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지 커피 한 잔
봉지 커피 한 잔 골목길 틈세에 올망졸망 풀꽃이 하늘대는 이른 봄날 아침. 세월의 무게보다 더 무거운 폐지수집용 손수레를 끌고 골목길을 나오시던 할머니. 삶의 끝자락 아픔 때문인지 언제나 쉬어가는 편의점 한 귀퉁이에 의지합니다. 편의점 직원으로 보이는 젊은 아가씨가 문을 열고 반깁니다. “할머니, 아직 추워요. 얼른 들어오세요“ 못이기는 척 따라 들어선 할머니에게 간이 의자를 권하고 봉지커피 한 잔을 타서 내밉니다. “아이고, 번번이 이걸 어쩌누“ “천천히 몸 녹이고 가세요.” 할머니와 아가씨는 오랜 친구처럼 만나면 봉지커피 한 잔으로 따뜻한 미소를 나눕니다. 어느날 때 늦은 저녘에 문을 열고 들어서는 할머니를 아가씨가 반갑게 맞이합니다. “할머니께서 이 시간에 어쩐 일이세요?" 아가씨는 할머니의 눈길이..
세상사는얘기
2021. 5. 18. 09: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