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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성을 키우는 교육

한국작가회의/오마이뉴스글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08. 8. 25.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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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성을 키우는 교육
우리 삶에 있어서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일까?
박종국 (jongkuk600)

페르시아 속담에 자녀가 없는 사람의 눈에는 빛이 없다는 말이 있다. 자식은 살아 있는 보석이다. 말을 하는 보석, 웃을 줄 알고, 울 줄도 아는 감정이 있는 보석, 그런 보석을 자식이 아니고서야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인가?

 

어린이는 어른의 씨앗이다. 워즈워드는 어린이를 어른의 아버지라고 했다. 오스카 와일드는 어린이의 몸은 신의 몸과 같다고 했으며, 스펜서는 어린이야말로 부모의 행위를 비치는 거울이라고 했다. 또 세계의 속담이나 격언을 보면, '어린이는 천국에 이르는 다리'라거나 '가난한 사람의 보화'라고 하였으며, '집 안에 아이들이 없으면 지구에 태양이 없는 것과 같다'고까지 했다. 이는 어린이가 인류의 미래이며 영속을 뜻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자라나는 아들딸의 입장에서 보면, 아버지는 무한 능력의 소유자로 비춰진다. 아버지에게는 모든 것이 다 있기 때문이다. 사랑과 지혜, 위엄과 믿음에 대한 절대적인 힘이 아버지에게는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아버지의 훈훈한 사랑과 지혜, 엄격함은 자식들이 필요로 할 때면 언제라도 그것을 제공받을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요즘은 그러한 아버지에 대한 믿음과 권위가 빛바래고 있다. 산업화와 물질 위주의 삶 그 자체가 끈끈한 부성애를 파탄시키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단지 바쁘다는 핑계 하나로 가족 간의 대화 단절은 물론, 좋은 부모, 좋은 아이로서의 역할을 도외시하고 있다. 부모 없는 아이가 어떻게 존재할 수 있으며, 아이 없는 부모 또한 무슨 의미가 있는가.

 

물오리가 날 때부터 헤엄을 치듯이 어린이들은 태어나면서부터 착한 일을 할 수 있는 천성을 가지고 태어난다. 그렇기에 어린이들이 하는 일을 간섭하는 것은 물오리에게 헤엄을 금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 어린이들을 잘 가르치려면 그 천성을 옆에서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 잘 구워지지 않은 질그릇이 쉽게 깨어져 버리듯이 단련되지 않은 어린이는 어른들로부터 아름답게 보호받아야한다.

 

그러나 어린이를 바르게 가르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요즘 아이들의 모습을 지켜보면 온통 정신이 없다. 온종일을 학교 수업에서부터 피아노, 속셈, 태권도, 컴퓨터, 바둑, 미술, 서예, 글짓기, 논술 과외에 이르기까지 미리 정해진 일과표에 의해 끌려 다니고 있다. 그것은 이미 교육이 아니다. 엄청난 혹사를 강요하는 것이며, 부모들의 욕심에 불과한 것이다.

 

어른들의 눈높이로 아이들을 교육을 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는 잣대를 마련해 주어야 한다. 어린이가 천성으로 지닌 모든 정서를 도외시한다는 것은 어린이가 새로운 삶의 방향을 잡을 수 없게 하는 그릇된 행위에 불과하다.

 

무엇이든지 지나쳐서 좋을 것이 없다

 

무엇이든지 지나쳐서 좋을 것이 없다. 벼는 익으면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고 했지만 지나치게 숙여 버리면 흙 속에 묻혀 썩어 버리고 만다. 아이들은 결코 지나치지 않고 비굴스럽지 않게 자라 당당하게 설 수 있도록 이끌어 주어야 한다. 사랑은 눈으로 보지 않고 마음으로 보아야 한다.

 

벤자민 프랭클린이 말했다.

"나무에 가위질을 하는 것은 나무를 사랑하기 때문이다. 부모에게 야단을 맞지 않고 자란 아이는 똑똑한 사람이 될 수 없다. 겨울의 추위가 심할수록 오는 봄의 나뭇잎은 한층 푸르다. 사람도 역경에 단련되지 않고서는 큰 인물이 될 수 없다."

 

당연한 얘기다. 자식을 사랑하지 않으면 매를 들지 않는다. 그런데도 지금 우리의 가정교육 현실은 어떤가. 핵가족 사회에서, 그것도 한두 명의 자녀만을 향한 내리사랑은 지나칠 정도다. 단지 내 새끼만 잘하면 되고, 내 자식만 잘나면 된다는 편협한 이기심이 아이들의 교육을 망치고 있다. 아이들은 시루 속의 키워서는 안 된다.

 

우리 삶에 있어서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일까? 남으로부터 존경 받고, 금은보화를 가득 쌓으며, 아름다운 공간에 에워싸여 안주하는 것일까? 그러한 일들은 한때 피었다가 사라지는 꽃들처럼 허망할 따름이다. 그러나 삶에 있어서 가장 소중한 것은 기꺼이 남을 위하고, 남을 위해 눈물을 흘릴 줄 하는 일이다. 세상을 올바르게 살아가는 힘을 함께 만들고, 같이 나누며, 더불어 사는 넉넉함을  가지는 데 있다.

 

깊은 산 속 샘물은 아무리 퍼낸다 해도 결코 마르는 법이 없다. 세찬 눈보라를 이겨낸 풀꽃에 벌 나비가 모여들 듯이, 그런 풀꽃일수록 더 진한 향기와 꿀을 지니고 있다. 사람의 경우도 그와 같다. 타인에게 줄 사랑에 인색하여 흘릴 눈물마저 말라 버린 삭막한 가슴으로 세상을 살아간다면 우리네 삶은 얼마나 답답할까?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다음미디어 블로거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08.08.25 11:22 ⓒ 2008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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