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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에 짓밟힌 광복절 촛불…시민들 분노

세상사는얘기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08. 8. 17.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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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에 짓밟힌 광복절 촛불…시민들 분노
[현장] 100차 촛불집회 원천봉쇄, 경찰 물대포 분사…단 10분만에 진압
 
이석주
▲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광복절인 15일 '100차 촛불집회'를 서울시청 광장에서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경찰의 원천봉쇄에 막혀 산발적 가두시위를 진행하다, 소공로 사거리에 집결했다.     © CBS 노컷뉴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주최 100차 촛불집회가 광복절인 15일 저녁 서울 소공로 사거리 신세계 백화점 앞에서 학생들과 노동자, 시민 등 1만여명이 모인 가운데 7시30분 께 시작됐지만, 촛불을 밝히지도 못한 채 경찰의 '조기집압'에 의해 철저히 봉쇄됐다.
 
경찰은 김덕윤 전국여성농민회 회장 등 국민대책회의 소속 단체 대표단의 선언문 낭독이 끝나자 마자, "지금 당장 해산하지 않을 경우 물대포를 쏘겠다"고 경고한 뒤, 저녁 8시 5분 께 파란색 색소가 섞인 물대포를 분사하며 강제해산 작전에 돌입했다.
 
당초 이날 촛불집회는 저녁 7시 부터 서울시청 광장에서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정부 주최의 '건국절 행사'로 인해 이날 오전 부터 세종로 일대의 교통을 통제한 경찰이 시청광장 뿐 아니라, 청계광장 까지 원천 봉쇄한 탓에 산발적 거리시위 형태로 진행됐다.
 
경찰은 이날 오후부터 100차 촛불집회를 미신고에 따른 명백한 불법 집회로 판단, 서울 광화문과 종로, 을지로 등 도심 곳곳에 165개 중대 1만3200여명의 전·의경을 배치했다.
 
단 10분 만에 끝난 경찰의 진압 작전, 사복체포조 동원 무차별 연행
 
이에 앞서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진보진영 주최 '8.15 민족통일대회'에 참석한 3천 여 학생들과 시민들은 대회를 마친 오후 6시30분 경 경찰의 원천봉쇄를 피해, 지하철 4호선 혜화역과 인도 등을 이용해 종로를 거쳐 신세계 백화점 앞까지 도달했다.
 
▲ 마로니에 공원에서 통일대회를 마친 3천여 학생들과 시민들은 이후 서울시청 광장 까지 가두행진을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경찰이 이를 봉쇄한 탓에 지하철 등을 이용해 산발적으로 흩어졌다.     © 대자보

비가 내리는 가운데 탑골공원과 종로 3가역 인근에 모여있던 '안티 이명박 카페' 및 아고라 회원들도 산발적 가두행진을 통해 소공로 사거리로 모여 들었고, 통일대회 참석 인원들과 인근 시민들이 합류하면서 촛불집회 참가인원은 1만 여명으로 불어났다.
 
현장에는 강기갑 대표를 포함 민주노동당 지도부 인사들도 참석했으며, 앞서 이날 오후 3시 부터 영등포 민주노총 건물 앞에서 '공안탄압 중단 결의대회'를 마친 노동자들도 마로니에 집회를 마친 뒤 촛불집회 현장에 합류했다.
 
민노당 대표단들은 "국민 '완전' 무시! 민주주의 말살! 이제 그만하시죠? 대통령님"이라고 적힌 대형 현수막을 들고 이명박 정부를 향해 규탄의 목소리를 높이는가 하면, '8.15평화행동단'은 '국민과의 대화, 퇴진, 둘 중 하나만 선택하라'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국민대책회의도 약식 선언문을 낭독, "경찰의 공안탄압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에 의해 밝혀진 촛불이 100회째를 맞았다. 이는 국민의 위대한 승리"라며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은 국민이 그토록 바라는 민주주의와 소통을 철저히 무시했다"고 개탄했다.
 
이어 "보수언론은 촛불이 꺼질 것이라고 하지만, 우리는 더욱 높이 들 것이다. 향후 판매저지 운동을 통해 미국산 쇠고기 재협상을 반드시 이끌어 낼 것"이라며 "국민 건강과 검역주권을 지키기 위해 이명박 정권을 심판하는 촛불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경찰은 저녁 7시 40분 이후 부터 살수차 4대를 현장에 배치, "지금 당장 해산하지 않으면, 색소가 들어있는 물대포를 쏘겠다"고 세차례의 경고방송을 시작했다.
 
이에 시민들이 야유와 함성을 지르며 규탄의 목소리를 높이자, 경찰은 8시를 넘기면서 파란색 색소의 물대포를 분사했다. 이후 시민들이 뒷걸음질 치면서 인도로 올라섰고, 경찰은 인도에 있는 일반 시민들을 향해서도 무차별적으로 물대포를 발사했다.  

▲ 경찰은 저녁 8시5분 경 부터 물대포를 분사했다. 여기에는 당초 경찰 공언대로 파란색 색소가 담겼다. 이후 경찰은 사복체포조를 동원해 현장의 집회 참가자들을 무차별적으로 연행하기 시작했다.     © CBS노컷뉴스

경찰은 물대포 이외에도 남산터널과 숭례문 방향 등에 병력을 배치했으며, 명동으로 통하는 골목엔 사복체포조도 배치했다. 이들은 물대포가 분사되는 과정에서 아수라장이 된 차도로 갑자기 뛰어나와 시위 참가자들을 연행하기 시작했다.
 
이과정에서 부상자가 속출했으며 심지어 경찰은 백발의 60대 노인까지 연행했다. 한 남성은 한국은행 앞에서 경찰의 연행작전에 뒷걸음질 치다 넘어져 다리에 골절상을 입기도 했다. 이에 인근 시민들이 "응급차, 응급차"를 외치는 등 긴박한 상황이 지속되기도 했다.
 
이와 함께 경찰을 향한 볼멘 소리도 현장 곳곳에서 울려 퍼졌다. 인도에 있던 한 시민은 연행 작전을 펼치는 경찰에게 "왜 우리에게 까지 물대포를 쏘느냐", "광복절날 국민들에게 무슨 짓을 하는 것이냐"고 항의하기도 했다.
 
하지만 긴박한 위기 상황은 단 10여 분 만에 종료됐다. 경찰의 강경 진압이 어느정도인가를 알수 있는 대목. 이후 인도로 올라선 학생들과 시민들은 종각역과 종로2가 방향으로 이동했다.
 
3천 여 모인 가운데 '8.15 통일대회' 열려…정부의 '건국절 개정' 움직임 맹비난
 
이에 앞서 한국진보연대 등으로 구성된 '8.15 민족통일대회 추진위원회'는 이날 오후 4시20분 부터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광복 63주년 기념 대회'를 열고, 이명박 정부의 '건국절 개정' 움직임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 이날 마로니에 공원에 모인 3천 여 시민들은 정부의 건국절 60주년 행사를 강도높게 비판하며 대북정책의 수정을 촉구했다.     © 대자보

이날 통일대회에는 한총련 소속 대학생들과 다음 아고라 카페 회원, 민주노총 소속 조합원들과 비정규직 노동자, 일반시민과 여성단체 등 총 3천 여명이 모여 통일에 대한 염원을 높이는 동시, 현 정부의 대북정책 변화를 촉구했다.
 
참가 시민들은 각각 '헌법파괴 이명박 OUT', '한나라당 해체 조중동 OUT', '당당한 내나라, 통일된 내나라' 등의 손푯말과 대형 현수막을 들고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를 비롯, 독도문제로 촉발된 정부 외교정책과 방송장악 음모 등 일련의 문제들을 질타했다.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는 정부의 건국절 개정 추진과 관련, "이명박 대통령의 국적이 진정 '대한민국'이 맞느냐"며 "이대통령은 촛불과 국민, 진보진영을 탄압하는 것도 모자라 이젠 광복절의 진정한 의미 마저도 왜곡시키려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 대표는 이명박 대통령의 대북정책에 대해서도 "지난 2000년 이후 국제대회에서 남북이 9번 동시입장을 했다. 따로 입장하는 것은 이번(베이징 올림픽)이 처음"이라며 "이제 이명박 대통령의 마음 속에 있는 냉전탑을 무너뜨려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정광훈 진보연대 공동대표는 "미국에게 간과 쓸개를 다 빼주고, 이젠 국민에게 폭력과 탄압을 자행하고 있다"며 "이대통령이 촛불을 끌 수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언론 장악 이후, 국민을 다스리겠다고 생각한다면 역사적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공동대표는 "통일을 위한 발걸음은 이제껏 멈춰본 적이 없지만, 이명박 대통령은 시대의 대세에 역행하고 있다"며 "독재정권 치고 멀정하게 끝난 정권은 없다. 역사의 수레바퀴를 평화통일을 향해 가도록 만들자"고 밝혔다.
 
서울대학생연합회 의장 역시 "이명박 대통령은 언론장악도 모자라, 대학도 자본논리로 장악하고 있다. 오늘의 행사와 행진, 모든 집회까지 불허했다. 이것이 이명박 정부의 모습"이라며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우리가 지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명박 대통령은 오늘을 기점으로 촛불을 끄려는 작전을 펴는 것 같다. '이명박 식 불도저'를 진행하려고 준비하는 것이 분명하다"며 "하지만 국민들은 촛불과 함께 저항할 것이다. 결국 국민들이 승리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통일대회 말미, 현장의 시민들은 미국과 한국정부를 규탄하는 내용의 풍선을 불며 즉석에서 이를 터뜨리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 대자보

한편 이날 통일대회는 오후 6시20분 경 모든 참가자들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면서 마무리됐다. 앞서 참가자들은 'U.S. ARMY 쥐박이'라고 적힌 노란색 풍선을 분 뒤, 이를 즉석에서 터뜨리는 퍼포먼스를 진행하며 정부와 미국을 동시에 규탄했다.
 
이후 학생들을 중심으로 한 3천 여 참가자들은 촛불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거리행진을 시도하려 했으나, 성균관대학교 방향과 종로 방향이 경찰에 의해 원천봉쇄 되자, 지하철 4호선 혜화역과 인도를 통해 서울 을지로 방향으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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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자보> 사회부 기자
 
2008/08/15 [21:49] ⓒ j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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