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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부터 유치원에서도 새 학기가
시작됩니다. 입학에 앞서 우리 유치원에서는 지난 토요일에 예비 소집을 했습니다. 키와 몸무게도 재고 가방도 주고 친구들을 만나기도 했습니다.
할아버지 할머니까지 온 식구가 총출동을 한 집도 있었습니다. 어떤 친구는 낯선 환경 때문인지 유치원에 들어서기도 전에 울기부터 합니다. 그런데 가방을 멘 예비 유치원생을 보니 너무 귀여웠습니다. 식물도 어린 새싹이 예쁘듯 유치원에서도 다섯살 어린이가 더 귀엽습니다. 제 가방이라며 엄마 손을 뿌리치고 굳이 자기가 메고는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이제부터 엄마의 끈을 놓을 듯합니다. 하지만 엄마는 도움을 주려 뒤쫓아 다니며 걱정을 합니다. "넘어지겠다" "조심해라" "친구에게 안녕이라고 해 봐라" 등등. 어른들의 욕심이 아이를 망친다 학부모님의 의견을 알아 보기 위한 설문을 받아 보았습니다. "교육프로그램 중 어떤 활동이 강조되기를 원하십니까?"라고 물었더니 대부분 학부모님이 '인성교육' '놀이 위주의 활동'을, "유치원이나 담임 선생님께 부탁하고 싶은 것"에는 '친구와 함께 잘 어울려 놀 수 있도록 부탁합니다'라고 적었습니다. 간혹 초등학교 가기 전이니 한글을 깨우치도록 부탁한다는 분이 있긴 했지만 인성을 바탕으로 교육이 시작되어야 한다는 것을 학부모님들도 이론적으로는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론과 실제는 다릅니다. 지금이야 인성교육 운운 하지만 학기가 시작되고 몇 달만 지나면 학부모님들은 달라집니다. 그분들은 아직 소근육도 발달 되지 않은 어린 자녀에게 쓰기를 원하고 글씨 알기를 강요합니다. 물론 다 그런 건 아니지만 밖으로 보이는 모습과 내면의 바람은 많이 다릅니다. 고슴도치도 내 자식은 예쁘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이 세상의 어느 부모가 자기 자식이 사랑스럽지 않을까요? 특히 나이가 다섯살쯤 되면 자기가 하고 싶은 말 다하니 제일 귀여운 나이죠. 엄마들은 내 아이를 모두 영渶?생각하는 데서 문제가 시작됩니다. 요즈음 아이들이 모두 똑똑한데 견줄 대상이 없는 나이니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과묵한 저희 친정 아버님조차 "우리 손자가 제일 똑똑하다"고 자랑하실 정도니까요. 제가 "아버지! 요즈음 아이들은 다 그래요"했더니 그래도 아니라고 하십니다. 하물며 엄마들은 어떨까요? 내 아이 입에 오물오물 음식 들어가는 모습만 봐도 행복해 하는 세대들인데 노래를 한다든지 글씨 하나라도 이야기 하면 온 집안이 떠들썩해집니다. 글씨 한자가 중요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부모 입장에서는 내 아이가 다르게 보이기 때문이지요. 저도 그랬습니다. 우리 아들이 처음으로 '도'자를 알고는 거리에서 '도'자를 짚을 때 얼마나 흐뭇해 했는지 모릅니다. 또래끼리의 어울림보다 글씨 한자 더 알기를 바라는 부모님을 볼 수 있습니다. 심지어는 친구의 세살짜리 아이가 동화책을 읽는 걸 보고 갑자기 마음이 급해졌다는 분도 보았습니다. 아무리 학력 부진아가 있다고는 하지만 글씨를 몰라 학습에 지장이 있는 어린이는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제 경험으로는 그렇습니다. 글자 배우기 전에 스스로 옷입기를 가르치자 오히려 아이들의 창의력이나 집중력을 기르는 데 관심을 기울이는 편이 즐거운 공부의 시작이며 지름길이 되지 않을까요? 이를 테면 글자 쓰기보다는 내 스스로 옷입기, 내 신발 신고 벗기 등을 하게 해야 하지 않을까요? 어느 집이건 요즈음은 자녀를 하나 아니면 둘만 낳습니다. 주변에서 여러 자녀들과 사는 모습을 보는 것도 흔치 않지요. 그래서인지 자녀에게 부모의 이루지 못한 꿈을 몽땅 짊어지게 하는 분들을 간혹 봅니다. 제 눈에는 유치원 가방을 둘러 멘 어린이가 마치 부모의 큰 꿈 덩어리를 잔뜩 짊어진 듯 보여 무겁게만 보입니다. 자녀 교육에 관해 별도의 배움 없이 다른 사람의 경험을 듣거나 심지어는 이웃에게 들은 정보에 의존해 자녀 교육을 해야 하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자녀와 대화하는 법이라든지 너무나 배울 것이 많은 부모 역할 훈련이 유아교육기관이나 사회단체에 맡겨지는 것 보다는 어떤 과정이 되었든 바른 부모가 되기 위한 훈련을 받을 수 있었으면 합니다. 결혼해서 자녀가 생겨 저절로 부모가 되는 게 아니라 부모의 자격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주어 맹목적인 사랑이나 과한 욕심을 알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흔히들 교육은 나라의 미래라고 합니다. 특히 유치원은 처음으로 시작되는 교육의 시작 첫 단계입니다. 유치원 가방에 희망을 가득 담아 줘야 하는데 어른들의 욕심을 담아 줄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얘들아 이제부터 시작이란다. 너희들의 꿈을 마음껏 펼쳐 보렴. 각자 꿈은 다르지만 함께 돕고 함께 발돋움해 보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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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1/26 오후 1:02 ⓒ 2005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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