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배려

 

  

 

작은 배려

 

어느 마을 길 모퉁이 과일 행상. 그는 손을 다쳐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기 마을 어귀에서 과일을 팔았다.

장사를 하던 어느 날 한 손님이 다가와 물었다.

"이 사과 어떻게 하지요?"

"예! 천원에 두 개 드립니다."

그 사람은 3천원을 내고 사과를 골랐다. 그런데 작고 모나고 상처가 생긴 사과만 여섯개 골라 봉지에 담았다.

며칠 후 또 와서도 똑같이 작고, 모나고, 상처난 사과만 골라담았다.

그 사람이 세번째 오던 날 행상이 말했다.

"손님 이왕이면 좋은 사과로 고르시지요."

손님은 행상이 하는 말을 듣고도 그저 웃는 얼굴로 여전히 작고, 시들고, 모나고, 못생긴 사과만 골라 담으며 말했다.

"그래야 남은 사과 하나라도 더 파시지요.

저도 어렵게 사는데 댁은 더 어려워 보이네요. 힘을 내세요.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고,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잖아요."

그 말을 듣는 순간 그 행상은 숨이 멈춰졌다. 그리고 그만 눈물을 보였다.

'아직은 세상에 아름다운 사람들이 이렇게 많구나.'

사과 봉지를 들고 돌아서 가는 그 사람의 뒷모습이 그렇게 아름다워 보일 수가 없었다. 그리고 더 이상 부끄러워 하지 않고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용기가 불끈 생겼다.

따뜻한 말 한마디, 작은 배려가 이 세상은 살맛나게 만든다. 작은 관심과 배려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인생을 변화시킨다.

|박종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