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귀는 툭 불거진 왕방울 눈깔에 가마솥 뚜껑 같은 대가리. 어딘지 모르게 우스꽝스럽고 지지리도 못난 생선이다. 옛날 바다고기가 흔할 때는 거덜때 보지도 않았는데 지금은 찜, 탕, 내장을 곁들인 수육까지 버릴 것이 하나 없는 생선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아귀요리는 우리나라에서 한정된 지역의 향토요리가 아니고 어디서나 즐길 수 있는 요리다. 특히 아귀찜요리는 지방마다 요리하는 방법이 조금씩 달라서 마산지역인 경우에는 아귀를 말려서 다시 불렸다가 아주 매운 양념으로 요리하는 (요사이는 주문에 의해 생아구로 찜을 하기도 한다) 반면 다른 지역에서는 생아귀로 찜을 한다.
인천지역에서는 ‘물텀벙’이라 하여 예전에 고기가 많이 잡히던 시절 물속에 있는 통발의 조기등만 꺼내고 물속에 다시 버릴 때 ‘텀벙’ 소리가 난다고 해서 불렀다니 어원이 우습기도 하다.
아귀는 껍질과 간장, 아가미, 난소, 위, 꼬리지느러미, 볼때기살 등 부위별 맛이 달라서 아귀의 ‘7가지 부위(혹은 7가지 도구)’라고 말한다.
흰색 살의 담백한 맛과 물컹물컹한 껍질은 묘한 감촉을 느낄 수 있고 지느러미의 질깃듯하면서 쫄깃한 맛과 소대창과 모양이나 씹는 느낌과 맛이 흡사한 구수한 ‘오소리감투’라고도 불리우는 아귀의 위장. 오소리감투는 원래 돼지의 밥통에서 유래되었다. 마찬가지로 아구의 밥통도 워낙 맛이 있다 보니까 아구를 장만하다보면 늘 이 부위만 슬그머니 사라지기 일쑤여서 한 번 굴속으로 숨어버리면 아무리 기다려도 다시 나타나지 않는 ‘오소리’란 이름이 붙게 되었고, 더군다나 이 부위를 먼저 먹기 위해 다투는 모습이 벼슬자리를 다투는 모양과 흡사해 어느새 아구밥통이 지체높은 감투로 불리게 되었다.
그리고 세계 3대 진미식품의 하나인 프랑스의 푸아그라(거위의 간)에 뒤지지 않는 영양가가 높고 비타민A가 매우 풍부하게 들어있는 아귀의 간은 그 맛이 고소하면서 진하고 독특해 특히 남성들의 강장제로 인기가 높다.
아귀는 저지방 저칼로리 식품으로 무와 파 등의 야채와 함께 끓인 아귀탕은 담백하고 시원해서 해장국으로도 좋다. 또 고춧가루와 미나리, 마늘, 찹쌀가루 등 갖은 재료와 함께 걸쭉하게 만들어낸 아구찜은 육질이 부드러우면서 씹는 맛을 느낄 정도로 탄력이 있다. 아삭한 콩나물과 씹으면 툭하고 터지는 미더덕 맛 또한 빼놓을 수가 없다.
아귀의 감칠맛은 각종 아미노산에 의한 것이다. 그 중 타우린이라는 아미노산은 감칠맛의 근간이 된다. 아귀의 껍질은 피부의 염증을 방지하고 비타민와 피부를 탄력있게 만드는 콜라겐 성분이 풍부하며 피부미용에 효과적이다.
/[칼럼-박진환의 음식이야기] 아귀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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