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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인들에 비웃음 사는 한국식 선교

세상사는얘기/다산함께읽기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07. 9. 7.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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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인들에 비웃음 사는 한국식 선교
[아프간 피랍, 무엇을 남겼나 8] 인도네시아 한인교포의 편지
오마이뉴스 (news)
인도네시아에서 거주하고 있는 한 한국교포가 아프간 피랍 사태에서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편지에 담아 <오마이뉴스>에 보내왔다. 김미정 대학생 인턴 기자에게 이메일로 보내온 글을 전문 게재한다. <편집자주>
  
아프간 피랍 43일만에 재회한 귀환자들과 가족들이 서로 끌어안고 흐느끼고 있습니다. 안양샘병원에 마련된 환영식장은 온통 울음바다였습니다. 그러나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마음이 편한 것만은 아닙니다.
ⓒ 오마이뉴스 선대식
아프간

 

저는 인도네시아에서 거주하고 있는 개신교인입니다. 그러나 한국 개신교가 그동안 해외선교사역에 있어서 지나치게 열정적이고 다소 일방적인 선교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것은 방법론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독교인의 사명으로 이해하고 싶지만 현지인들에게 얼마나 공감을 얻어 내고 있는지에 대한 실효성은 여전히 의문으로 남습니다.

 

선교를 위한 전술로서 봉사활동과 순수한 봉사활동에 대한 현지인들의 반응은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의료봉사 활동이라든가 순수한 봉사활동은 현지인으로부터 많은 환영을 받고 있습니다.

 

실례로, 한국의 동서대학교에서는 십여 년째 매년 여름방학 때마다 담당교수가 엄격하게 학생들을 선발하여 사전에 현지문화에 대한 인식을 충분히 시킨 후 인도네시아 특정지역을 방문해 의료, 건설, 교육 등의 분야에서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봉사활동을 실시하여 인도네시아에서 한국에 대한 호감을 확대하고 있는 모범적인 사례도 있습니다.

 

그들이 알아들을 수도 없는 성가 찬양은 자아도취에 불과

 

대부분의 선교사들이 종래와는 달리 직업을 가지고 현지 문화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현지밀착 선교를 전개하는 것은 타당하다고 봅니다. 그러나 여름방학만 되면 단기적이고 일회성 행사로서 전문 선교사가 아닌 일반 대학생이나 교회단체에서 여행 및 봉사활동을 겸하여 선교활동을 수행하는 것은 현지인들에게 별로 호응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삽 들고 도로 보수하고 유치원에서 한글 단어나 알려주고 통기타로 그들이 알아들을 수도 없는 한국 복음성가를 찬양한다고 해외선교가 된다는 생각은 너무나도 단순한 발상이며 자아도취라고 생각합니다.

 

인도네시아는 전 인구의 85%가 회교도입니다. 이 나라에서 한국식 선교활동은 현지 무슬림으로부터 비웃음을 살 뿐입니다. 물질적 공여가 그들에게 일시적으로 고마운 마음을 가지게 할 수 있겠지만 삶의 일부인 종교를 개종하는 것과는 엄청난 거리가 있습니다.

 

현재 인도네시아에는 개신교도가 전 인구의 8% 정도 됩니다. 비록 중동의 국가와는 달리 개신교, 가톨릭, 불교, 힌두교 등도 합법적인 종교로 인정받고 있지만 현재도 종교상의 갈등을 겪고 있는 나라입니다. 매년 인도네시아 현지의 개신교 및 가톨릭 신자와 이슬람 신자들끼리 수십 차례의 무력충돌이 있고, 집단테러 행위에 해당하는 인명살상, 교회방화도 벌어지는 나라입니다.

 

한국에서 정규 선교사 교육을 받고 파견 나온 선교사들은 인도네시아 문화를 이해하고자 하는 바탕을 갖추고 나오기 때문에 현지 적응력이 높고 종교적 문화적 갈등을 거의 일으키는 일이 없습니다. 또 파견 나오는 선교사들도 한인 교회 목회사역이라든지 아니면 현지 신학교 교수라든지 아니면 기존 현지개척 교회 지원을 위한 사역을 하면서 본인의 고유 직업을 갖춘 분들이고 합법적인 비자를 받아서 거주하기 때문에 법적으로도 별다른 문제가 없습니다.

 

주변을 감동시키는 삶 자체가 진정한 선교

 

그러나 관광비자 신분으로 선교 활동 내지 봉사활동을 빙자해서 나와서 수행하는 어설픈 선교는 자칫 현지문화와 충돌을 야기할 소지가 많습니다. 엄밀하게 말하면 모두 불법이며 누구든지 신고만 하면 국외로 추방되게 현지 실정법은 정해 놓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는 종교의 자유는 있지만 중동의 이슬람 국가와 마찬가지로 타인에게 선교 및 개종을 권유하는 것은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인도네시아 현실을 감안할 때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일회성 선교나 봉사활동보다는 자신의 삶에서 기독교적 향기를 풍기며 주변을 감동시키는 삶 자체로써 선교하는 것이 옳습니다. 오히려 입으로만 선교하거나 말과 행위가 서로 이율배반적인 기독교인의 선교는 오히려 진정한 선교의 장애요소라고 봅니다.

 

예를 들면 교회에 다닌다는 사람들이 남들로부터 더 많은 손가락질을 당하고 세상의 비웃음을 사고 있는 오늘날 한국교회의 현실을 먼저 반성해야 합니다.

 

인도네시아에 거주하는 한국 기독교인들은 이러한 문제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무턱대고 길거리에서 전도하거나 전단지 돌리는 일은 하지 않습니다. 단지 자신의 직장에서 또는 가정에서 현지인들을 상대로 소리 없이 자신의 삶을 보여 줌으로써 기독교도들은 이런 점이 다르구나 하는 것을 몸소 보여 주고자 합니다.

 

또 제가 다니고 있는 교회는 오늘 당장 몇 명을 우리 교회로 끌고 와서 무슨 말인지도 모르는 한인교회 설교를 듣게 하거나 문화적 위화감을 주기보다는, 가난하고 열악한 현지교회의 현지인 지도자들을 뒤에서 후원함으로써 보이지 않는 선교를 하고 있습니다.

 

이와 반대로 길거리 전도를 하면 정신병자 취급을 받거나 앞에서는 기독교 신자라 하지만 뒤에서는 매일 같이 술을 마시며 기독교적 삶의 태도를 보이지 않는 모습은 현지인에게 조롱을 사는 행위입니다.

 

이제 일방적인 선교 재고해야

 

진정한 종교인은 어느 종교를 막론하고 존경 받아야 하며 결코 조롱거리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선교는 기독교인의 피할 수 없는 사명이지만 수용을 거부하는 자에게 강요해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아프가니스탄의 국민들도 왜 한국인들이 자신들에게 선교를 하려고 했는지 의문일 것입니다. 이제 일방적인 선교는 재고해야 할 때가 왔다고 봅니다.

 

또한 한국의 개신교에서도 이번 일을 계기로 해외선교 전략을 더욱 체계적으로 보완하는 전환점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우리 모두 새로운 선교 대안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아야 한다고 봅니다. 주님이 주신 땅 끝까지 선교하라는 사명을 어떻게 지혜롭게 펼쳐 나갈지 교계의 지도자들은 다시 한 번 선교전략을 검토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럼, 주님 안에서 평안을 기원하면서….

 

인도네시아에서 평범한 교민의 한 사람이 드림.

2007.09.07 09:01 ⓒ 2007 OhmyNews

 

속속 밝혀지는 '선교'의 진실... 반성 없는 샘물교회
[아프간 피랍, 무엇을 남겼나 ⑦] 파송전 '단기선교' 훈련... 재단 만류에도 강행
이경태 (sneercool)
피랍자들은 돌아왔지만 아직 개신교의 '선교'에 대한 논란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정부의 선교금지방침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며 자성의 태도를 보이지 않는 일부 개신교계의 태도도 여론을 들끓게 하고 있다.

 

그 논란의 중심에는 샘물교회가 있다. 박은조 샘물교회 담임목사가 그간 언론 앞에서는 사죄의 태도를 취하다 교회 신도들 앞에서는 "선교는 계속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이중적 태도를 보인데다 "탈레반 성폭행 시도", "피살된 이들은 순교자" 등 부적절한 발언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슬람 국가에 더 많은 선교단을 보내고 싶다"

 

  
박은조 한민족복지재단 이사장이 지난 7월 23일 오전 경기도 분당 샘물교회에서 아프가니스탄 피랍사건과 관련해서 대국민사과문을 발표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박은조

박 목사는 지난 7월 23일 기자들 앞에 서 "이번 피랍사건으로 국민들에게 많은 심려를 끼쳐드린 것에 대해 사죄한다"고 말했다. 23명이 피랍된 지 3일만이었다.

 

당시 박 목사는 자신이 '한민족복지재단의 이사장'임을 강조하며 "NGO단체인 한민족복지재단은 예전부터 아프간에 병원과 학교를 세우는 등 현지인에게 도움이 되는 활동들을 펼쳐왔고 피랍된 사람들은 아프간에 선교활동을 간 것이 아니라 봉사활동을 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형규 목사와 심성민씨가 피살되자 박 목사는 8월 1일 오전 다시 사과성명을 발표했다. 그 때 그는 "이번 사태로 저희에게 향하는 채찍을 겸손히 받겠다"며 "피랍자들의 안전귀환을 위해 마음의 소원을 모아달라"고 부탁했다.

 

물론 피랍자들은 '단기선교팀'으로 아프간에 간 것이었다. 샘물교회의 아프간 단기선교팀 지원서에 따르면 피랍자들은 4월부터 7월까지 단기선교훈련까지 받았고, 마자리샤리프 지역에서 학교 사역, 마을 사역 및 가정 방문을 할 예정이라고 명시되어있다. 

 

애초부터 '선교'라는 단어가 '봉사'로 바뀌게 된 것은 피랍자들의 생명을 위해서였다. 가족들은 혹여나 '선교', '교회'라는 단어가 탈레반을 자극할까봐 현장의 기자들에게 협조를 요청했고 교회 관계자들도 "돌아오면 그 때 이야기하자"며 "아프간에 있는 피랍자들을 생각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러나 피랍자들이 돌아온 뒤 그의 말은 달라졌다.

 

"2천년 전부터 복음이 가는 곳마다 비난과 죽음이 있었다. … 교회와 복음을 향해 비난이 쏟아지는 것을 위기라고 본다면 잘못 알고 있는 것" (9월 2일 오전예배)

 

오히려 4일(현지시간) 미국 기독교잡지 <크리스채니티 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일(아프간 피랍사태)이 우리를 다른 이슬람 국가들로 인도하려는 신의 뜻이라고 생각한다"며 "선교금지조치가 해제되면 아프간을 포함, 이슬람 국가들에 더 많은 선교단을 보내고 싶다"고도 말했다.

 

재단의 만류에도 강행한 단기선교

 

  
한민족복지재단이 밝힌 샘물교회 단기선교팀의 아프가니스탄 비자 발급 경위
ⓒ 오마이뉴스 이경태
비자발급
 
샘물교회 단기선교팀의 비자발급을 도운 한민족복지재단은 올해 2월과 6월 두 차례 샘물교회 단기선교팀의 아프간 행을 만류했다.
 
한민족복지재단은 올해 2월 배형규 목사로부터 아프간 단기선교팀 활동 가능 여부를 문의받고 외교부의 아프간 여행 제한 협조 방침을 전하고 "올해는 아프간에서 봉사활동을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권유했다.

 

그러나 6월 초 한민족복지재단은 다시 의료선교단체 ANF의 배 모 간사로부터 "샘물교회 봉사단들이 아프간 방문을 결정했다"며 비자발급 협조 요청을 받았다. 재단 측은 재단 산하 카불지부의 지부장에게 비자발급 가능여부에 대해 문의하고 현지에서는 IACD(아시아협력기구)와 관련된 활동의 여지를 들어 또 다시 거부했다.

 

이에 대해 샘물교회는 "칸다하르 지역에 파송돼 병원과 유치원에서 봉사하고 있는 샘물교회 신도들을 돕기 위해 가는 것이지 IACD와 무관하다"라며 적극 해명해 아프간행을 성사시켰다.

 

한민족복지재단 김형석 회장은 "샘물교회 측이 재단과의 약속을 어겼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지난 8월 31일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애초 약속과 다르게 봉사활동 하기로 한 칸다하르 지역이 아닌 마자리샤리프 지역에서 IACD 계열의 ANF와 봉사활동을 마치고 관계자 인솔 하에 칸다하르로 가는 길에 납치됐다"고 설명했다.

 

또  "왜 카불에서 비행기를 타고 오거나, 시외버스를 이용하라는 재단 산하 칸다하르 지부의 지시를 따르지 않고 전세버스를 빌렸는지 모르겠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들의 확신만으로 신자들을 위험에 빠트리나

 

  
지난 2일 안양 샘 병원에서 프간 피랍 귀환자들과 가족들이 서로 끌어안고 흐느끼고 있다.
ⓒ 오마이뉴스 선대식
재회

샘물교회 단기선교팀이 왜 한민족복지재단과 약속하지 않은 마자리샤리프 지역에 갔는가는 박 목사가 지난 7월 28일 교인들에게 보낸 '기도 편지'를 통해 파악할 수 있다.

 

"그 동안 아프가니스탄은 현재 피상적으로 알려진 것과는 달리 금년 들어서 국내 봉사팀들이 피랍사태가 일어나기 직전까지 수십 차례 봉사를 위해 방문해 왔던 나라입니다. 특히 아프간은 저희 샘물교회가 파송한 장기 사역자들이 7명이나 섬기고 있는 땅이기 때문에, 그리고 그들의 방문 요청이 있었기 때문에 저희도 자연스럽게 갔다가 절통할 일을 당하게 된 것입니다."

 

이처럼 샘물교회는 98년 설립 이후부터 교회 신도 출신의 파송 선교사를 후원하고 단기선교팀 파견을 통해 해외선교에 주력하고 있다. 박 목사는 "샘물교회는 국내외 섬김 사역을 위해 교회 예산의 20% 이상을 사용하고 있다"며 "아프간 지역의 의료봉사도 같은 맥락에서 정기적으로 시행했다"고 '기도 편지'를 통해 밝힌 바 있다.

 

실제 샘물교회의 2006년 선교보고서 부문별 세부 지원내역을 보면 단기선교와 파송선교사에 지원한 금액이 각각 5천만원이 넘는다. 또 같은 시기에 아프간을 제외한 인도, 터키, 우즈벡, 캄보디아, 베트남 등으로 단기선교팀을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반성 없는 교회에 시민들 책임규명 청문회 요구

 

  
샘물교회의 2006년 선교보고서 부문별 세부 지원내역
ⓒ 오마이뉴스 이경태
단기선교

 

익명을 요구한 한 선교사는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정부나 KRIM(한국선교연구원)이 아프간을 위험지역으로 분류하지만 실제 몇 년째 현장에서 아무런 일 없이 사역을 펼친 이들은 이 같은 경고가 심각하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샘물교회 단기선교팀도 이와 비슷한 실수를 저지른 것 아닐까 생각한다. 경험상 사고가 발생한 적도 없고, 샘물교회 팀만이 아니라 해마다 20~30개의 단기선교팀이 왔다 갔는데 별 일 있겠느냐는 방심을 한 것일 수 있다."

 

피랍자들은 2백만원이 넘는 자비를 들여서 위험한 길을 택했다. 선택의 대가는 너무나 혹독했다. 그러나 정작 단기선교팀을 꾸린 샘물교회는 사회적 비판 앞에서 진실된 반성을 하지 않고 있다.

 

한편 종교비판자유실현연대를 비롯한 시민들은 아프간 피랍 사태 진실규명을 위한 집회를 오는 9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열기로 했다. 이들은 아프간 사태 진실을 밝히고 책임을 규명하기 위한 청문회를 정부에 요구할 계획이다.

2007.09.06 15:07 ⓒ 2007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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