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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만두는 중국집에서 만드니 중국식 만두일 것이고, 명인만두에서 파는 고기만두와 김치만두 등은 눈앞에서 만두를 빚는 손 만두다. 굳이 국적을 따지자면 개성식에 가깝지 않을까 한다. 적어도 평양만두처럼 왕만두는 아니기 때문이다. 군만두는 자장면이나 짬뽕만 먹으면 느낄 수 없는 새로운 맛을 더해주는 그야말로 서비스적인 측면이 강하고, 명인만두는 갓 빚은 장인들의 손놀림만큼이나 신선한 맛을 느끼게 한다. 만두는 이렇게 언제라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패스트푸드 같은 성격이 강한데, 그래서인지 만두업계의 맥도날드를 꿈꾸고 있는 또 다른 만두집을 알게 되었다. 일을 하다가는 군만두를 먹고 일을 마치고 오는 길엔 손 만두를 포장해오곤 하던 나에게 제3의 만두가 발견된 것이다. 구부리만두. 만두가 구부러졌다는 게 아니다. 만두의 이름이 ‘구부리(狗不理)’인 것인데, 이 정통 중국식 만두가 작년 7월에 서울 강남 한 복판에 들어와 많은 손님들을 끌고 있었던 것이다. <텐진 구부?만두>집이다. 구부리만두는 1858년 중국 텐진 시내의 조그만 만두집에서 시작하여 자그마치 147년의 역사와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데 현재 중국의 대표적인 외식산업으로 성장했다고 한다. 북경의 오리구이가 유명하고 상하이는 게요리가 유명한 것처럼 텐진의 음식 하면 구부리만두인 것이다. 잠깐 구부리만두의 유래를 살펴보면, 텐진 교외의 한 농가에서 사십이 넘어 자식을 얻게 된 부모님이 귀한 자식의 무병장수를 기원하여 아들의 이름을 개똥이로 지어 불렀다. 개똥이는 부모님들의 소망대로 무럭무럭 잘 자라 14살이 되던 해에 텐진 시내에 어느 찐만두 집에서 일하게 된다.
만두의 모양은 활짝 피어난 국화꽃을 연상하도록 만들었으며, 입 속에 퍼지는 향기와 부드러운 맛과 만두 속에서 터져 나오는 액체의 고소하고 담백한 맛의 신비로운 비법을 터득하여 명품 만두를 만들어 냈다. 이렇게 해서 색, 향, 맛, 모양이 어느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독특한 만두가 세상에 알려지고 개똥이네 만두가게는 인산인해를 이루게 되는데 개똥이는 만두를 빚느라 손님들이 찾아와도 인사를 건넬 시간과 여유가 없어 사람들은 개똥이를 ‘구부리(狗不理)’라고 이름을 붙여 구부리만두가 된 것이다.
이런 중국 전통 구부리만두가 우리나라에 들어와 손님들을 끌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구부리 만두의 포인트는 무엇인가? 발효만두라고 할 수 있는데 구부리만두가 만들어 지는 과정을 통해 어느 정도 짐작을 할 수 있다. 만두는 크게 만두피와 만두소로 이루진다. 만두피의 재료인 밀가루는 강력분과 중력분을 섞어서 사용하고 밀가루와 물의 비율은 2대 이다. 반죽은 기계를 통해서 할 수밖에 없다는데 치대는 과정이 사람의 손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밀가루 반죽이 이루어지는데 여기서 중요한 것 중 하나인 알칼리분을 섞게 되는데 이것이 반발효 과정을 이루어지게 한다. 피막을 형성해서 육즙을 가두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거쳐 밀가루 반죽이 끝나면 길게 만 다음 동그랗게 떼어내고 봉으로 눌러가며 만두피를 만드는데 하나의 무게가 18그램이 되어야 하고 안에 소를 넣고 만두피를 꽃모양으로 접는데 정확히 18번을 접는다. 다음 과정은 찐만두의 경우 만두를 찌는 과정일 텐데 특이하게도 이 만두집의 주방엔 오븐이 있다. 75도씨의 오븐에 2분 정도 저온 숙성을 거치고 나서야 찜통으로 들어가 4분 정도 쪄내야 비로소 완성된 만두가 나오는 것이다.
구부리 만두의 만두소는 간단하다. 돼지고기와 파가 전부라고 한다. 다만 돼지 무릅뼈를 이틀간 끓여서 고아낸 육수를 넣는다는 점과 대두로 7개월간 메주를 띄운 다음 뽑아낸 간장으로 소를 버무린다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발효가 됐기 때문일까. 구부리만두는 한 입 베어 물면 육즙이 터져 입 안을 자극하는 맛으로 시작하여 그동안 많이 익숙한 만두의 맛을 비켜나간다. 궁금하신 분들은 직접 먹어보시라. 텐진에서 시작하여 전 세계 시장을 노리는 구부리만두는 그 전초 기지로 한국의 외식 시장을 택했다. 한국에서의 성패 여부에 따라 만두업계의 맥도날드가 되느냐가 결정되는 것이다. 국적을 떠나 이런 맛을 내는 만두라면 맥도날드의 햄버거 보다는 충분히 한 표를 줄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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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1/18 오전 1:00 ⓒ 2005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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