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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 안에 들어있는 농부의 수고를 생각하면 못 생긴 귤 하나라도 그리해서는 안 될 것이기에 그저 보는 것만으로도 만족한다. 결벽증 같지만 작은 귤 하나마다에 농부들이 흘린 땀방울이 들어있으니 거저 취하려는 것은 죄다. 요즘처럼 유기농이나 무농약 채소, 과일에 대한 관심이 많은 적은 없었던 것 같다. 그저 못 생긴 것들은 농사짓는 사람들이나 먹는 것이었는데 그것이 몸에 더 좋다는 것을 눈치 챈 소비자들이 이젠 벌레 먹은 것, 못 생긴 것들을 비싼 값을 주고 사먹는다. 한편으로는 당연한 먹을거리에 대한 선택이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씁쓸한 것은 가난한 이들은 그저 몸에 좋든 나쁘든 싼 것을 먹을 수밖에 없는 현실 때문이다. 오렌지 농사를 짓는 분들도 있지만 우리가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대부분의 것들은 수입오렌지다. 70년대만 해도 바나나는 일반가정에서는 구경조차 할 수 없는 귀한 과일이었는데 요즘이야 너무 싸서 주렁주렁 탐스러운 한 송이를 몇 천 원이면 살 수 있게 되었다. 오렌지 역시도 그리 흔하지 않던 과일이었는데 언제인가부터 사시사철 달콤한 맛으로 우리를 유혹한다. 그런데 이 오렌지가 우리의 밀감하고 경쟁자가 되어 밀감농사를 지으시는 분들의 주름살을 지게 하는 일들을 하고 있으니 곱상하게 봐줄 수만은 없다. 물론 오렌지만 그런 것이 아니라 사시사철 과일가게의 진열장을 장식하는 수입산 열대과일들도 가세하고 있다는 것도 간과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래도 위안이 되는 것은 요즘 시대에 농약을 치지 않은 것을 대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라는 점이다. 비싼 값으로 팔리는 웰빙의 이름이 들어간 것들에도 이런저런 농약들로 양념(?)되어 있다는 사실은 놀라운 사실도 아니니 말이다. 도깨비바늘이 진득진득 달라붙어 따갑게 하는 것을 간신히 참아가며 우리 식구 먹을 만큼 따기는 땄는데 시큼한 맛이 아이들에게까지 인기몰이 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귤을 따서 돌아오는 길에 전문적으로 농사를 지시는 분의 귤밭을 돌아보았다. 수확에 바쁜 손길들이 아름답게만 느껴진다. 처음 보았음에도 따먹어보란다. 잘 익은 귤을 따서 입안에 넣으니 살살 녹는 것이 못생긴 귤의 시큼한 맛과는 또 다르다. "정말, 맛있네요." 이렇게 잘 익은 귤, 맛난 귤을 수확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수고가 들어있는지 가지런한 귤밭을 보니 짐작이 간다. 이렇게 수고한 손길들이 밝게 웃을 수 있는 넉넉한 가격이 형성되었으면 좋겠다.
겨울은 우리 몸이 많은 영양분을 필요로 하는 계절이다. 추위에 거칠어지기 쉬운 피부는 평소보다 더 많은 비타민을 요구한다고 한다. 과일에 들어있는 각종 비타민들은 피부미용뿐만 아니라 감기예방에도 좋다고 한다. 채식을 하시는 분들은 가급적이면 채소에 칼을 대지 않는다고 한다. 채소나 과일에 금속이 닿는 순간 많은 영양소가 파괴되기 때문이란다. 그런데 과일 중에서 칼을 대지 않고 손으로 까먹을 수 있는 과일, 혹시라도 농약이 묻어있을지도 모를 껍질을 온전히 벗겨내고 알맹이만 먹을 수 있는 과일이 바로 귤이다. 이 귤 하나,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이 안에 제주 농민들의 땀방울이 들어있기에 '귤 하나 먹는 것도 농민사랑'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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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2/07 오후 9:22 ⓒ 2004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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