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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아 파문'의 본질은 권력부패다

세상사는얘기/다산함께읽기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07. 9. 21. 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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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아 파문'의 본질은 권력부패다
[김영호 칼럼] 의혹 쌓이면 盧 정권 도덕성에 치명타, 철저 해명해야
 
김영호
 
 신정아…, 신정아…, 입마다 그녀를 오르내린다. 예일대 가짜 박사라는 깜도 안 되는 30대 중반의 여자가 정말 소설을 같은 이야기를 밑도 끝도 없이 토해낸다. 권력의 핵심에 앉아있던 세도가가 20세 연하의 여자와 연출해 내는 이야기가 돈 그리고 권력과 명예가 얽혀 갈수록 흥미를 더해간다. 알몸 사진까지 튀어나와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추문으로 번지며 나라를 발칵 뒤집어 놓는다. 자칫 권력형 부패사건이 애정행각으로 흐를 판이다.
 
그녀의 치밀하지 못한 언행은 들통났음직하다. 박사학위를 인터넷을 통해 딴다든지 탐정을 고용해 논문 대리작성자를 쫓는다는 따위가 거짓말 치곤 허술하다. 미술을 보는 안목인들 얼마나 출중한지 의문이다. 그녀가 교류한 인사들은 하나같이 이 나라의 성층권을 형성하는 지배계층에 속한다. 그들이 왜 그녀한테 휘둘렸을까? 권좌가 늘 그녀의 그림자에 투영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시사IN>은 최근 학력위조 파문으로 인해 미국에 체류하다가 귀국한 신정아 전 동국대 교수와의 인터뷰 내용을 창간호에 게재했다.     ©박철홍
 
 배후세력으로 지목된 변양균씨는 노무현 정권 들어 수직출세한 사람이다. 예산기획처 국장-차관-장관을 거쳐 청와대 3인자인 정책실장을 지냈다. 그와 그녀를 둘러싼 온갖 의혹이 쏟아진다. 신용불량자라는 여자의 증권계좌에 5억8,000만원이나 있다니 수수께끼다. 외제차를 타고 월세가 웬만한 봉급쟁이의 월급 수준이다. 집무실을 작은 미술관을 꾸민다는 그 남자는 월세가 1,000만원쯤 되는 호텔에서 기거했단다. 그 흔한 돈이 의혹을 더욱 짙게 한다.
 
 그녀가 교수 노릇을 하려다 가짜 학위가 시비에 휘말렸다. 문제를 제기했던 동국대 재단이사가 해임되는 수상한 일이 일어났다. 뒤탈은커녕 잇달아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 2007 아르코 주빈국 큐레이터로 선임됐다. 그녀가 임용된 이후 동국대에는 교육부의 지원금이 늘어났단다. 비엔날레와 아르코에도 국고지원이 증액됐다고 한다. 누가 뒤에서 힘을 쓰지 않고는 어려웠을 성싶다.   
 
 그녀는 성곡미술관의 큐레이터였다. 그곳이 문화관광부 1,200만원 등 수천만원의 정부지원을 받았다고 한다. 변씨는 장관 때 그녀를 통해 그곳에서 나라 돈으로 그림 두 점을 샀단다. 그 탓에 청와대와 정부부처의 미술품 구입에도 입김을 넣었을 것이란 의혹이 인다. 유수한 기업과 은행이 앞다퉈 후원금을 냈다. 그 중 당시 대우건설 사장과 산업은행 총재는 변씨의 고교동창이다. 기업풍토가 아직 문화후원에는 인색하다. 유독 이 미술관에만 너그러웠으니 이상할만하다.
 
 그 숱한 의혹에 그가 연루되었다면 나랏일은 언제 했는지 모르겠다. 사건이 애정행각으로 흐르면 본질을 흐린다. 의혹이 더 꼬리를 물면 노 정권의 도덕성에 치명타를 준다. 한 점의 의혹도 남기지 않도록 서둘러야 한다.      
관련기사
학벌숭상 사회에 희생되는 제물들
 



언론개혁시민연대 상임공동대표  
언론광장 공동대표
시사평론가  
<건달정치 개혁실패>의 저자  
본지 고문  













 
2007/09/18 [01:16] ⓒ대자보

 

 

학벌숭상 사회에 희생되는 제물들
[김영호 칼럼] 서열화, 배타적 학벌사회가 군림하는 나라에는 희망없어
 
김영호
 
 폴 포츠. 그의 동영상을 접하는 순간, 누선(淚腺)을 자극하는 감동이 이어졌다. 지난 6월 영국 iTV1의 노래자랑 무대에 행색이 남루한 30대 중반의 사나이가 섰다. 볼품없는 얼굴에 앞니마저 부러진 그가 오페라 아리아를 부르겠다니 심사위원들은 뜨악한 표정을 지었다. 시쳇말로 웬 ‘또라이’가 나타났냐는 듯이 말이다.

▲꿈은 이루어진다를 증명한 영국의 핸드폰세일즈맨 폴 포츠     © 인터넷 이미지
그가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의 아리아 ‘공주는 잠을 못 이루고’를 두어 소절 부르자 금새 그 표정이 달아났다. 2000여 관객의 기립박수는 스타탄생을 알렸다. 어릴 적에는 ‘왕따’를 당하며 자랐고 서른이 넘어서는 교통사고를 당해 빗장뼈를 다치고 암까지 앓는 온갖 고초를 겪고 살아온 그였다. 근근히 생계를 꾸려온 그에게 옛적의 꿈을 키우는 인생역전을 안겨준 감격의 드라마였다.  

 그런데 이 나라에서는 연예계도 재능과 실력보다는 학력과 용모를 더 따진다. 숱한 군중의 우상들이 거짓 학력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문전에도 가지 않은 대학을 나왔다고 거짓말하고도 모자라는지 더러는 미국유학까지 갔다왔다고 능청을 떨었다. 무엇을 가르치는지 몰라도 대학강단에도 선단다. 상품가치를 높이려고 거짓 학력으로 포장해서 생긴 소동이다. 

 종교계도 다를 바 없다. 도시포교의 신화를 일궜다는 어느 승려. 알만 한 사람들은 아는데도 거짓 학력과 경력을 자랑해 오다 학력파동으로 들통났다. 미국에는 교육과정을 갖추지 않은 비인가 대학이 많다. 돈만 주면 학위를 준다고 해서 학위공장(diploma mill)이라고 부른다. 그런 부류에는 신학대학이 많다. 그 간판을 들고 거짓을 꾸짖으며 회개하라고 설교하는 목사들이 의외로 많을 것 같다.

 그런 학위를 사서 버젓이 대학교수가 되어 행세 깨나 하다 더러 뒤탈이 났다. 어디 그들뿐이랴? 미국말고도 구공산권이나 후진국에서 박사학위를 땄다는 사람들이 수두룩하다. 언제 그곳 언어를 배워서 공부했는지 알 수 없는 사람들이 말이다. 꽤나 알려진 인사들이 언론에 자랑해서 보도된 것만도 적지 않다. 

 거짓 학력, 가짜 학위를 질타하는 소리가 높다. 양심의 문제이나 출세의 발판으로 삼고 이득을 챙겼다면 마땅히 대가를 치러야 한다. 하지만 열병 같은 학벌숭상이 거짓 학력의 유혹에 빠지게 하지 않았는지 집어볼 일이다. 학벌은 이 나라 상류사회를 상징하는 거대한 토템(totem)이다. 온 나라가 주술에 걸려 목숨을 다해서라도 화려한 학력을 제단에 바치려고 몸부림친다. 

 이 나라의 모든 대학, 모든 학과는 서열화되어 있다. 학식이나 인품 따위는 뒷전에 밀리고 그 서열이 모든 것을 말한다. 대학입학에서 인생의 갈림길이 난다. 입시철이면 불당이나 교회당에서 울려 퍼지는 기도소리가 그 실상을 말한다. 남들이 선망하는 대학을 나오면 붉은 양탄자를 밟고 인생을 출발한다. 학연으로 끼리끼리 뭉치는 배타적 학벌사회가 이 나라를 지배하는 거대한 세력으로 군림하고 있다.  

 월급쟁이들이 사교육비로 봉급을 몽땅 털어 넣는다. 내 자식만은 학벌사회의 희생양을 만들지 않겠다는 간절한 소망이다. 그들은 이름난 대학을 나오지 못하면 출발점에도 못 서는 학벌사회의 냉엄한 현실을 목도했다. 그 까닭에 소주병에 찌드는 기러기 아빠도 마다하지 않는다. 대학입시에 실패하면 차라리 유학을 보내서라도 학력을 세탁한다. 학벌 앞에는 인격도 없으니 거짓 학력이란 허울을 뒤집어쓰지 않나 싶다. 

 히딩크는 학연파괴를 통해 월드컵 4강 진출이란 신화를 창조했다. 성공의 열쇠는 학연이 아닌 실력에 따른 선수발탁이었다. 그가 한국사회를 모르니까 가능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상고출신 대통령이 두 번이나 태어났다. 그들은 누가 표를 줬는지도 모르는 모양이다. 학벌숭상을 타파하는데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았으니 하는 말이다.  

 

 

'제 발등 찍은' 변양균, 과학수사팀에 덜미잡혀
예산처 장관 시절 예산지원한 '디지털과학수사팀'이 연서 해독
 
권혁주
 

신정아씨 비호 의혹을 받고 있는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자신이 기획예산처 장관 시절 예산을 지원했던 검찰의 디지털과학수사팀에 발목이 잡혔다.
 
변양균씨와 신정아 씨의 관계는 검찰이 신씨의 컴퓨터를 압수해 삭제된 이메일을 복구하면서 결정적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2005년 가을 전에 신 씨가 받은 이메일 백여통을 복구해 변양균 씨와 신씨가 부적절한 관계였음을 확인했고 나머지 이메일 수백통에 대한 복구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검찰은 이메일 복구작업을 통해 신 씨의 동국대 교수 임용과정이나 광주비엔날레 총감독 선임 과정에서의 비호 연루 의혹이 확인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삭제된 컴퓨터 이메일 복구작업은 대검찰청 디지털증거자료분석센터의 '디지털 포렌식'팀이 하고 있다. 이미 지워버린 메일이나 문자 메시지 등 하드웨어에 남아 있는 글 등의 콘텐츠를 복구해내 수사 증거자료로 사용토록 하는 전문수사팀이다.
 
눈길을 끄는 것은 공교롭게도 검찰이 과학수사를 위해 건립 중인 디지털증거자료분석센터 예산을 지난 2005년 변양균 씨가 기획예산처 장관일 때 따냈는데 이후 처음으로 성가를 높이고 있는 것이 변양균씨 의 연루 의혹이 드러난 신정아 씨 사건이라는 것.
 
당시 검찰은 '국과수면 충분하다'는 경찰의 반대운동에 부딪쳐 기획예산처에 치열한 로비(?)를 벌여야 했었다.
 
당시 사업예산을 담당했던 문무일 대검 중수1과장은 "오늘날 수사의 두 축은 회계분석과 컴퓨터 분석을 통한 증거수집이다"며 "당시 기획예산처와 국회예산정책처를 끈질기게 설득해 디지털증거자료분석센터 건립예산 140억원과 장비. 직원훈련비 100억원 등 총 2백40억원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문 과장은 "2백40억원은 당시 국도 1킬로미터를 포장하는데 들어가는 비용 정도였지만 현재 내는 성과는 그 이상이라고 본다"며 "향후 5년간 프로그램 국산화 등에 돈이 더 들어 디지털과학수사에 총 4백억원의 예산이 투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과장은 그러나 "변양균 씨가 기획예산처 장관일 때 확보한 예산은 디지털증거수집분석센터 건축비 뿐이었고 현재 성과를 내고 있는 디지털 포렌식 팀의 실제 인력과 장비,프로그램 등 소프트웨어 예산은 그 이후에 책정됐다"고 말했다.
 
검찰은 디지털과학수사 역량 강화 작업이 변양균 씨의 기획예산처 장관 시절에 본격적으로 시작됐지만 결과적으로 변 씨가 '자충수'(?)를 둔 것이라는 해석에는 부담스러워 하는 분위기다. / 권혁주 기자
 
"변양균 前실장이 신정아 씨 교수로 추천"
檢 "홍기삼 전 동국대 총장이 소환조사서 이같이 밝혀"
 
홍기삼 전 동국대 총장이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추천으로 신정아 씨를 교수로 임용하게 됐다고 말했다.
 
신정아 씨 관련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서부지검 관계자는 지난 10일 홍기삼 전 총장을 비공개로 소환조사했으며 이 자리에서 홍 전 총장이 이 같이 말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변양균 전 실장은 인지도가 높은 인물이라며 신정아 씨를 교수임용에 추천했고, 홍기삼 전 총장은 이에 따라 교수 임용 과정에서 신 씨를 적극 옹호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신정아 씨 학위 의혹을 최초로 제기한 장윤 승려 역시 어제 검찰에서 조사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져 검찰의 참고인 조사가 사실상 일단락된 상태다.
 
이에 따라 검찰은 이르면 오늘(12일)쯤 변양균 전 실장의 자택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하면서 변 전 실장 소환을 위한 사전 조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 CBS사회부 강현석 기자
 
노대통령 "변양균 문제, 무척 당황스럽고 힘들다"
"할말이 없다. 스스로의 판단에 대한 자신이 무너졌다" 토로
 
노무현 대통령은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신정아씨와 가까운 사이였던 것으로 밝혀진 것과 관련해 "지금 난감하게 됐고 제 입장을 표현하면 할 말이 없게 됐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10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매우 황당한 것은 믿음을 무겁게 가지고 있던 사람에게 그 믿음이 무너졌을때 얼마나 난감한지는 여러분이 짐작할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노 대통령은 "대체로 저는 스스로의 판단에 대해 자신감을 가지고 처신을 해왔고 지금까지는 그렇게 크게 틀리지 않았다고 생각해왔다"며 "그런데 이 번 문제에 대해서는 스스로의 판단에 대한 자신이 무너진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그래서 무척 당황스럽고 힘들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이런 상황을 근거로 해서 뭐라고 국민들께 입장을 표명하는 것이 옳지 않느냐며 일부 비서진은 건의하고 있으나, 지금도 전반적인 상황을 정확히 알지 못하면서 어떤 방향으로 말하는 것이 좋을지에 대해 판단을 세우기가 어렵고 확정되지 않은 상황을 전제로 입장을 표명하면 뒤에 또 난감해질 것 같아 검찰수사를 기다려서 결과가 확정되는 대로 정리를 해 국민들께 입장을 말씀 드리려 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정윤재 전 의전비서관의 세무비리 연루 의혹에 대해 "본인이 유감스럽다고 사과했듯이 그 사람이 주선한 자리에서 뇌물이 건네졌고 고위 공무원이 처벌을 받게 됐으니까 그 점에 관해 아주 부적절한 행위였고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그 점에 대해선 본인이 사과했으나 그러나 그 정도로 책임이 끝나는 일인지 그 밖에 더 있는지는 나도 알수 없다"며 "있을거다 없을거다는 짐작은 가슴속에만 가지고 있지만 표명은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그러면서 "이것은 검찰 수사 결과를 기다리는 수 밖에 없다"고 말하고 "만일 심각한 불법행위가 있다면 이는 측근비리라고 이름 붙여도 변명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심각한 불법행위가 드러난다면)그 사람과의 관계로 봐서 제가 사과해야 할 문제라고 본다"면서 "그러나 중요한 것은 지금 아무 사실도 확정되지 않았다는 것이며 그래서 수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고 그 결과에 대해 제 입장을 말씀드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변양균 전 실장 사건등으로 권력누수가 본격화하는것 아니냐는 질문에 노 대통령은 "초법적 권력을 행사하던 시절에 만들어진 권력누수라는 개념이 법치정부에 와서도 그냥 쓰이고 있는데 대해선 정리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좀 사고가 있었다고 해서 권력누수라고 하는데 대해선 동의하지 않는다. 지금도 공직사회는 법에 따라 자기할 일 열심히 하고 있다고 믿고 있고 국회나 정당에 대한 통제력은 임기 초부터 행사하지 않았기 때문에 누수될 권력도 없다"고 말했다. / 김재덕 기자
 
'소설'이라더니…변양균 감싸온 靑 도덕성 타격
노 대통령, 변씨 주장만 믿고 언론 비난…위기관리능력 한계

청와대는 변양균 전 정책실장의 신정아씨 비호 의혹과 관련해 변 전 실장의 사표를 즉각 수리했으나 그동안 노무현 대통령까지 나서 변 전 실장을 옹호해왔다는 점에서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신정아씨 가짜박사학위 파문과 관련해 거짓해명을 해온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청와대가 큰 충격에 휩싸였다.

청와대 정책실장은 비서실장에 이은 비서실내 2인자여서 변 전 실장의 거짓 해명은 청와대의 도덕성에 직접적인 흠집을 남기게 됐다.

그동안 청와대는 변 전 실장의 주장만 믿고 언론에 대한 법적 대응방침까지 거론해왔었다.

특히 노무현 대통령조차 변 전 실장 등과 관련한 언론 보도에 대해 "깜도 안되는 의혹", "소설같은 느낌"이라고 일축해왔다.

노 대통령이 9일 비서실로부터 관련 사실을 보고 받고 진노한 것도 변 전 실장이 대통령까지 속여왔다는 배신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청와대로서도 기초적인 사실조차 확인하지 않은채 언론만 비난하는 등 위기관리능력의 한계를 보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정윤재 전 의전비서관의 세무비리 연루 의혹 등과 맞물려 노 대통령의 레임덕이 본격화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특히 앞으로 진행될 변 전 실장에 대한 검찰수사에서 신정아씨 비호 의혹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파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한나라당은 물론 대통합민주신당까지 청와대를 공격하는 등 사면초가에 몰렸다.

한나라당은 "신정아 게이트의 더 큰 배후는 없느냐"며 특히 검찰이 청와대에 수사 결과를 먼저 보고한 것을 문제삼고 나섰다.

대통합민주신당은 검찰수사 결과가 청와대에 보고되고 나서야 문책이 이뤄진 것은 고위공직자들의 도덕적 해이와 청와대의 평시 시스템의 문제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정치권의 이런 반응은 변 실장에 대한 즉각적인 사표 수리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태의 파문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 김재덕 기자

검찰, 변양균씨 '직권남용' 혐의 사법처리 방침
신정아와 여러차례 이메일 교환…지인 수준 넘은 관계로 추정
 
검찰이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에 대해 직권남용 혐의로 사법처리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의 한 고위관계자는 10일 "변양균씨가 신정아씨의 동국대 교수임용과 광주비엔날레 총감독 선임과정에 연루된 것으로 파악하고 조만간 소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변 전 실장에 대해 여러가지 혐의가 적용될 수있지만 단순화 해보면 대부분 직권범위 내에 있는 것이어서 직권남용 혐의 적용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특히 변 전 실장이 신정아씨와 이메일을 자주 주고 받은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검찰은 이메일 내용에서 구체적인 청탁이나 외압을 행사한 사실이 확인되는 대로 변실장을 소환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메일에는 청탁과 관계된 내용뿐 아니라 두사람의 관계가 단순한 지인의 수준을 넘어선 '연인'임을 알 수 있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관계자는 이와관련해" 이미 확인된 이메일만 수십통이며 컴퓨터 하드를 복구할 경우 더 많은 이메일이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메일 내용은 다양하며 두사람이 아주 가까운 사이임을 알 수있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한편 그동안 검찰 소환에 불응하던 장윤승려를 비롯한 핵심관계자들이 검찰의 소환에 응할것으로 알려지면서 검찰 수사가 급진전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신정아씨의 개인 물품들에 대해 10일까지 압수수색을 완료하고 압수물에 대한 분석작업에 주력하고 있다. / 권영철 사회부장
 
"변양균 정책실장, 신정아와 가까운 사이"
靑 사표 수리, 검찰 수사과정서 변 실장-신정아 빈번한 연락 포착

 
검찰의 신정아씨 '가짜 박사학위 파문' 수사결과 변양균 청와대 정책실장이 그동안의 해명과는 달리 신씨와 빈번히 연락을 주고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변양균 실장은 또 지난 7월초 노무현 대통령의 과테말라 방문을 수행하던 중에도 장윤 승려와 간접적으로 연락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청와대가 10일 밝혔다.

변 실장은 이에따라 사의를 표명했으며 노무현 대통령은 이날 APEC 정상회의 순방을 마치고 돌아온 후 이 같은 사실을 보고 받고 사표를 수리하라고 말했다고 전해철 민정수석이 전했다.

정성진 법무장관은 9일 검찰의 관련 수사결과를 문재인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전해철 수석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변 실장이 신정아씨와 가까운 사이라는 사실이 신씨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 과정에서 밝혀졌고, 이에 따라 변 실장이 조사나 수사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정성진 법무장관이 어제 문재인 비서실장에게 알려왔다"고 밝혔다.
 
전 수석은 "비서실은 이에 따라 변 실장에게 확인한 결과 그동안 해명해 온 내용 중 몇 가지가 사실과 다르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전 수석은 "변 실장은 신씨와 예일대 선후배 관계로 수년 전부터 잘 아는 사이로 빈번한 연락이 있었으며, 지난 7월 8일 저녁 장윤 승려을 만났을 때 신씨 문제를 언급한 사실이 있고, 대통령의 과테말라 방문을 수행하던 중에도 친구를 통해 간접적으로 장윤 승려과 연락한 사실이 있음을 인정했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비서실로부터 이 사실을 보고받고 "원칙적으로 철저히 조사 내지 수사하고, 신분을 유지할 경우 조사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으니, 사표를 수리하라"고 지시했다.
 
전 수석은 "이 문제에 대해서는 앞으로 검찰에서 엄정한 수사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 김재덕 기자
 


대자보 제휴사 = 뉴스부문 최고히트싸이트 CBS노컷뉴스

 
2007/09/10 [05:30]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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