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추워지고 있습니다. 가진 사람들이야 춥거나 덥다고 무슨 걱정이 있겠습니까마는, 가난하고 힘없는 백성들이야 걱정이 태산같지 않을 수 없습니다. 추우면 추운 대로, 더우면 더운 대로 견디기 힘든 하층 서민들, 올바른 정치라면 바로 그런 사람들의 근심과 걱정을 덜어주는 일에 온갖 정력을 바쳐야 하지 않을까요.
지금부터 200년 전에 저작된 다산의 『목민심서』를 읽어가노라면, 올바른 정치, 바로 요순시대의 정치가 어떤 것인가를 보여주면서, 요순정치 실현을 위한 세밀하고 정밀하며 과학적인 체계를 갖춘 책의 규모에 대하여 감탄을 금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총12편에 편마다 6개 조항을 열거하여 72조항으로 구성된 빈틈없는 체제나, 그 치밀하면서도 광범위한 백성 사랑의 정책이나 행정의 지침은 대단하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제4편은 ‘애민(愛民)’편인데, 애민편의 ‘민’에 대한 다산의 뜨거운 사랑은 그 당시보다는 지금의 시대와 세상에 더욱 절실하여 숙연한 마음을 지니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곳의 ‘민’은 다산이 자주 사용했던 ‘하민(下民)’이나 ‘소민(小民)’인데, 바로 힘없고 가난하며 약하고 불쌍한 그런 백성들을 지칭한다고 여기면 됩니다. 돌봐주는 사람이나 의지할 데도 없는 한없이 서럽고 불쌍한 백성들의 처지 개선과 지위향상을 위한 다산의 배려는 너무나 치밀했습니다.
애민편은 양로(養老), 자유(慈幼), 진궁(振窮), 애상(哀喪), 관질(寬疾), 구재(救災) 등 6개 조항으로 열거되는데, 이 여섯 조항에 참다운 정성을 기울여 항목마다에 충분한 성과를 거두는 것이 바로 요순정치이고 올바른 정치라는 뜻으로 풀이할 수도 있습니다. 두 글자로 된 한자어를 제대로 풀이한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느냐의 답이 나오게 되어있습니다. 추위에 떨고 보살펴주는 사람도 없는 노인들을 제대로 모셔주는 일이 ‘양로’이고, 유아들이 편하고 넉넉하게 자라게 해주는 ‘자유’, 세상에서 궁하게 사는 불쌍한 사람을 돌보는 ‘진궁’, 죽은 사람이 있는 집안을 돌봐주는 ‘애상’, 장애인이나 병든 사람을 돌보는 ‘관질’, 천재지변에 시달리는 사람을 돌보는 ‘구재’, 이런 일이 바로 현대사회의 사회보장제도가 아닌가요. 이제부터는 다산의 뜻이 무엇인가를 조항별로 설명하는 기회를 가지렵니다.
박석무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