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뎅국물 한그릇
오뎅국물 한 그릇 박종국(르포라이터) 한 아주머니가 떡볶이를 사기 위해 포장마차로 갔다. 사십 대 중반쯤으로 보이는 아저씨가 떡볶이 순대 어묵을 팔았다. 마침 그때, 허리가 구부정한 할머니 한 분이 들어왔다. 폐지를 주워서 힘들게 살아가는 분 같았다. 간신히 포장마차 옆에 세운 수레에는 폐지로 가득했다. "저기 주인 양반, 따뜻한 국물 한 그릇 주시구려." 아저씨는 할머니가 부탁한 어묵 국물뿐만 아니라, 떡볶이에다 순대를 얹은 접시 하나를 내놓았다. 할머니는 점심시간이 한참 지났는데도 식사를 아직 못했는지 금세 한 접시를 다 비웠다. 할머니가 계산을 치르려고 하자 아저씨가 대뜸 말했다. "할머니, 아까 돈 주셨어요." "그런가? 아닌 거 같은데..." 옆에서 지켜보던 아주머니도 눈치를 채고 한마디 거들었..
세상사는얘기
2021. 9. 23. 15: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