자존심도 없다.

 

그나마 국민들은 정치판에 한 가닥 희망을 걸고 있다. 근데 이참에 진행되고 있는 일련의 사태들을 지켜보면 그저 허탈하고, 비열하며, 치졸하고, 몰염치하다. 그러다가 흥행은커녕 개망신은 안 당할지 걱정된다. 초등학생을 데려다 놓아도 그 짓을 안 할 거다. 시시껄렁한 시정잡배보다 못한 삼류 드라마를 보는 듯 지리멸렬하다. 대체, 이놈의 세상 왜 이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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