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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추김글]국민과 스스로 담쌓는 조중동의 '궤변'

세상사는얘기/삶부추기는글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08. 7. 3. 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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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과 스스로 담쌓는 조중동의 '궤변'
'사제단 비난, 기사공급 중단'…그들만이 할 수 있는 행동으로 고립 자초
 
이석주
 
현재 청와대와 한나라당이 그렇듯, 조중동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것일까. 아니면 그들이 이제껏 해왔던 행태를 다시한번 반복하는 것일까. <조선>, <중앙>, <동아>가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의 무기한 단식 기도와 연속 시국미사를 '드디어' 힐난하고 나섰다.
 
사제단의 첫번째 시국 미사 다음날인 지난 1일, <중앙>을 제외하고 일제히 '침묵'을 지켰던 나머지 두 신문사들이 2일 대대적 공세의 모습을 보였다. 벌써부터 청와대와 정부여당이 느끼고 있을 '충격'을 보수신문들도 느낀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조중동은 국민과 등을 돌리는 '카드'를 또다시 들고 나왔다. 종교계 마저 공세를 취하고 나선 이들이 '입맛'에 맞지않는 포털사이트에 기사 공급 중단을 선언하고 나선 것. 가히 조중동 만이 할 수 있는 궤변을 통해 스스로 국민들과 담을 쌓고 있는 양상이다.
 
조선 사설에서 나타난 그들만의 '공황상태'
 
전날 시국 미사에 대해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던 <조선>은 2일 자 '종교와 정치'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사제단을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특히 조선은 사제단의 미사를 '꺼져가는 촛불을 다시 피우게 하기 위해 시민들 대신 나서고 있는 종교활동'으로 규정했다.
 
<조선>은 "사제단이 서울시청 광장에 천막을 친 뒤 농성에 들어가 매일 시국미사를 열겠다고 했다"며 "'광우병 대책회의'가 주도하는 불법 폭력 시위가 갈수록 시민의 외면을 받자, 일부 종교인이 '종교행사'로 그 불씨를 되살리려 나서고 있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조선>은 또 "일부 종교인들은 비폭력으로 집회를 유도한다는 명분으로 집회를 강행하려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보아왔듯이 집회 규모가 커지면 아무도 통제할 수 없다"며 "종교가 그때 발생하는 모든 책임을 지겠다는 말인가. 그럴 수는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광화문 촛불집회 중심에는 항상 조선일보가 있다. 현장의 시민들은 조선을 향해 격한 감정을 여실히 표출하기도 한다.    ©대자보

촛불집회를 '폭력시위'로 간주한 <조선>의 논리대로 라면, 시민들의 '대변인' 역할을 자처한 사제단이 시민들에게 거리시위를 선동하고 있다는 주장이고, 나아가 향후 경찰과의 물리적 충돌이 발생한다면, 이는 전적으로 사제단에게 책임이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지난달 30일 사제단의 첫번째 미사 이후 촛불시위의 양상이 '비폭력' 기조로 급격히 선회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때, 조선의 주장은 오히려 '평화촛불'에 따른 시민들의 민주주의 열망이 들풀 처럼 재현될 것을 우려한 '그들만의 걱정'으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
 
예컨데, 서울시청 광장에서의 미사 이후 이틀 간 펼쳐진 가두행진에선 지극히 평화적인 기조가 유지됐다. 시민들이 광화문 사거리로의 이동을 주장하자, 사제단이 먼저 "비폭력이 우리의 힘이다. 여기서 집에 돌아가자"고 말했고, 시민들은 이를 순수히 받아들였다.
 
<조선>은 또 "지금 종교인은 국민에게 '감정의 열기를 내리고 국민의 건강을 지키면서도 이 위기가 헌정의 위기로 번져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이성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 종교는 종교의 위치에서 발언할 때 더 큰 의미와 무게를 지니는 법"이라고 '충고'했다.
 
결국 서울시청 광장에서 텐트를 접고 단식을 중단한 뒤, 성당으로 되돌아가 기도만 올리라는 얘기다. 하지만 앞서 사제단이 30일 호소문을 통해 밝힌 내용을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시민들의 고뇌를 마음에 품고 오로지 기도에 집중하기 위해 오늘까지 이렇다할 의견 표명과 행동없이 침묵으로 지냈으나, 이제 그런 절제도 아무런 의미가 없게 됐다. 정부가 국민들이 그토록 바랬던 것과 달리,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전면 허용했기 때문이다"
 
간단하다. 조선의 논리가 얼마나 '자가당착'적이며, '촛불을 끄기 위해' 종교인들에게 까지 압박을 가하고 나서는지, 그들 스스로가 느끼는 위기감을 여실히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동아, 우회적으로 사제단에게 '배후조정설' 암시
 
<동아>도 사제단의 단식 기도와 연속 시국미사를 달갑게 볼리 만무. <동아>는 이날 자 사설을 통해 사제단의 미사를 '본분에 어긋나는 일'로 규정했다. 지면으로 본다면, <조선>에 견줘 현격히 적은양이었지만, 그 내용에 있어선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동아>는 '국가 正常化 위해 국민이 거짓과 선동 물리쳐야'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이 시국미사를 명분으로 시위를 거들고 나선 것은 유감이다. 성직자는 말 한마디, 행동 하나도 신중해야 하고 국민에게 오직 진실만을 보여줘야 한다"고 운을 뗐다.
 
▲동아를 향한 시민들의 분노는 가히 이명박 대통령의 그것 보다 높을 정도다. 동아일보 사옥 인근에 위치한 신문게시판은 성난 시민들의 파손 행위로 유리창이 깨진 상황이다.     © 대자보

이어 <동아>는 "사제단이 반정부적 폭력성을 드러낸 촛불시위를 비호하는 것으로도 모자라 동력을 살려주기 위해 애쓰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면 본분에 어긋나는 일이다. 개신교와 불교계의 일부 진보단체가 기도회나 법회를 열겠다는 것도 마찬가지"라고 싸잡아 비난했다.
 
사설 말미 <동아>는 사제단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사제단의 명칭을 직접 거론하진 않았지만, 촛불 정국 초반 부터 그들이 귀가 따갑에 외쳤던 '배후조정설'을 암시하며 사제단의 행동도 이와 다를 바 없다는 듯한 뉘앙스의 문구를 삽입했던 것.
 
"국민이 거짓에 휩쓸려 부화뇌동하고 방관자적 태도를 보인다면 국가를 결단낼 세력에 우리의 운명을 맡겨야 할지도 모른다"
 
앞서 <중앙>도 1일 자 사설을 통해 "서울 시청 앞 광장은 경찰이 불법집회를 원천 봉쇄하고 있는 곳이다. 여기서 시위대와 유사한 주장을 하면서 종교 집회를 여는 것이 문제"라며 "현 정부가 독재 정권인가. 지금 국민의 기본권이 유린되는 비상사태인가"라고 비난했다.
 
조중동 '다음 기사공급 중단', 가히 그들만이 할 수 있는 행동?
 
이런 가운데, 조중동이 <다음>에 뉴스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구체적 중단 시기가 확정되진 않았지만, 다음 측이 요구하고 있는 기술적 준비 기간을 포함하더라도 최대 2주 안에는 해당 사이트내에서 조중동의 기사는 사라지게 될 전망이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지난 1일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등 3개 언론사로부터 뉴스 제공 중단 의사를 전달받았다"며 "다만 이들 언론사로부터 구두로 콘텐츠 공급 중단 의사를 전달받았으나 아직 공문과 같은 정식 통보는 없었다"고 말했다.
 
▲조중동은 또 포털사이트 다음에 대해 기사 공급 중단을 선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들 입맛에 맞지 않기 때문이라는 게 일반적 중론이다.     © 대자보

이처럼 조중동이 사상 유례없는 결단을 내리고 나선 배경엔 최근 이른바 '조중동 광고 압박운동'에 대해 다음 측이 미온적 대응을 하고 있다는 판단에서 나온 결정으로 보인다.
 
실제로 조중동은 관련 글 삭제 및 관련 카페 폐쇄와 관련, 다음커뮤니케이션 측에 강한 반감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동아일보가 다음 측에 300여건의 삭제를 요구했으나 다음은 자체 판단에 따라 40여개를 삭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같은 조중동의 행태에 누리꾼들은 반발은 커녕, 쌍수를 들고 환영하고 나섰다. "최소한 다음사이트 내에서 만큼은 조중동 기사를 안봐도 된다", "조중동, 자신들 기사는 로맨스, 경향-한겨레 기사는 불륜"이라며 비판과 환영을 동시에 보내는 상황.
 
아이디 'jeter4u'는 "드디어 조중동 없는 세상을 맞게 되는 것 같다"며 "제발 이땅에서 사라져 줘라. 이제야 조금이나마 화를 억누를 수 있게 됐다. 조중동 없는 인터넷 세상이 좀더 확산 됐으면 좋겠다"고 박수를 쳤다.
 
사제단을 향한 전면 공세, 자신들의 '입맛'에 맞지 않는 포털사이트에 대한 기사 공급 중단. 가히 그들 만이 할 수 있는 행동을 자신들 스스로가 몸소 보여주고 있다. 결국 조중동 스스로가 자신들의 궤변에 의해 국민들과 벽을 쌓고 있는 모양새가 돼버렸다.
 
<대자보> 사회부 기자
 
2008/07/02 [12:11]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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