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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의 숨결이 가득한 우포늪에 가다

한국작가회의/오마이뉴스글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08. 8. 25.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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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의 숨결이 가득한 우포늪에 가다
"우포늪은 국내 최대의 자연늪", 람사르총회 공식습지
박종국 (jongkuk600)

처서가 지나면 모기입이 비뚤어진다. 여름내 잘잘 끓던 불볕더위 기세가 확연히 누그러졌다. 처서는 더위가 멈춘다는 뜻으로, 모기입이 비뚤어질 정도로 아침, 저녁의 찬 공기가 느껴질 정도로 서늘하다. 하여 곱살 맞게 굴어대던 모기, 파리도 서서히 자취를 감추고 있다. 살맛나는 계절이다.

 

지난 일요일, 우포늪에 갔다. 우포늪을 찾아가는 길은 축제 분위기였다. 굽이도는 길 가장자리마다 환경올림픽 ‘람사르총회’(람사르총회는 2008년 10월 28일부터 11월 4일까지 경상남도 일원에서 총회와 현장방문 등의 일정으로 열린다.)개최를 알리는 안내판이 설치되어 찾는 사람들을 반갑게 맞이하고 있었다. 우포늪은 람사르총회 공식습지다.

 

  
▲ 환경올림픽 람사르총회 공식습지 우포늪 따오기 안내판 국내최대의 내륙습지인 창녕 우포늪생태관에 이르는 거리 곳곳마다 람사르총회 공식습지를 알리는 안내표지판이 설치되어 있다.
ⓒ 박종국
우포늪

창녕읍내에서 출발한 지 십여 분만에 우포늪생태관에 도착했다. 휴일이어서 그런지 가족단위로 우포늪 일원은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 지난번 방문 때와는 달리 널찍하게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었고, 생태관 앞에는 우포늪을 상징하는 조형물과 광장에는 잔디가 융단처럼 깔려 있었다. 주변정리가 깔끔했다.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생태자전거 대여소’와 ‘달구지체험’이었다. 관리인의 말을 빌면 세진리 우포늪은 그 크기가 방대할 뿐만 아니라 차량을 통제하기에 발품을 팔아 늪을 다 휘돌아보기에는 어림없단다. 그래서 궁여지책의 묘안으로 마련한 게 생태자전거였다. 하루 종일 대여하는 자전거 한 대가 2천원이었다. 달구지체험은 날씨가 너무 더운 탓에 운영하지 않았다. 많은 탐방객들이 자전거를 대여해서 씽씽 내달아갔으나 난 발품을 팔기로 했다. 우포늪을 찬찬히 살펴보기 위함이었다.

 

  
▲ 우포늪생태관 전경 우포늪생태관 광장에 설치된 조형물, 우포늪의 자랑인 가시연꽃과 여러 동식물을 형상화했다.
ⓒ 박종국
우포늪생태관
5분여 종종걸음으로 발품을 팔자 우포늪에 풍광이 눈 들어왔다. 여름 우포늪은 거대한 초록융단이었다. 그 속에 마름과 물옥잠, 개구리밥과 생이가래, 세모고랭이, 자라풀, 물억새가 어우러져 있었고, 우포늪의 자랑인 가시연꽃이 군락을 이루고 있었다. 장관이었다. 지난해는 이상기온과 때 이른 태풍으로 초록융단이 까맣게 그을리고 찢겨버렸는데, 올해는 여름 내내 우포늪을 찾는 이로 하여금 경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 우포늪의 자랑 '가시연꽃' 우포늪은 국내 최대의 가시연꽃 군락지다. 가시연꽃의 잎은 표면에 주름이 지고 윤채가 있으며 뒷면은 흑자색으로서 맥이 튀어나오고 짧은 줄이 있으며 양면 맥위에 가시가 돋는다. 7-8월에 가시가 돋은 긴 화경이 자라서 끝에 지름 4cm의 꽃이 달리고 낮에 벌어졌다가 밤에 닫힌다. 꽃받침열편은 4개로서 녹색이며 밑부분이 합쳐져서 통같이 되고 꽃잎은 많으며 꽃받침열편보다 작고 밝은 자주색이다. 수술은 여러 개이며 꽃잎 안쪽에 달리고 수술대는 짧다. 심피는 8개이고 자방은 8실이다. 열매는 구형이며 겉에 가시가 있고 끝에 꽃받침이 뾰족하게 남아 있다. 종자는 거의 둥글며 육질 종의로 싸이고 검다
ⓒ 박종국
가시연꽃

우포늪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자연내륙습지로, 1997년 7월 환경부에 의해 ‘자연생태계 보전지역’으로 지정되었고, 1998년 3월에는 람사르협약에 등록되어 보호되고 있다. 생태 ․ 경관 보전지역으로 지정된 면적은 약 8.54㎢(약 854㏊)정도이고, 여름철 장마나 홍수로 인해 우포늪이 물을 담고 있는 습지 면적은 약 2.313㎢(약 231㏊)정도다.
 
우포늪의 광활한 습지에는 수많은 동 ․ 식물들이 저마다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우포늪은 수많은 동 ․ 식물들에게 때로는 휴식처로, 때로는 삶을 영위하는 터전이다. 최근에는 개발논리에 밀려 생태계의 파괴가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람사르총회를 계기로 우포늪은 동 ․ 식물뿐만 아니라 사람들에게도 여전히 생명들을 감싸 안고 있다. 
 
  
▲ 전망대에서 바라본 우포늪 우포늪(우포 ? 목포 ? 사지포 ? 쪽지벌)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지연내륙습지로 창녕군 유어면, 이방면, 대합면, 대지면 등 4개의 행정구역에 걸쳐 펼쳐져 있다.
ⓒ 박종국
우포늪

 
우포늪의 탐방로는 자연생태계와 멋을 배우고 느끼는 코스, 우포늪의 생태계와 공존하여 살아가는 주민들을 볼 수 있는 코스,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우포늪의 역사를 이해하는 코스로 탐방로가 마련 돼 있다. 특히 우포늪생태관은 우포늪을 가장 빠르고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곳이다. 시청각실에서는 우포늪 생태에 대한 영상물과 에니메이션을 상영하고 있다. 우포늪을 찾는다면 반드시 둘러보아야할 코스다.
 
이밖에도 주메 제방에서 우포늪과 목포늪 방향으로 가다 보면 우포의 8경중의 하나인 장대 나룻배(우포쪽배)를 만나고, 소목마을을 지나 장재마을 방향으로 가면 푸른우포사람들(우포자연학습원)을 만날 수 있다.
 

  
▲ 우포늪생태관 우포늪생태관은 우포늪을 가장 빠르고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곳이다. 시청각실에서는 우포늪 생태에 관한 영상물을 상영하고 있다

ⓒ 박종국

우포늪생태관

우포늪을 중심으로 한 2008년 제10차 람사르총회는 환경올림픽이라 불리는 대규모 국제환경회의다.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이며, 아시아에서는 1993년 일본 쿠시로에 이어 15년 만에 두 번째로 개최되는 매우 의미 있는 국제행사다. 탐방을 끝내고 돌아오면서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우포늪, 국내 및 국제적으로 관심이 높은 중요한 습지를 있는 그대로 잘 보존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보았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다음미디어 블로거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 2008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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