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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폐지국-한국, 100일 남았다

세상사는얘기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07. 9. 19. 0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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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폐지국' 한국…100일 남았다
  종교·인권·시민단체 '100일 집중행동' 선언
  2007-09-18 오후 6:55:14
  한국은 '사형폐지국'으로 거듭날까.
  
  국제사면위원회는 10년간 사형집행이 이뤄지지 않은 국가를 '사실상 사형폐지국'으로 분류하고 있다. 오는 12월 30일까지 사형이 집행되지 않으면 한국도 이 지위를 부여받게 된다. 세계적으로 법적· 실질적으로 사형제가 폐지된 국가를 합하면 132번째다.
  
  국제앰네스티한국지부, 인권단체연석회의, 한국사형폐지운동협의회 등 21개 종교·인권·시민단체로 이뤄진 '사형폐지국가 선포식 준비위원회'는 12월 31일을 100여일 앞둔 18일, 서울 종로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00일 집중행동을 통해 사형폐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촉발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사형폐지의 국제적 흐름에 동참하자"
  
  준비위원회는 기자회견문에서 "최근 르완다가 사형폐지 국가에 동참한 것을 비롯해 아시아태평양 지역 역시 25개국이 법적 · 실질적으로 사형제도를 폐지했다"며 "이런 국제적 상황에도 불구하고, 유엔인권이사회의 이사국이며, 유엔 사무총장을 배출한 대한민국은 여전히 사형존치국가이며, 현재 64명의 사형수가 복역 중"이라고 밝혔다.
  
  1997년 12월 30일 마지막 사형집행 이후 사형제 폐지를 요구하는 국내외 여론은 지속됐다. 그러나 15대와 16대 국회에 이어, 17대 국회에서도 재적 국회의원의 과반수가 넘는 175명이 서명한 '사형제도폐지를위한특별법'은 계류 중이다.
  
  준비위원회는 "법안을 처리하지 않고 있는 국회는 명백한 직무유기를 하고 있다"며 "17대 국회 마지막 회기에서라도, 사형제도폐지특별법이 통과될 수 있도록, 생명과 인권을 사랑하는 온 국민의 마음을 모아 주실 것을 호소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들은 "18일부터 열리는 62차 유엔 총회의 최우선 안건에 '사형제 폐지를 위한 글로벌 모라토리엄(유예)결의안'이 상정돼 있다"며 "한국 정부는 세계적으로 중요한 이정표가 될 이 결의안에 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0월 10일 '사형폐지국가 선포식' 진행할 예정
  
  이들은 오는 10월 10일 '세계사형폐지의 날'을 맞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사형폐지국가 선포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 10월 9일~11일 서울 청계천 일대에서는 영상전시전 <생명 그 소중함>을 개최하며 11월 7일에는 '언론보도가 사형제도 여론에 미친 영향'이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할 예정이다.
  
  또 12월 30일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는 '사실상 사형폐지국가' 축하행사가 예정돼 있다.
  
  이들은 "우리는 사형제 폐지가 인권과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필수적인 요소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며 "한국 정부가 사형제 폐지의 국제적 흐름에 동참하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 관련 연재 바로가기)
   
 
  강이현/기자

 

내가 겪은 사형의 공포
  [사형제도, 이젠 폐지돼야 한다·14] 사형제도가 없어지는 그 날을 기다리며
  2007-09-07 오후 1:41:13

  "황형, 나 먼저 갑니다. 나중에 봅시다."
  "........."
  
  1986년 5월 지금은 독립공원이 된 서울구치소. 아침부터 소내 공기가 싸늘한 게 영 꺼림칙하더니 아니나 다를까, 사형집행 때문에 출역도 운동도 없다고 한다. 잠시 후 옆방에서 철커덕 하고 문 따는 소리가 나더니 평소 같은 사형수로서 함께 목욕을 하며 지냈던 동료가 작별인사를 하러 왔다. 당시에 나는 첫 재판에서 사형을 구형받고 수갑을 찬 채 사동의 사형수들과 어울려 살고 있었다. 자기가 먼저 하늘나라에 가 있을 테니 천천히 오라는 말인가?
  
  마지막 가는 이에게 뭐라고 위로의 말이라도 하고 싶었지만 도무지 입이 떨어지지가 않았다. 그저 인사를 하는 그 친구의 눈을 뚫어지게 바라볼 뿐이었다. 그 짧은 시간이 마치 낯선 나라의 시골 영화관에서 낡은 흑백영화를 보고 있는 것 같았다. 다음날 목욕탕에서 형집행을 면한 사형수들을 만났다. 교도관의 발걸음이 자기 방 앞에서 멈출까봐 조마조마 했다는 얘기부터 밧줄이 삐딱하게 걸려 두 번이나 고쳐 매달았다는 얘기까지 모두들 공포에 질려 전날의 느낌을 얘기했다. 한 친구는 밧줄이 잘못 걸린 상황을 리얼하게 연기하면서 얼마나 아팠을까 하고 혀를 차기도 했다. 몇 달 후 무기형으로 확정되기는 했지만 이때의 충격이 아직까지도 생생하다.
  
  나와 함께 공범이라는 이름으로 구속된 두 친구는 상고심에서도 사형을 언도받았다. 우리는 독재자의 정치적 야욕에 의해 조작된 공안사범이었기에 1심 확정선고가 있던 날 기껏해야 몇 년 정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내가 사건의 성격상 세 번째 자리에 섰는데 앞의 두 사람 모두 4년을 언도받았다. 그래서 나는 한 2~3년 정도를 기대하고 있었는데 판사의 입에서 "무기징역!"이란 말이 떨어졌다. 무기징역이라니? 그렇담 앞의 4년은 '사형'이었단 말인가? 너무 긴장한 데다 아무리 생각해도 죄인으로 불릴 만한 행위를 한 게 없다보니 그런 엄청난 단어는 아예 머리 속에 입력되어 있지 않았던 탓에 잘못 알아들은 것이다.
  
  전두환과 노태우 정권은 사회가 혼란한 틈을 이용하여 툭하면 사형을 집행했다. 나의 두 동료의 어머니들은 사건이 조작되었음을 알리기보다 당장에 사형을 면하게 해달라고 천지사방으로 뛰어다니며 호소를 했다. 그 노력의 대가였을까 아니면 88년 6월 민주항쟁의 여파였을까 두 동료는 무기형으로 감형되었다. 무려 3년이 넘는 사형수 생활로부터 벗어나게 된 것이다. 하루하루가 피 말리는 시간의 연속이었을 것이다.
  
  만약에 사회의 민주화가 더뎌지고 더 지독한 독재자가 정권을 이어갔다면 그들은 아마 사형대의 이슬로 사라졌을지도 모른다.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다. 만약 그렇게 되었다면 그것은 법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또 다른 '살인행위'일 것이다. 멀쩡한 사람에게 정치적 이유로 최고형을 들씌운 뒤 '법대로'를 외치면 과연 누가 범죄자일까? 이번에 인혁당 사건의 가족들이 34년 만에 거액의 피해보상금을 받게 되었다는 소식은 비록 늦었지만 잘못된 법치주의의 과오를 인정했다는 점에서 그나마 다행스럽다. 그러나 돈을 아무리 많이 준다 해도 가족을 잃은 슬픔과 고통의 세월이 보상될 수는 없을 것이다.
  
  "사형은 정의라는 이름으로 비극을 연장시킬 뿐이다."
  
  살인 피해자 가족들의 이야기를 엮어 책으로 만든 레이첼 킹이 한 말이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용서>라는 제목을 달고 있는 이 책은 살인자를 죽인다고 해서 피해자가 구원을 받는 것도, 또한 그 범죄의 비극이 사라지는 것도 아님을 피해 당사자들의 입을 통해 증언하고 있다. 한마디로 사형은 보복일 뿐이지 결코 구원이나 보상의 수단이 될 수가 없다. 보복을 제도화해서는 결코 좋은 사회를 만들 수 없다. 우리가 진정 선한 사회를 원한다면 제도와 법률 역시 선함을 부추기는 방향으로 만들어야 한다. 국민소득의 크기로 선진국 소리를 들으려 하지 말고 반인륜적인 제도를 없앰으로써 선진국 소리를 듣는 날이 하루 빨리 오기를 바란다.

   
 
  황대권/생명평화운동가

 

 

악한 이에게도 햇빛을
  [사형제도, 이젠 폐지돼야 한다·13]
  2007-08-14 오전 10:25:56

  올해 첫날 아침 신문에 실린 사진 한 장에 아마 전 세계 사람들은 몸을 움츠렸을 것이다. 사담 후세인의 목에 밧줄을 거는 장면. 그는 자신을 암살하려 한 마을 주민들을 학살한 죄로 사형 선고를 받고 불과 나흘 만에 집행을 당했다.
  
  쿠르드족 수십만 명을 죽인 혐의며 미국의 지원 아래 이란과 벌인 7년전쟁이며 그가 저지른 악행은 참으로 많다. 그럼에도 로마 교황청과 유럽연합 국가들은 사형집행을 절대 반대했다. 미국식 민주주의와 인권을 전 세계에 전파한다는 사명의식에서든 아니면 중동의 석유 때문이었든 이라크에 쳐들어간 미국으로서는 적장 후세인의 목을 달아 전 세계 사람들에게 본보기로 보이고 싶었을 것이다. 이미 2000년 전 로마제국이 그러했다. 제국에 대한 반역죄인들을 가차 없이 십자가에 매달았다.
  
  사람이 하느님의 모상이고 천부인권을 가졌다는 생각이 점차 커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이 땅에는 갖가지 명분 아래 서로가 서로를 죽이는 전쟁이 끊이지 않고, 국가들은 사형이란 제도를 통해 공식적으로 사람을 죽이고 있다.
  
  중국에서는 마약소지자는 물론 호랑이 밀렵을 해도 사형이다. 2004년 한해에만 3400명이 사형을 당했다. 사형수들의 간이며 장기를 이식받으려고 세계 여러 나라에서 환자들이 몰려든다. 1999년 통계로 이란이 165명, 몽골이 100명, 사우디아라비아 103명, 미국이 98명을 사형시켰다.
  
  새해 벽두부터 전 세계를 움츠리게 만든 후세인 사형집행과 관련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호된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그는 "후세인의 잘못이 크다. 사형제도는 각 나라의 입장에 맡길 일이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가 유럽 등 국제사회에서 커다란 반발을 샀다. 사형을 반대하는 유엔의 입장에 어긋나고, 사형제도를 유지하는 한국 출신의 반 총장이 지닌 한계라는 게 비판의 요지였다.
  
  유엔 세계인권선언이나 국제형사재판소 설립을 위한 로마 규정은 사형에 반대하고 있다. 수십만 명의 인종 학살이 벌어졌던 유고 연방과 르완다 전범 처벌을 위한 유엔 안보회의의 결의안도 전쟁·학살 등 반인륜적 범죄자라도 사형을 부과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유럽연합은 유럽 대륙에서 사형을 없앤다는 목표 아래 회원국 가입조건으로 사형폐지를 요구한다.
  
  국제앰네스티는 사형제도 운용실태에서 우리나라가 아시아에서 가장 진전된 나라라고 평가한다. 이웃 일본만 하더라도 집행사실 자체를 숨기거나 지난 성탄 때 4명을 전격 집행하는 등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 옛날 로마 제국도 나름의 명분이 있어 전쟁을 벌이고 죄인들을 십자가에 달았을 테고, 오늘의 미국이나 중국 역시 나름대로 사형집행 명분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교황청이나 우리 주교회의는 이라크 전쟁을 명백히 반대하였고, 한국 주교단은 사형폐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후세인이나 유영철 같은 악인일지라도 죽여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널리 받아들여질 때 인류공동체는 어제보다 나은 오늘, 오늘보다 즐거운 내일을 가대할 수 있을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이미 우리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 그리고 너희를 박해하는 자들을 위하여 기도하여라. 아버지께서는 악인에게나 선인에게나 당신의 해가 떠오르게 하시고, 의로운 이에게나 불의한 이에게나 비를 내려주신다.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처럼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마태 6,43-48)

   
 
  김형태/변호사

 

 

사형제 없는 나라가 민생강국
  [사형제도, 이젠 폐지돼야 한다·12]
  2007-08-01 오후 12:12:29

  제가 사형제의 비인간성에 눈을 뜨게 된 건 프랑스의 대문호 빅토르 위고의 <사형수 최후의 날>을 읽고 난 뒤부터입니다. 위고는 교수형이 집행되던 광장을 지나다 단두대 아래 흥건히 고여 있는 피를 바라보며 작품을 구상했습니다. 프랑스 혁명정신의 산 증인이었던 위고에게 사형제도는 인간성에 대한 모독이었습니다.
  
  스스로 사형폐지론자임을 고백한 <사형수 최후의 날>에서 위고는 사형제도의 잘못과 참혹함을 보여주려 애썼습니다. 이 위대한 공화주의자는 "사형은 죄인의 머리만 절단하는 게 아니고, 가족의 머리까지 절단"하는 잔혹한 제도라고 명토박았습니다. 감방에서 죽음을 기다리는 죄수의 고통을 잘 묘사한 <사형수 최후의 날>에는 사형수의 불안과 초조, 번민, 후회, 그 내면세계가 잘 드러나 있습니다.
  
  께름칙하기는 사형을 언도한 법관의 심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점은 저와 함께 교양법학서 <여기가 로도스다, 여기서 춤을 추어라>를 펴낸 차병직 변호사의 군법무관 시절 경험에도 잘 나와 있습니다. 차 변호사는 1980년대 후반 전방의 어느 육군사단의 군법회의 심판관으로 일하던 시절 한 병사에게 사형을 선고한 적이 있었습니다. 법정에 선 병사는 살인혐의자였습니다. 군 검찰관은 사형을 구형했고, 당시 심판관으로 군사재판에 관여한 차 변호사는 합의 끝에 사형을 선고했답니다. 그는 선고 다음날부터 조금씩 기분이 묘해지면서 다른 한편으론 걱정이 앞섰다고 합니다. "정말 사형이 집행되기라도 하면 어쩌나"라는 마음이 내내 그를 괴롭혔습니다. 차 변호사가 사형제도에 대한 반대 소신을 갖게 된 계기였습니다.
  
  사형제는 가장 오래되고 잔인한 형벌입니다. 인간존엄성의 문명사회와 맞지 않습니다. 형벌에 인도주의 사상이 깃들기 시작한 것은 1774년 이탈리아의 형법학자 제사레 베카리아가 사형제 폐지론을 들고 나오면서부터입니다. 프랑스에서는 1789년 대혁명을 계기로 사형제도가 본격 논의되었습니다. 1981년 12월 미테랑 대통령이 취임한 뒤, 국민의회에서 4분의 3 찬성으로 사형제도를 폐지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프랑스 사람들은 미테랑의 가장 큰 업적으로 사형제 폐지를 꼽을 정도입니다. 그런 점에서 사형제 폐지는 바로 인도주의 정신의 결정체요, 인류 진화의 열매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사형폐지론자인 저는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할 때, 법무부로 하여금 사형제도가 과연 범죄를 억제할 수 있는지를 객관적으로 연구하도록 했습니다. 안타깝게도 법무부 차원의 작업은 더 이상 진척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정리된 세계의 연구결과는 사형제도가 범죄 억제와 별로 관계가 없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사형제도는 일제 식민지를 거쳐 독재정권 때 악용되면서 형벌 본래의 기능을 상실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형제는 복수감정에 불타는 형벌이었습니다. 인혁당사건 희생자의 경우가 대표 사례였습니다. 사형집행 뒤의 감정으로 보아도 사형은 추상적인 국가나 사회만 승리자가 되고 나머지 전체를 패배자로 만드는 게임입니다.
  
  국제엠네스티는 지구 위의 나라를 세 종류로 나눕니다. 사형을 폐지한 국가, 사형제도를 유지하고 있는 국가 그리고 사실상 사형제도를 폐지한 국가입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올 12월 28일까지 사형 집행이 없다면 우리나라는 '10년간 사형 집행이 없는 나라'가 됩니다. 우리나라에는 현재 60여 명의 사형수가 있지만 김대중 정부 이후 사형집행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사형집행 없는 이 순간이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입니다.
  
  "국가는 생명권을 보장해야 할 의무가 있는데 사형제도는 생명을 보장하는 제도라고 볼 수 없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사형제 폐지를 권고한 사유입니다. 국가인권위원회 설립에 앞장선 것이 제 인권정치의 시작이었다면 사형제 폐지는 그 완결편이 될 것입니다. 사형제도를 없애는 대신 죄인이 교도소에서 평생 못 나오게 하는 '절대적 종신형제'를 그 대안으로 검토해 볼 만합니다. 사형제 폐지는 대담한 변화입니다. 사형제 없는 나라가 민생강국입니다. 하느님 보시기에 예쁜 꿈나라입니다.

   
 
  천정배/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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