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마지막 순간처럼
박종국 2017. 04. 13.
어느 젊은 사형수.
사형을 집행하던 날 형장에 도착한 그 사형수에게 마지막으로 5분의 시간이 주어졌다.
28년을 살아온 그 사형수에게 마지막으로 주어진 최후의 5분.
비록 짧았지만 너무나도 소중한 시간이었다.
마지막 5분을 어떻게 쓸까?
그 사형수는 고민끝에 결정했다.
나를 아는 모든 이들에게 작별 기도를 하는데 2분.
오늘까지 살게 해 준 하나님께 감사하고, 곁의 다른 사형수들에게 한 마디씩 작별 인사를 나누는데, 2분. 나머지 1분은 눈에 보이는 자연의 아름다움과 지금 최후의 순간까지 살게 해 준 땅에 감사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는 흐르는 눈물을 삼키며 가족과 친구들을 잠깐 생각하며 작별인사와 기도를 하는데 벌써 2분이 지나 버렸다. 그리고 자신에 대하여 돌이켜 보려는 순간 '아~! 이제 3분 후면 내 인생도 끝이구나'하는 생각이 들자 눈앞이 캄캄해졌다.
지나가 버린 28년이란 세월을 금쪽처럼 아껴 쓰지 못한 게 정말 후회되었다.
'아~! 다시 한 번 인생을 살게 된다면....'
하고 회한의 눈물을 흘리는 순간 기적적으로 사형집행 중지명령이 내려와 간신히 목숨을 건졌다.
구사일생으로 풀려 난 그는 그 후, 사형집행 직전에 주어졌던 그 5분을 평생 소중하게 생각하고 살았으며, 하루하루 순간순간을 마지막 순간처럼 소중하게 생각하며 열심히 살았다.
그 결과 <죄와 벌>, <카라마조프의 형제들>, <영원한 만남> 등 수 많은 불후의 명작을 발표하여 톨스토이에 비견되는 세계적 문호로 성장하였다.
그 사형수가 바로 도스토예프스키였다.
나에게 주어진 무수한 나날들. 도스토예프스키가 절감했던 그 5분과 같은 절절함처럼 소중하게 보내야겠다.
ㅣ박종국에세이칼럼 2017년- 207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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