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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아이가 희망이다

박종국에세이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17. 5. 12.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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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아이가 희망이다


박 종 국

 

희망은 잠들지 않은 인간의 꿈이며, 지성이 부족한 인간의 유모고, 강한 자의 용기이며, 새로운 의지다. 그래서 단 하루를 살아도 마땅한 희망을 갖지 않는다면 절망할 까닭이 없다. 눈빛 총명한 아이들을 만나면 언제나 즐겁다. 아이들이 희망이다. 우리 학교 아이들, 조그만 일 하나도 열의를 갖고 다가든다. 애틋한 마음이 유다르다.

 

아이들은 잠시도 가만두지 못하고 몸놀림이 부지런하다. 처음 만났을 때 다들 무섭고, 엄격하다고 무덤덤하더니 며칠 지나지 않아 동네 아저씨처럼 편안하게 안겨든다.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재밌다고 너스레를 떤다. 나 역시 줄곧 6학년 담임만 맡으니 즐겁다. 녀석들, 교실을 부시고 챙기는데도 손매가 야무지다. 언제나 그랬지만 나는 아이들 만나는 복 하나는 타고 났다.

 

우선 수업장면을 활짝 열었다. 교과서만 달달 외는 공부는 기본 메뉴에서 사양이다. 앵무새처럼 한결같은 질문과 답변도 원치 않는다. 그보다 아이들의 무한한 사고력과 창의력, 독창적인 판단력이 먼저 주문한다. 다 다른 생각을 풀어놓는데 주안점을 둔다. 단지 가르친다는 교사 본연의 임무보다, 스스로 깨우치는데 조력자로, 도우미로서의 역할에 만족한다. 아이들의 개성과 가능성을 계발하고자 욕심을 갖는다. 그게 교사로 내 소신이자 배려다.

 

나는 틈만나면 아이들에게 책 읽기를 권한다. 책 읽는 아이들이 희망이다. 독서는 알찬 사람을 만들고, 회의는 민속한 사람을 만들고, 작문은 정확한 사람을 만든다. 조그만 자투리 시간도 결코 헛되이 보내지 말고 애써 책을 읽으라고 다그친다. 남의 의견에 반대하거나 논박하기 위해서 책을 읽기보다, 재량하고, 고찰하기 위해서 더 많은 책을 읽어야한다고. 더불어 좋은 생각을 하도록 대화하는 시간을 많이 가진다.

 

그렇지만 어떻게 책을 읽힐까 고민이 많다. 아무리 좋은 책이라도 무조건 많이 읽고 그냥 읽어라는 강요는 차라리 책을 읽지 않는 게 낫다. 아이가 원하지도 않은데 너무 급하게 읽히거나 맹목적으로 읽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아이는 아이 나름으로 지력을 받아들이는 그릇을 가졌다. 그것을 꿰뚫어보아야 한다. 끊임없이 먹어 대서 소화가 되지 않는다면 그 어떤 자양분도 얻을 수 없다.

지금 내가 아이들에게 권하는 책 읽기는 어떤 책은 맛보고, 어떤 책은 삼키고, 또 다른 책은 잘 씹어서 소화하도록 그 방법을 안내할 따름이다. 편협한 독서지도는 아이의 생각을 짓눌려버리는 횡포다. 그럼에도 책을 읽는 사람은 참된 벗, 친절한 충고자, 유쾌한 반려자, 충실한 위안자의 결핍을 느끼지 않는다. 글이란 읽으면 읽을수록 사리를 판단하는 눈이 밝아지며, 어리석음도 없어지고, 생각이 총명해지고, 생활이 즐거워진다. 템포가 빠른 시대에 사는 한 첨단을 좇아가고, 대열에서 낙오자가 되지 않기 위해서 부지런히 책을 읽어야한다.

 

그러나 책은 어떤 강박감이나 의무감, 부담감이 없이 편안한 마음으로 읽어야한다. 독서백편의자현(讀書百遍義自見), 일년 동안 한결같은 마음으로 아이들에게 책읽기를 부추길 작정이다. 더불어 좋은 생각, 참다운 삶이 묻어나는 글도 함께 썼으면 좋겠다. 시작이 좋으면 끝 또한 알차다. 책 읽는 아이들이 희망이다.

 

오늘 어떤 모습으로 아이들을 만날까?

 

|박종국2017-27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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