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가장 즐겨먹는 채소 가운데 하나인 배추. ‘식탁 위 터줏대감’으로 불리며 연간 41.5포기(가구당)를 소비할 만큼 소비량이 많다. 최근 경기불황으로 집에서 김장을 하려는 이들이 늘면서 배추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겨울철 비타민과 무기질의 최적의 공급원으로 꼽히는 배추는 김장 김치의 주 재료로 이용될 뿐 아니라 쌈거리, 국거리, 찬거리 등으로 널리 사용 되어 왔다. 예로부터 민간에서는 뛰어난 효능을 인정받아 약초로 분류돼 가정상비약으로도 활용됐다. 올해는 풍작으로 배추 값이 많이 저렴해졌으니 넉넉하게 김장을 해 생활비도 아끼고 건강도 챙겨보자.
기침·가래 증상에 효과
배추는 무엇보다 비타민C가 농축돼 있어 감기를 물리치는데 특효약으로 꼽힌다. 배추 속에 함유된 비타민 종류는 열을 가하거나 절여도 잘 파괴되지 않는 특징이 있어 국이나 김치 등으로 요리해도 영양소의 손실이 적다. 배추를 약간 말려서 뜨거운 물을 붓고 사흘쯤 두면 식초 맛이 나는데, 감기로 인한 기침과 가래 증상을 해소하는데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배추뿌리를 깨끗하게 씻어서 흑설탕과 생강을 함께 넣고 푹 끓여 차처럼 수시로 마시는 것도 감기 치료에 도움이 된다.
배추는 수분 함량이 높아 열량이 낮으며 풍부한 칼슘과 칼륨, 각종 비타민, 소량의 단백질을 함유하고 있다. 체내에서 비타민A로 작용하는 카로틴을 비롯해 다양한 무기질 등을 포함하고 있다. 배추 100g에는 당질 2.4㎎, 칼슘 51㎎, 철 0.3㎎, 칼륨 230㎎, 비타민C 46㎎이 함유돼 있어 겨울철 비타민과 무기질 공급원으로 대단히 탁월하다. 시스틴이라는 아미노산 성분도 들어 있어 배추를 넣어 국을 끓이면 구수한 향미가 난다.
또 섬유질이 많아 대장의 소화 작용을 돕고 변비와 치질 치료에 도움을 준다. 최근에는 위암, 결장암, 유방암, 폐암, 대장암 등의 예방 효과에 대한 연구결과가 보고되면서 각종 암 예방 식품으로도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배추는 원래 채소가 아닌 약초로 분류돼 민간에서는 가정상비약으로 활용도 됐다. 화상을 입거나 상처를 입을 때 배추를 데쳐서 상처 부위에 붙여 이를 치료했다. 또 옻독이 올라 가려울 때 배추의 흰 줄기를 찧어서 즙을 낸 것을 바르기도 했단다. 규합총서에 따르면 ‘배추씨 기름을 머리에 바르면 머리카락이 빠지지 않고, 칼에 바르면 녹슬지 않는다’라 하여 탈모치료와 녹 방지 등에 사용되었다고 한다. 배추는 성질이 차가운 편이라 몸이 매우 차거나 만성적인 설사를 하는 이들은 날것으로 먹는 것보다는 익혀서 소량씩 먹는 것이 좋다.
‘배추 풍년’ 농민 제값 못받아
지난해까지만 해도 ‘금캄라는 말이 나올 만큼 배추 값이 폭등했지만 올해는 날씨가 좋아 배추 풍년이 들면서 값이 작년의 절반 아래까지 폭락했다.
농수산물유통공사 광주·전남지사의 가격정보에 따르면 26일 현재 광주지역 배추(중품/1포기) 평균 소매가는 828원으로 평년 1540원의 절반수준이다. 상품 1포기 평균 소매가는 1647원으로 지난해 3371원보다 1724원이나 값이 내렸다. 특히 김장철을 맞아 대형유통업체가 배추 세일행사에 들어가 포기당 300원~800원씩 판매하며 평균 값이 더 떨어지고 있다. 배추 풍년으로 농가는 제값을 못 받아 울상이지만, 도시 소비자들은 김장 비용을 다소 줄일 수 있게 됐다.
세워서 보관해야
배추를 고를 때는 양손으로 들었을 때 묵직한 느낌이 나는 것이 좋다. 잎줄기를 눌러 단단한 것이 속이 꽉 찬 것이다. 한 포기의 무게가 2㎏ 이하로 가볍거나 무른 것은 속이 덜 찬 것이니 피하는 것이 좋다. 배추를 반으로 잘랐을 때 속은 고운 연노랑 빛을, 중간 부분은 연한 백색을 띠는 것이 단맛이 풍부하다.
배추를 보관할 때는 비닐랩으로 싸 냉장 보관하는 것이 좋다. 냉장고가 부족하면 신문지에 싸거나 스티로폼 박스 안에 넣어 서늘한 곳에 둔다. 배추처럼 위로 성장하는 채소는 가능한 세워서 보관해야 한다. 땅에서 서서 자라던 채소를 눕혀 보관하면, 채소 내부에서 원래 위치대로 일어서려는 작용이 일어나 당분인 아미노산 소모가 늘어 맛이 떨어지고 쉽게 시들어버리게 된다. 또 옆으로 놓으면 무게에 눌린 부분이 상하기 쉽다. 그러므로 배추를 보관할 때는 세워서 보관해야 맛도 좋고, 영양도 살릴 수 있다.
강련경 기자 vovo@gjdream.com <자료제공: 농수산물유통공사 광주·전남지사>
▶`배추전’ 만드는 법
▶재료 : 배춧잎 14장, 밀가루 2컵, 쌈장 1큰술, 물 350ml
▶만드는 법
① 배추는 팔팔 끓는 물에 약간의 소금을 넣고 줄기부분부터 넣어서 데친다.
② 2컵 분량의 밀가루와 쌈장, 물을 섞어 묽은 밀가루 반죽을 만든다.
③ 데친 배춧잎에 밀가루 반죽을 골고루 묻힌다.
④ 달군 팬에 기름을 두르고 밀가루 반죽이 묻은 배춧잎을 겹치지 않게 잘 편다.
⑤ 배추 윗부분의 반죽이 메말랐다 싶을 정도로 익으면 잎이 겹치지 않게 조심해서 뒤집는다.
⑥ 양면이 노릇노릇하게 익으면 넓은 접시에 간장과 함께 낸다.
▶`배추김밥’ 만드는 법
▶재료 : 배추김치 약간, 배추 1포기, 달걀 10개, 오이 3개, 게맛살 1봉지, 쇠고기 약간, 밥, 슬라이스치즈 5장, 양파 2개, 소금, 양념장
▶만드는 법
① 고기는 결대로 썰어서 양념 한 후 30분 후에 익힌다.
② 달걀은 지단을 만들고 오이와 게맛살, 치즈 등 김밥 속에 들어갈 재료를 손질한다.
③ 배추는 줄기와 잎사귀 부분을 잘라 끓는 물에 살짝 데쳐 놓는다.
④ 양파는 곱게 썰어서 기름에 볶는다.
⑤ 고슬한 밥에 소금과 참기름, 다진 배추김치 등을 넣어 섞어준다.
⑥ 삶아 낸 배추 잎에 위 재료들을 얹은 후 김발로 돌돌 말아 완성시킨다.
⑦ 만들어 놓은 김밥을 한입 크기로 썰어서 보기 좋게 담아 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