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새정치인들이 부끄럽지 않는 나라
박 종 국
어제 저녁 뉴스에 어느 의원이 한 정당에 입당했다, 는 소식을 들었다. 그는, 지난 선거 때 신발 거꾸로 신은 정당후보로 출마해서 당선됐다. 그런 그가 채 침도 마르기 전에 새로운 정치를 펼치겠다며 속내를 바꿨다.
유권자들의 언약을 헌신짝처럼 차 버려도 누구하나 다그치지 않는다.
국회의원들에게 지역유권자는 봉이다. 여론을 수렴했다고 하지만, 정작 지역구민은 금시초문이다. 부나비 같은 정치 모리배들은 필요에 따라 낯짝 바꾼다. 비단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하물며 그깟 신의를 손바닥 뒤집기 하였더고 전혀 낯부끄러워하지 않는다. 왜냐? 그런 일을 밥 먹듯이 해 왔으니까.
철새는 먹이와 산란을 위해서 이동한다. 그렇지만, 선거판 철새는 때가 되면 지역구민의 의사와 반해서 제 잇속을 먼저 챙긴다. 몇몇 구민들이 볼멘소리로 죽일 놈, 죽일 놈 하지만, 이미 모르쇠로 낯짝을 바꿔버린 몽니에게 쇠귀에 경 읽기다.
대선 주자들의 덩략이 선명해질수록 떨거지 철새들은 줄 서기에 민감해진다( 그래야만 하다못해 떡고물이 더 떨어진다). 철새들의 변은 한결같다. 그들은 적어도 자신만큼은 좀 더 지역민의를 대면하는 힘을 얻자고 대승적 견지에서 탈당을 고려했으며, 고심한 끝에 입당하였다, 고 입 삐뚤어진 소리를 한다. 한 통속을 제외한 국민들 중 그들의 말을 누가 믿을까.
사람 속아지가 변하면 죽는다. 그만큼 지조는 목숨과도 같다. 그런데 지금, 이 나라 정치인들은 때마다 철새놀음을 해도 전혀 부끄러운 기색이 없다. 아니, 그것이 당연하고, 되레 정당이 나서서 철새를 부추긴다. 그 하찮은 정치꾼 하나가 자기 세를 불리는데 힘이 되기 때문이다. 이는 폭력배들의 영역다툼과 같이 치졸하기 이를 데 없는 천박한 행위다.
하기야 보통 사람일수록 무언가 가지면 잃을까 두려워한다. 정치인도 마찬가지다. 더구나 권력과 명예는 언제, 어느 순간에 내 손에서 벗어날지 모른다. 그런 까닭에 철새 정치인들은 불안하다. 사제들이 청빈을 서약하고, 스님들이 무소유를 추구하는 정진은 그것이 다 부질없기 때문이다. 그 분들이 세속 사람들과 다른 점은 돈이나 권력, 명예에 얽매이는 집착과 편협에 빠지는 걸 경계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물론 우리네 소시민들이야 뭐 별로 잃을 일도 없으니 집착과 편협에 덜 빠진다.
이번 대선도 빅5를 포함해서 자천타선으로 출사표를 던진 입후보자들이 여남은 된다. 사뭇 군웅활거시대를 방불케 한다. 다들 자신이 대통령 적임자임을 자처하고 이합집산에 바쁘다. 여느 정치인도 잘못 줄을 잡거나 알아서 기지 못하면 국물도 없다는 시늉에 오금이 저린다. 거기에 편승하여 전국에 걸쳐 때 아닌 철새 떼 이동이 분잡하다.
눈을 바로 떠야겠다. 정말이지 이번 대선만큼은 유권자 한 사람 한 사람이 결자회지의 심정으로 잘못된 우리 정치의 물꼬를 바로 터야한다. 이제까지 대통령 잘못 뽑아 그만큼 속 썩었으면 됐다. 더 이상 실망스런 나날을 보내고 싶지 않다면 이번만큼은 자랑스럽고, 존경스럽다는 칭송이 회자되는 대통령을 뽑아야겠다.
이참에 철새 정치인들을 깡그리 단죄해야한다! 그러자면 누굴 대통령으로 뽑아야 하나?
|박종국에세이칼럼 2017-229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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