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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기투항한 MBC, 'PD수첩' 사과 유감

세상사는얘기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08. 8. 17.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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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기투항한 MBC, 'PD수첩' 사과 유감
[시론] 경영진이 잃은 건은 시청자들의 신뢰, 얻은 건은 정권의 비웃음
 
이태경
문화방송이 ‘PD수첩’ 광우병 보도에 대한 방송통신위원회의 시청자 사과 명령을 받아들여 지난 12일 사과 방송을 내보냈다. 뿐만 아니라 제작 책임자 2명에 대한 징계성 인사까지 단행했다.
 
물론 문화방송 경영진이 이런 결정을 내린 데에는 나름의 고충이 있었을 것이다. MB가 헌법과 법률을 무시한 채 모든 권력기관들을 동원해 한국방송 정연주 사장을 제거하는 과정을 지켜본 문화방송 경영진은 커다란 공포를 느꼈을 테고 MB에게 고분고분한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다음 차례는 문화방송이라고 생각했음직하다. 찬바람이 불면 문화방송을 손보겠다고 청와대와 한나라당 내에서 공공연히 말해 왔으니 문화방송 경영진이 체감하는 두려움이 막연한 것은 아니다.  
 
잃은 건 시청자들의 신뢰, 얻은 건 정권의 비웃음
 
그러나 문화방송 경영진이 느꼈을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협을 감안한다 해도 문화방송 경영진이 전략적으로 그릇된 선택을 했다는 점은 반드시 지적해야겠다. 먼저 문화방송 경영진은 MB의 본질과 의중을 완전히 오독했다. 촛불집회와 바닥을 기는 지지율의 원인을 잘못된 국정운영이 아닌 방송과 인터넷의 참주선동 탓으로 돌리는 MB가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현안으로 생각하는 것이 바로 방송장악이다.
 
그런 마당에 설령 문화방송 경영진이 화해(?)의 몸짓을 한다고 해서 MB가 문화방송 민영화 등을 통한 방송장악 기도를 중단할 것으로 예측했다면 이는 무지하거나 순진하다고 밖에 말할 수 없다. 쉽게 말해 문화방송이 굴욕적인 양보를 하건 백기투항을 하건 아랑곳하지 않고 MB는 자신이 정한 스케줄에 따라 방송장악을 위한 행보를 계속할 것이란 말이다.
 
문화방송 경영진의 선택은 히틀러의 의도를 오판한 나머지 양보를 거듭했던 영국 체임벌린 수상의 선택과 놀랍도록 닮아있다. 히틀러의 궁극적인 목표가 오스트리아 합병이나 수데텐 병합에 머물지 않았다는 것을 체임벌린이 알았더라면 그는 아마도 양보 보다는 전쟁을 결심했을 지도 모를 일이다. 
 
문화방송 경영진이 MB의 본질과 의중을 잘못 해석한 나머지 결행한 사과방송은 많은 시청자들로 하여금 ‘PD수첩’ 광우병 보도의 정당성 및 공정성을 의심하게 만들었을 뿐 아니라 문화방송의 신뢰성에도 적지 않은 손상을 끼쳤다.
 
결국 문화방송은 굴욕적인 사과방송을 하고도 시청자들의 신뢰를 잃었을 뿐 아무 것도 얻지 못했다. 아니 얻은 것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MB를 비롯한 정권 수뇌부와 한나라당, 검찰을 위시한 권력기구들의 비웃음을 얻었으니 말이다.
 
문화방송 경영진의 대오각성을 바란다
 
사과방송을 결정한 문화방송 경영진의 판단은 명분도 실리도 얻지 못한 어리석은 결정이었다. 법과 상식을 무시하면서 방송장악을 위해 몰두하는 MB정권에게 약한 모습을 보인다 해도 조롱만 당할 뿐이다.
 
이제라도 문화방송 경영진은 언론자유 수호를 위해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결기를 보여주는 것이 옳다. 그렇게 하는 것만이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는 길이며 국민들과 후배언론인들에게 속죄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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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는 <대자보> 편집위원, 토지정의시민연대(www.landjustice.or.kr)에서 사무처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블로그는 http://blog.daum.net/changethecorea 입니다.
대자보 등에 기고한 칼럼을 모은 [한국사회의 속살] 저자입니다.
 

2008/08/14 [16:13] ⓒ jabo

 

 

 

MBC, 'PD수첩' 결국 사과…후폭풍 거셀 듯
방통위 사과명령 수용, 극심한 진통 예상…노조 "엄기영, 사장 자격 없어"
 
이석주
MBC가 노조측 반발에도 불구하고 <PD수첩>의 '광우병 보도'에 대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시청자 사과 명령을 받아들여, 12일 사과방송을 전격적으로 단행했다.
 
이에 대해 이미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한 노조 측은 "사측이 정부의 방송장악 기도에 굴복해 공영방송의 자존심을 스스로 짓밟고 말았다"며 엄기영 사장을 비롯한 회사 경영진을 강하게 규탄하고 나섰다.
 
특히 노조는 사과문 방송 이후 부터 사측과의 모든 협의를 거부하고 나선 상황이라, 경영진의 방통위 명령 이행에 따른 후폭풍이 상당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PD수첩> 방송에 따른 'MBC사태'의 파장이 이명박 정부의 방송장악 음모와 정연주 KBS 전 사장의 전격 체포와 맞물리면서, 베이징 올림픽에 묻혀있는 방송가 전체에 휘몰아치는 양상이다.
 
"일방의 견해만 방송한 사실 인정"
 
MBC는 이날 저녁 10시40분 쯤 올림픽특집 뉴스데스크가 끝난 뒤 방통위의 '시청자에 대한 사과' 이행명령에 따른 것이라며 사과방송을 했다.
 
▲ MBC는 12일 저녁 뉴스테스크 종료 뒤, 자막을 통해 사과문을 내보냈다.     © MBC

MBC는 사과문을 통해 "PD수첩이 미국 시민단체 '휴메인 소사이어티'의 동물학대 동영상과 광우병 의심환자 사망소식을 다루면서 여섯 가지 오역이 있었고 진행자가 주저앉은 소에 대해 '광우병 걸린 소'로 단정하는 표현을 방송했다"고 밝혔다.
 
MBC는 또 "한국인이 인간 광우병 발병 확률이 94%'라는 내용을 방송하고, 사회적 쟁점이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사안을 다루면서, 미국의 도축시스템ㆍ도축장 실태ㆍ캐나다 소 수입ㆍ사료통제 정책 등에 대해 일방의 견해만 방송한 사실이 있다"며 앞으로 방송심의규정 등을 보다 철저히 준수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엄기영 사장은 12일 오후 5시 부장급 이상 간부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확대 간부회의에서 "'PD수첩'의 기획의도와 사실관계의 정확성, 그리고 MBC의 미래를 총체적으로 판단해 방송통신위원회의 제재를 대승적으로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엄 사장은 또 "보도 및 시사 프로그램의 정확성, 공정성,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이른 시일 안에 한층 강화된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엄 사장은 PD수첩의 광우병 보도에 대한 평가와 관련해서는 "PD수첩의문제제기는 결과적으로 국민건강과 공공의 이익에 기여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 본부는 그러나 "경영진이 부당한 압력에 굴복했다"며 사과방송 결정을 비판했다. 노조원 일부는 방송에 앞서 방송국에서 피켓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엄기영, 청와대 실세와 밀실에서 주고 받은 것 아니냐"
 
특히 MBC노조는 13일 성명을 발표, "어제(12일) 엄기영 사장과 회사 경영진들이 조합원들을 철저히 농락하며 정권에 굴복했다"며 방통위 명령 이행에 따른 개탄의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는 "우리가 진실과 공영방송을 수호하기 위해 정권에 맞서 치열하게 투쟁하고 있는 가운데 경영진은 MBC 공영방송의 자존심을 짓밟는 더러운 결정을 하고 말았다"고 질타했다.
 
▲ 노조는 13일 성명을 내고 엄기영 사장을 비롯한 회사 경영진을 강하게 규탄, 향후 사측과의 모든 협의를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 CBS노컷뉴스

노조는 "엄사장이 밝힌 '회사의 미래를 위해, 회사 구성원들과 함께 MBC의 르네상스를 위해'라는 구호를 도저히 믿을 수 없다. 오히려 정권실세인 청와대의 누군가와 밀실에서 뭔가를 주고받았다는 의혹이 너무 선명하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정권의 방송 장악 시나리오는 잔인하게 우리의 목을 겨누고 있다. 목에 칼이 들어와도 공영방송 수호를 위해 자신의 자리를 버릴 각오가 되어 있는 사람들만이 MBC경영진으로서의 자격이 있다"며 "엄기영 사장과 임원들을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이들은 사과방송을 강행한 경위와 이에 따른 책임자 처벌, 법원 판결과 검찰수사에 대한 경영진의 입장 표명을 촉구한 뒤 "굴욕적 사과방송이 강행된 이 시간 이후 사측과의 모든 노사협의를 거부한다"고 밝혔다.
 
한편 MBC 본부는 12일부터 노조를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지도부 유고 사태에 대비해 차기 지휘부를 선임했다. 또 '공영방송 사수대'를 구성해 PD수첩 제작진에 대한 검찰의 강제체포와 압수수색에 물리적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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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자보> 사회부 기자
 
2008/08/13 [09:52] ⓒ j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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