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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은 풍년을 주었는데, 정부는 흉년을 주었다

세상사는얘기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09. 9. 30.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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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은 풍년을 주었는데, 정부는 흉년을 주었다"

농민들, 쌀대란 해결 촉구하며 논 갈아 엎어

장명구 기자 jmg@v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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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대란 해결을 촉구하며 분노한 농민들

쌀대란 해결을 촉구하며 분노한 농민들ⓒ 민중의소리


논을 갈아엎는 분노한 농심

논을 갈아엎는 분노한 농심ⓒ 민중의소리



농민들이 쌀대란 해결을 촉구하며 자식같은 논을 갈아 엎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경기도연맹 여주군 농민회는 29일 경기 여주군 가남면에서 정부에 쌀대란 해결을 촉구하며 신동선 여주군농민회장의 논 3300여m2(1000여평)을 갈아 엎었다.

농민들은 논을 갈아엎기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쌀재고량이 늘어나면서부터 수확기를 코앞에 둔 현재까지도 쌀값이 폭락하고 있다"며 "지난해 수확기 평균 한가마(80kg기준)에 16만2천원이었던 쌀값은 현재 산지에서 13만원으로 떨어졌으며, 햅쌀이 쏟아져 나오면 13만원 미만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농민들은 "올 봄부터 쌀 대란을 예견하고 대책마련을 촉구했음에도 정부는 오히려 공공비축미를 방출하고, 재고미를 쌀값이 바닥까지 온 8월에야 겨우 10만톤을 격리하였다"며 "이명박 정부의 쌀 대책은 안이함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광백(53) 여주군농민회 가남면 지회장 또한 "(정부가) 쌀값이 적정수준보다 약간 올랐는데도 05년 정부 보유 공공비축미를 방출했다"며 쌀 대란의 원인을 정부의 책임으로 돌렸다.

박 지회장은 "작년 평균 조곡 40kg 한가마에 6만7천원이었는데, 올해는 인건비, 농자재비 상승 등을 고려해 최소한 5%는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 지회장은 "정부에서 쌀을 일반공산품이 아니라 안보차원에서 대해야 한다"며 "농사꾼도 먹고 살수 있는 가격이 나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동선 여주군농민회장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정부는) 생산비 보장, 농가소득이 보장되는 안정적인 쌀 수급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라"며 △인도적 차원의 대북 쌀지원 즉각 재개 △지역농협의 생산비가 보장되는 수매가 결정 △직불금 예산 등 농업예산 확충 등을 촉구했다.

결의문을 낭독하는 신동선 여주군농민회장

결의문을 낭독하는 신동선 여주군농민회장ⓒ 민중의소리


분노한 농심

분노한 농심ⓒ 민중의소리


대북 쌀지원 재개하라!

대북 쌀지원 재개하라!ⓒ 민중의소리



기자회견을 마친 농민들은 대형 트랙터 3대를 동원해 신 농민회장의 논을 갈아엎기 시작했다. 황금빛 물결이 일렁이던 들녘은 순식간에 농민들의 탄식으로 술렁였다.

박광백(53) 여주군농민회 가남면 지회장은 "자연은 풍년을 주었는데, 정부는 흉년을 주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백명성(54) 농민도 "자식같은 벼를 갈아엎는 심정을 말로는 표현 못한다"며 "정부에서 진짜 농민들이 생산비라고 건질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성토했다. 이어 백씨는 "농민들이 농사를 맘 편히 지을 수 있게 보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갈아엎은 논을 하염없이 바라보던 김아무개(52) 농민도 "하늘이 무서운 일이다"는 말을 연거푸 되뇌였다. 김씨는 "유기농 벼라 피도 일일이 손으로 뽑았을텐데..."라며 이내 말끝을 흐렸다.

농민들은 "벼야, 미안하다. 반드시 우리 손으로 쌀값을 보장받겠다"라고 다함께 외치며 정부의 쌀대란 해결을 거듭 촉구했다.

논을 갈아엎는 분노한 농심

논을 갈아엎는 분노한 농심ⓒ 민중의소리


갈아엎은 논

갈아엎은 논ⓒ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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