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멋대가리 없는 남편

박종국에세이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17. 5. 18. 09:20

본문

728x90

멋대가리 없는 남편


박 종 국


부부사이, 편하다고 해서 함부로 말하거나 행동해서는 안 된다. 부부간에도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를 가진다. 그래서 그러한 도리를 지키면서 분수에 맞게 사는 모습은 아름답다. 부부간에는 서로 애틋하게 사려주는 마음을 가져야한다. 서로 인격을 존중하고, 동등해야 하며, 높낮이가 없다. 부부는 자기 개성은 살리면서도 가족이 원하는 바를 충족시키는 지혜로움을 보여야한다.


부부간에는 따뜻한 말씨가 우선이다. 아무리 화가 난다고 해도 말 그릇을 곱게 부셔야한다. 부부는 세상에 하고많은 사람들 중에 참 좋은 인연으로 만났다. 그래서 부부가 이뤄낸 삶의 궤적은 서로를 격려하고 용기를 북돋우는 사랑이 충만해야 한다. 너그러운 남편은 삿된 말을 내뱉지 않는다. 슬기로운 아내는 신비로울 만치 아름다운 말을 엮어내어 가족의 기를 살려내는 힘을 가졌다.


부부는 같이 만족하고, 감사하며, 고마워할 일들이 많아야 한다. 그런 일들로 해서 항시 서로에 고마운 마음을 잃지 않아야한다. 그럴 때 그 가정은 행복한 가정이 된다. 또한 부부는 아무리 어려운 일에 처했더라도 서로를 하찮게 여기지 않아야한다. 어떠한 경우도 불행에 익숙해지는 삶을 살아서는 안 된다. 불행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기 시작하면 좀처럼 헤어나기 힘 든다.


행복은 스스로 누릴 자격이 충분하다고 믿는 사람에게만 따른다. 매사 불평불만을 앞세우는 사람한테 행복은 주어지지 않는다. 가정의 행복은 부부가 한마음으로 일궈가는 꽃밭이다. 그렇기에 부부는 현재 주어진 상황 안에서 행복을 찾는데 집중해야한다.


그러나 살면서 서로 얼굴을 붉힐 일이 많다. 자식을 키우다 보면 사소한 일에도 남편을 닦달하고 아내를 힐책할 때가 생겨난다. 자신에 대한 불만이 쌓이게 되면 공연히 상대를 비난하게 된다. 그게 부부가 사는 솔직한 표현이다. 그렇지만 부부간에 자격지심을 갖고 서로를 성토하는 일만큼은 결단코 해서는 안 된다. 자기만 대접받고 살려는 사람은 상대방에게 배려하는 마음의 그릇이 얕다. 그러니 자연 가족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일을 서슴지 않고 되풀이한다. 그런 사람일수록 자기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다.

부부는 약속을 정하면 반드시 지켜야한다. 스스로에게 가장 충실하고, 서로를 따뜻하게 챙겨주는 조언자가 되어야한다. 항상 좋은 말만 하고 살 수 없다. 그런 삶을 영유하려면 서로 피곤해진다. 상대방의 좋은 뜻을 곱게 받아들일 줄 알아야한다. 그게 진정한 사랑의 표현이다. 중년의 나잇살에 맞는 아름다움은 그저 얻어지지 않는다. 그 동안 살을 맞대고 살아온 부부는 서로 고맙다고 자신해야한다.


인간이면 누구나 행복한 인생을 그린다. 당연한 이치다. 그렇지만 그것은 거저 얻어지지는 않는다. 부단한 자기 성실이 뒤따라야한다. 부창부수(夫唱婦隨), 여고금슬(如鼓琴瑟), 비익연리(比翼連理), 부처본시동림조(夫妻本是同林鳥)와 같은 말은 부부 사이가 화락을 일컫는 말이다. 부부 사이가 좋아서 마치 거문고나 비파를 타듯이 비익처럼 의좋게 짝을 지어 살고, 연리같이 서로 잇닿아서 결이 서로 통하는 부부의 삶은 더없이 아름답다.


그런데도 부부가 서로 이해하지 못한다면 불행이다. 사랑을 기초로 하지 않고 단지 소유로만 일관하며 살았던 때문이다. 부부는 서로 의리와 은혜로 사랑해야한다. 참다운 부부란 두 개의 반신이 되는 게 아니라 하나의 전체가 되어야 한다. 아내의 키가 작으면 남편 쪽에서 키를 줄여야한다. 그게 참다운 부부의 삶이다.

 

더러 경상도 남자는 멋대가리가 없다고 한다. 하지만 다 그런 사람은 아니다. 개중에는 눈이 띠게 살가운 남자도 많다. 근데도 나는 그에 많이 비켜섰다. 감정표현에 무딘 탓이겠지만, 아내의 기분을 꼬집는데 늘 어정쩡했다. 해서 아내한테 따가운 눈총을 숱하게 받았다. 매번 그랬지만 그게 잘 안 된다. 이 나이에 남편수업 따로 받아야 하나?

 

통상적을 헤아려 보아 아직 난 가장으로, 남편으로 처마끝에 걸린 쬐끔한 조롱박이다.

 

|박종국 2017-286편

'박종국에세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행의 묘미  (0) 2017.05.22
그대다울 때 아름답다  (0) 2017.05.18
기레기 기자들이 세상을 망친다  (0) 2017.05.18
어느 자폐아 어머니의 심정적 이야기  (0) 2017.05.18
자폐아,  (0) 2017.05.18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