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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생

박종국에세이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17. 5. 12.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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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생

 박 종 국



솔개는 가장 장수하는 조류다. 약 70세까지 산다. 그러나 이렇게 장수하려면 40세가 되었을 때 매우 힘든 고통을 이겨내야 한다. 그때쯤이면 솔개는 발톱이 노화되어서 사냥감을 효율적으로 잡아챌 수 없게 된다. 부리도 길게 자라고 구부러져 가슴에 닿을 정도가 된다. 또 깃털이 짙고 두텁게 자라 날개가 매우 무거워 하늘로 날아오르기가 힘든다.


이제 솔개에게는 두 가지 선택 뿐이다. 그대로 죽을 날을 기다리든가, 아니면 6개월에 걸친 매우 고통스러운 새 삶의 과정을 밟을까! 그러나, 갱생의 길을 선택한 솔개는 먼저 산 정상 부근으로 높이 날아올라 그곳에 둥지를 만들고 머물면서 고통스런 수행을 시작한다.


먼저, 부리로 바위를 쪼아 부리가 깨지고 빠지게 만들어야 한다. 그러면 서서히 새로운 부리가 돋아난다. 그런 뒤 새로 돋은 부리로 발톱을 하나하나 뽑아낸다. 새로 발톱이 돋아나면 이번에는 날개의 깃털을 하나하나 뽑아낸다. 그리하여 반 년 뒤면 솔개는 새 깃털이 돋아나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하게 된다. 그리고 다시 힘차게 비상하여 30년의 수명을 더 누린다.


갱생을 택한 솔개는 변화와 개혁을 위해서 때로 묵은 습관과 전통을 포기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려 주는 우화다. 날로 세상이 변한다. 해묵은 생각으로 변화와 개혁을 담보해내지 못한다. 낡은 사고방식으로 물밀 듯이 다가오는 새로운 사조에 적응하기 어렵다. 젊은 사고와 새로운 사조를 받아들이기 위한 잣대는 그저 생겨나지 않는다. 새로운 사고는 부단한 노력을 마다하지 않는 가운데 크게 발현된다.


누구나 새로운 영역에 도전할 때는 두려움을 느낀다. 그렇다고 두려움에 도전하지 않으면 새로운 그 무엇 역시 창조되지 않는다. 다만 두려움 대신 후회라는 새로운 감정이 자리 잡을 뿐이다. 그러나 세상의 다른 한 부분을 경험하는 일이 늘어날수록 포용력과 이해의 폭이 넓어져서 결국은 멀티플레이어로 바쁘고 즐겁게 활동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평균수명이 팔십을 상회하는 지금, 지천명을 앞 둔 나이라면 솔개의 갱생처럼 자기 변신에 치열함을 보여야한다. 변화에 대한 두려움의 옷을 벗어야할 때다.


그러나 변화에 두려움을 느끼거나 자신이 쓸모없다고 느껴진다면 스스로 제자리를 지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길가에 구르는 돌멩이 하나도 집을 짓자면 소중하다. 하물며 먹다 버리는 음식조차 짐승들에게는 먹이가 되고, 곡식에게는 소중한 거름이 된다. 모두가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덕분이다.


이렇듯 개인적인 성향이 강한 서양 사람들도 요즘은 시너지 효과나 윈윈(Win-Win)전략의 중요성에 몰입한다. 즉, 두 개 이상의 서로 다른 개체가 힘을 합쳐 둘이 지닌 힘 이상의 효과를 내는 ‘시너지 효과’이고,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결과를 도출하기 위한 협력이 ‘윈윈전략’이다. 쌍생의 비법이다. 변화는 ‘더불어 살아가 삶’을 마다하지 않는다. 그래도 자신이 쓸모를 가졌다면 기분이 좋다. 솔개의 갱생 비법이 나의 문제이듯이.

 
|박종국2017-273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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