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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80%가 학교폭력예방교육 받았다 그러나...

한국작가회의/오마이뉴스글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09. 10. 26.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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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80%가 학교폭력예방교육 받았다 그러나...
[현장] 2008년 경상남도 학교폭력예방사업 운영보고회
08.10.29 09:44 ㅣ최종 업데이트 08.10.29 09:44 박종국 (jongkuk600)

  
▲ 2008년 경상남도 학교폭력예방사업 운영보고회 28일 경상남도가 주최하고, 경상남도청소년종합지원본부가 후원하는 ‘2008년 경상남도 학교폭력예방사업 운영보고회’가 경남교원연수원에서 열렸다.
ⓒ 박종국
운영보고회

28일 경상남도가 주최하고, 경상남도청소년종합지원본부가 후원하는 '2008년 경상남도 학교폭력예방사업 운영보고회'가 경남교원연수원에서 3백여 참관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열렸다. 이번 보고회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0월까지 학교현장에서 학교폭력전문상담사로서 활동한 경상남도청소년종합지원본부 산하 20개 시군센터에 배치된 전문상담사 120명이 동참해 사례를 발표하고 공유하는 자리였다.

 

경상남도의 학교폭력전문상담사 배치는 학교폭력으로 인한 위기청소년 보호․예방을 위해 2007년 하반기 노동부 '부처공모형 사회적 일자리 창출사업'으로 공모에 선정된 사업이었다. 청소년들이 안심하고 학교생활을 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 교사, 학생, 학부모를 대상으로 학교폭력 예방 및 인권․상담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함으로써 학교폭력추방에 대한 인식 제고가 목적으로 2007년 11월부터 120명의 학교폭력전문상담사들이 도내 200여개 초․중․고등학교에 배치되었다.

 

운영보고회에서는 사업추진결과 발표가 있었는데, 120명의 학교폭력전문상담사들이 10개월 동안 학교폭력 및 위기청소년 상담(개인상담 29732명, 전화상담 3241명 등 38164명)을 하였으며, 집단상담 프로그램(총 1153건, 70375명)과 교육 및 수퍼비전(557건, 32423명)을 실시했다.

 

학교폭력전문상담사, 200여 학교에서 다양한 상담활동

 

사업에 대한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전체 만족도는 4.01로 대체로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세부적으로 학교폭력전문상담사의 업무내용에 대해서는 만족스러우나 배치기간이나 근무시간에 대한 부분은 보통의 만족도를 보였다.

 

또한 학교폭력전문상담사의 학교배치 후 학교에서 변화된 점에 대해서는 교내 상담활동의 활성화 부분(33%)이 가장 높았고, 그 다음으로는 상담에 대한 인식변화(24%), 학생들의 고민해결(24%)을 변화된 점으로 꼽았다. 그 외에도 학교폭력예방이나 학교폭력 문제해결에 도움이 되었다는 응답이 있었다.

 

그밖에도 한시적인 학교폭력전문상담사 사업이 다시 진행될 경우 그 역할로 기대하는 것에 대해서는 학교폭력예방집단상담(31%), 예방교육(30%)이 가장 높게 나타났고, 그 다음으로는 가해자와 피해학생에 대한 개인상담(28%), 교내순찰(11%)의 순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본 사업의 효과성에 대해서는 20개 시군청소년종합지원센터의 역할이 '효과적인 편이다'(70%), '매우 효과적이다'(20%)는 의견이 지배적으로 상담활동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다.

 

학교폭력전문상담사 학교배치 후 교내 상담활동이 활성화 돼

 

이어 2부 행사로 개인상담('사랑을 꿈꾸는 아이들', 박미숙 창원시 학교폭력전문상담사, '꿈을 찾아간 아이' 김점분 창녕군 학교폭력전문상담사)와 집단상담('마음짱 찾기' 이선영 진주시 학교폭력전문상담사)의 사례발표가 있었다. 

 

  
▲ 사례발표 학교폭력전문상담사들의 상담활동 사례발표(개인상담, 김점분 창녕군 학교폭력전문상담사)가 진행되고 있다.
ⓒ 박종국
사례발표

아이들이 긍정적으로 변화하는 모습에 보람을 느껴

 

상훈이와 상담을 통해서 느낀 점은 상훈이도 인정을 받고 싶은 아이였다. 상담을 통해 아이의 마음을 알아주고, 긍정적인 자기 모습을 비춰줌으로써 막연하게 생각하던 미래를 현실감 있게 구체적으로 그려보면서 많은 변화가 있었다는 게 큰 보람이었다. 상담을 통해서 만난 아이들, 가슴 아픈 아이들이 많았다. 하지만 그들도 사랑스럽고 예쁜 우리의 아이들이었다. 아이들은 사랑받을 만한 가치가 있다.

_박미숙(진주시 학교폭력전문상담사  개인상담 사례발표 중에서)

 

  
▲ 개인상담 사례발표 개인상담 사례발표, ’꿈을 찾아간 아이‘ 김점분 창녕군 학교폭력전문상담사
ⓒ 박종국
개인상담

시설로 입소한 선경이는 가끔씩 소식을 전한다. 통영으로 일주일간 현장체험 학습한 것이며, 작은 음악회 행사 얘기, 11월에는 '아름다운 도전'이란 연극으로 전국투어를 하고 난 뒤 25일부터 창원에서 연극을 한다고 초대장을 보내겠단다. 선경이를 생각하면서 수기를 쓰고 있는데도 또 기쁜 소식을 보냈다. 꼭 와 달라는 내용이었다.

 

선경이가 바라고 희망했던 대로 그곳에서 잘 적응하고, 많은 친구들과 함께 어울려 즐겁게 생활하면서 행복해하는 선경이를 생각하면 흐뭇하면서도 마음 한 구석이 씁쓸함을 느낀다. 선경이 나이 또래에 시설로 가고 싶어 하는 아이가 몇이나 될까?

 

선경이가 소속해 있는 시설에 많은 선생님들이 건전한 자기개념과 자존감을 향상시켜 주며 성취동기를 높여줄 것이다. 장차 선경이가 사회의 한 구성원이 되어 제 역할을 다할 수 있기를 마음속으로 간절히 빌어본다.

_ 김점분(창녕군 학교폭력전문상담사 개인상담 사례발표 중에서)

 

  
▲ 집단상담 사례발표 집단상담 사례발표, ’마음짱 찾기‘ 이선영 진주시 학교폭력전문상담사
ⓒ 박종국
집단상담

전문상담사로서 처음으로 서로간의 갈등이 심화되어서 언어적 폭력, 왕따 문제로 고통 받고 있는 아이들을 만났다. 집단상담 회기시작에서 서로 어색한 몸짓으로 다가서지 못했으나, 2회기부터는 좀더 진지한 태도를 보이면서 자신과 타인을 알아 가는데 적극적인 활동을 보여주었다.

 

중간회기쯤에는 서로의 장단점을 들여다보는 게 되고, 서로를 배려할 줄 아는 몸짓과 언어를 사용하려는 노력이 엿보였다.

 

마무리 단계에서는 진심으로 그동안 서로에게 서운하게 대했던 것들에 대한 사과와 용서 하는 용기를 내주었다. 그래서 상담을 좀더 길게 하고 싶다는 자신감이 들었다.

_ 이선영(진주시 학교폭력전문상담사 집단상담 사례발표 중에서)    

 

한편, 운영보고회 말미에는 경상남도청소년종합지원본부 서임수 사무국장이 "모쪼록 이번 보고회가 청소년들이 안심하고 다닐 수 있는 학교문화 만들기에 각계의 관심과 노력을 더욱 확대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람 하는 소회"와 함께 여러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질의자는 "해결중심보다 자존감 향상을 위한 인성교육 프로그램 개발"을 의뢰했고, 다른 질의자는 관련기관(상담센터, 학교, 교육청)의 유기적인 결합으로 아이들의 문제행동에 대한 서로의 책임을 따지거나 잘잘못에 대한 평가보다는 아이들이 밝고 건강하게 자라도록 도와주는 관계형성이 중요하다는 현장경험을 나눴다. 

 

상담실은 아이들이 언제든지 편하게 자기 고민을 털어 놓은 수 있는 자리

 

특히, 밀성중학교 강철오 교사는 "학교 상담실은 사고를 치고 나서 찾아가는 곳이 아니라 언제든 편하게 와서 자기 고민을 털어 놓을 수 있는 곳으로 만들어야겠다는 인식을 변화시켜야 하며, 도움을 받고 아이들이 변화되는 모습을 보고 보람을 느낀다"고 마무리 지었다. 이에 참관자 모두 공감하는 분위기였다.

 

이번 경상남도의 학교폭력전문상담사 배치사업은 10월로 끝난다. 이에 대해 경상남도 관계자는 '정말 좋은 사업이었다'고 자평하면서 도비 확보로 계속사업으로 계획 중에 있으며, 중앙정부에 건의하여 국비로, 국가 시책사업으로 타 시도와 연계해서 실시토록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경상남도 청소년종합지원본부가 학교폭력 실태를 조사한 결과

 

경상남도 청소년종합지원본부가 학교폭력 실태를 조사한 결과(2008년 9월)에 따르면, 청소년(9,460명)과 성인(851명) 모두 학교폭력이 심각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학생 37.8%가 실제로 폭력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그 유형으로는 언어폭력 26.7%, 금품갈취 13.8%, 신체적 폭력 12.0%, 집단 따돌림 7.3%로 피해 빈도가 높았다. 그러나 사이버폭력(6.9%) 점차 증가하고 있는 양상을 보여 학교폭력이 단순히 면대면의 폭력뿐만 아니라, 사이버공간에서의 폭력 또한 두드러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학교폭력 피해자의 대처 실태에 있어 80% 이상의 학생들이 ‘학교에서 학교폭력예방교육을 받아본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정작 ‘학교폭력예방교육과 대처방법의 효과’에 있어서는 ’보통‘이거나 ’효과적이지 못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실제 학교폭력 피해를 본 후 대부분의 학생들이 참고 견뎌내며, 개인적으로 해결하고,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그 이유는 남학생들의 경우 ‘일이 커질까봐‘(30%), ‘보복이 두려워서’(28%),  ‘별일 아니라서’(19.5%) 순이었으며, 여학생들은 ‘일이 커질까봐’(35%), ‘별일 아니라서’(24,6%), ‘보복이 두려워서’(17,4%)로 막상 폭력피해를 당해도 섣부른 대처방법으로 응대했을 때 ‘일이 더 커질까봐’ 불안해서 참고 넘어가며, ‘별일 아니라’는 식으로 개인적으로 해결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렇지만 남학생들의 경우 ‘보복이 두려워서’ 도움을 요청하지 않는 것이 확연하게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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