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
♪막걸리 한 사발 굵은 땀이 한 사발/ 우리들의 인생사도 한 사발
♬막걸리 한 사발 지난 세월이 한 사발/ 우리들의 꿈 한 사발
대중가요 “막걸리 한 사발” 가사의 한 부분이다. 이렇듯 막걸리는 우리민족의 애환을 함께 했던 술이다. 배고픈 사람에게는 한 끼의 밥으로, 뙤약볕에서 땀 흘려 일한 농부에게는 오아시스같은 음료수이자 간식으로, 타향살이에 심신이 찌든 사람에게는 울분을 삭히는 약이였다. 또한 아이와 여자들에게는 사카린을 섞은 술지개미로 배고픔을 잊게 하기도 했다.
우리가 제일 먼저 맛 본 술도 막걸리였다. 집에 손님이라도 오면 술주전자 들고 막걸리를 받으러 간다. 독에 있는 막걸리를 휘젓어 담은 막걸리 한 주전자 들고 골목길 모퉁이를 돌아서면 어김없이 주전자 주둥이를 입에 대고 졸졸 빨아 먹었던 기억이 난다. 달착지근하면 약간 씁쓰레한 맛 그리고 적당한 감칠맛과 청량감이 있는 잘 빚은 막걸리는 단맛(감甘), 신맛(산酸), 쓴맛(고苦), 매운맛(신辛), 떫은맛(삽미澁味) 5가지 맛이 난다고 한다.
찹쌀, 멥쌀, 보리, 밀가루, 감자 등을 주원료로 하여 찐 다음 수분을 건조시켜 누룩과 물을 섞고 일정한 온도에 발효시킨 다음 그대로 막걸러 만들었다고 막걸리라고 한다.
요즘에는 퓨전시대라 검은콩, 참깨, 흑미 등을 배합해 만든 ‘검은콩막걸리, 커피가 가미된 막걸리를 비롯하여 인삼을 직접 넣은 ‘인삼막걸리, 특유의 텁텁함을 없애기 위해 과일을 갈아 넣는 ’과일막걸리, 막걸리에 얼음을 띄운 것이 아니라 막걸리 자체를 얼려 목넘김의 시원함과 부드러움이 잘 어우러진 ‘속에천불 청송얼음막걸리, 등이 젊은이들에게 각광을 받고 있다. 막걸리는 알코올 성분 6%정도이고 순수한 미생물에 의해 발효된 자연식품이다. 필수아미노산이 10여종 함유된 건강식품이고 청주에는 0.5%, 맥주는 0.4%의 단백질이 들어있지만 막걸리에는 무릇 1.9%가 들어있다. 이에 반해 소주에는 전혀 들어있질 않다.
막걸리가 건강에 좋다는 일화는 조선시대 중엽 막걸리를 유독 좋아하는 판서 한분이 있었다. 좋은 소주와 약주가 있는데 하필이며 막걸리만 드시냐고 물었다. 이에 아무 말 않고 소의 쓸개주머니 3개에다가 하나는 소주, 또 하나는 약주, 다른 하나에는 막걸리를 담아 며칠 후 열어보니 소주를 넣은 쓸개에는 여기저기 구멍이 나있고, 약주는 상해서 얇아졌고, 막걸리를 넣은 쓸개는 오히려 두꺼워져 있다고 한다.
막걸리는 새콤한 맛을 내는 성분인 유기산이 0.8% 들어있어 갈증을 멎게하고 우리 몸의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한다. 또한 상쾌한 신맛 때문에 입맛을 돋우고 소화를 도와주면 에너지 발산을 쉽게 하고 우리 몸에서 피로물질을 쌓이지 않게 처리하는 역할도 한다.
특히 막걸리는 맥주와는 달리 전분의 분해와 발효를 동시에 수행하는 ‘동시당화발효법’(Simultaneous saccharification and fermentation process)으로 제조한다. 우리나라 고대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제조법이 요사이 서양에서는 최첨단 신기술로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칼럼-박진환의 음식이야기] 막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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