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폭탄, 산사태, 인재다
어제그저께 아람단 단원 해양체험활동 인솔차 부산에 머물고 있었다. 새벽녘에 눈을 떴는데 창문을 후두둑 때리는 빗방울이 이만저만 굵은 게 아니었다. 아니나 다를까. 장대비는 그로부터 아침내내 들이부었고 행사장은 그야말로 물바다가 되었다.
해양대학교라면 영도구 중에서도 섬에 위치한 학교다. 물 폭탄은 우산을 받쳐도 소용없었다. 장대비는 오전 11시 무렵에야 조금씩 잦아들었다. 동행한 선생님의 스마트폰에서 실시간으로 집중호우의 피해를 알리고 있었다. 곳곳의 산사태로 수많은 인명이 절명되었다는 안까운 소식이 연이었다.
그 시간 부산 시내 곳곳에도 도로 침수와 크고작은 산사태로 차량소통이 원만치 못했다. 더더구나 춘천과 서울 우면산 산사태로 다수의 사람들이 안타깝게도 유명을 달리했다는 소식.
행사를 마치고 귀가하는 차량 안에서 보니 부산의 도로 군데군데가 찢겨지고 들쑤셔졌다. 아름드리 나무가 뽑히고 나뒹그라져 도로를 꽉 막고 있었다. 태풍이 몰아친 것도 궂은 장맛비가 계속된 것도 아닌데, 이번 집중호우는 국지성으로 퍼부었다.
한데 문제는 대부분의 폭우 희생자들이 산사태로 애꿎은 목숨을 잃었다는 데 있다. 산사태가 일어난 곳은 사람의 간섭이 빈발했던 곳이다. 자연은 있는 그대로 두면 처연하다. 풀뿌리 나무가 한데 어우러지면 자연 토양이 안정된다. 그런데도 경치가 좋다고 여겨지는 곳이면 허리를 자르고 계곡을 파헤친다.
자연을 지나치게 간섭한 결과가 산사태를 부른 것
내가 사는 창녕에도 높지는 않지만 걸출한 산이 많다. 하지만 그 산모롱이를 돌다 보면 좋다 싶은 자리는 무차별적으로 파헤쳐져 전원주택을 짓고 펜션이 즐비하다. 덩그랗게 집만 지어놓았지 훼손된 자연은 그대로 방치되고 있다. 이러한 곳도 2백 3백 5백 미리 물 폭탄이 쏟아지면 온전하지 못할 곳이다. 자연을 홀대하면 반드시 그 보복을 받는다. 그 보복은 부메랑이다.
아침 뉴스를 보니 밤새 포천에서도 산사태가 유발되었다는 보도다. 어쨌거나 모두 인재다. 억울하게 죽은 자는 말이 없다. 그런데도 책임을 지는 사람도 없다. 사후약방문격인 우리의 방재 안전 시스템이 너무나 무책임하고 무력하다. 그런 까닭에 아까운 국민들만 죽어나는 것이다.
자신의 신변안전은 스스로 지켜야한다. 부모형제자식을 잃고 통절하게 울부짖는 이들의 아픔을 같이한다.
부디 영면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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