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내 아이만은 그렇지 않겠지?
-아이의 눈높이로
박 종 국
더러 아이들의 좋잖은 행동을 지켜봅니다. 대부분 그냥 지나쳐도 좋을 만큼 미덥습니다. 고만고만할 때는 괜한 일에도 자기에 대한 집착을 보입니다. 하지만 입에 담지 못할 욕설과 거친 행동에는 신경이 곤두섭니다. 그렇다고 분기충천한 사춘기 아이들을 뜯어말릴 재간도 없지만, 간혹 되바라진 소리를 하는 아이를 보면 제 자신이 미욱스럽습니다.
아이들은 언연 중에 어른들의 언행을 따라합니다. 친구들과 떼거리로 몰려다니는 해작질도 스스로 하는 행동이 아닙니다. 단순한 해코지 같지만 그저 보아 넘길 일이 아닙니다. 어쩌면 그것은 어른들이 아이들 앞에서 생각 없이 보여 주었던 이상행동의 그대로 드러냈을 뿐입니다. 문제는 한번 실행된 문제행동은 끊임없이 반복됩니다.
“저 놈의 자식, 누굴 닮아 이렇게 속을 썩이나?”
“내 아무리 생각해 봐도 네 놈의 행동은 이해 못해. 넌 도대체 어느 속아지로 난 놈이냐?”
“어휴, 자식이 원수여! 넌 내 자식이 아니다, 아냐!”
과잉행동장애로 학교폭력에 연류된 학부모를 만나보면 한결 같습니다. 다짜고짜로 아이의 행동만 꼬집습니다. 아이를 그렇게 키우지 않았다고 가슴을 탕탕 치며 변명합니다. 그러나 이미 엎질러진 물, 때늦은 후회를 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하늘보고 애써 침 데데 뱉지만 아이를 탓할 까닭이 없습니다. 아이가 누굴 본 받겠습니까?
사람을 함부로 대하면 아이도 그렇게 따라합니다. 어떤 사람이 장애인입니까? 몸은 멀쩡해도 마음을 바르게 쓰지 못하는 사람이 장애인입니다. 평소 말이 어눌하고, 하고자 하는 의지가 미약하여 일마다 소극적인 아이. 그러나 곧잘 소리 지르고 성격이 급박합니다. 그래서 친구들이 잘 놀아주지 않습니다. 주의를 주어도 막무가냅니다. 손장난까지 심합니다. 관심을 갖고 대하지만, 그 아이는 자꾸만 엇나가려는 합니다. 아이의 행동이 쉽게 바로 잡히지 않습니다.
그러한 행동으로 인하여 그 아이는 또래들로부터 따돌림 당합니다. 때문에 아이는 친구들과 노는 데 늘 뒤미칩니다. 그런 까닭에 쉽게 놀림을 받고, 두려워하거나 불안해하며, 심각한 정서적 불안을 겪습니다. 물론 아이의 잘못된 행동양태가 한둘 아닙니다. 자기에 너무 집착이 강합니다. 지나치게 자기중심적입니다. 공부하는데도 주의산만한 굶이 너무 많습니다. 이런 아이일수록 문제행동의 단초는 부모의 잘못된 양육방식에 기인합니다.
아이가 따돌림을 당한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어떻게 대처합니까. 내 아이는 그럴 리 없다고 다그치며 그냥 외면합니까. 아니면 따돌림을 당한 까닭을 알아서 아이가 대처할 방법을 의논합니까. 당연히 후자의 방법을 모색해야 합니다. 그게 바람직한 방법입니다.
먼저, 따돌림 문제를 해결하려면 부모나 식구의 도움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리고 자녀 양육방식을 되짚어보아야 합니다. 지나치게 보호해 주고, 이기적으로 키우지 않았는지. 자기중심적이고 의존적으로 키우지 않았는지. 이것 하라 저것 하라며 닦달하지 않았는지. 공부하라고만 몰아세우지 않았는지. 너무 아이의 의견을 함부로 무시하지 않았는지 아이의 입장에서 상황을 냉정하게 살펴보아야 합니다. 집단따돌림의 문제는 부모도 모르게 가정 밖에서 일어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그냥 지나치게 되면 문제가 커집니다. 감수성이 예민한 아이라면 스스로 자학하게 되고, 심하면 좌절감이나 비애감을 가집니다. 약점이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어린 아이일수록 더욱 그러합니다.
행동이 느려서, 능력이 뒤떨어져서, 몸의 일부가 다른 사람과 달라서, 자신의 행위가 민활하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아이들은 그것만으로도 두려움을 갖게 되고, 수치심을 느끼게 되어 몸과 마음을 움츠리게 됩니다. 아이의 요구와 관심을 잘 살펴보아야 합니다. 아이들 삶의 영역은 그리 넓지 않습니다. 자기 눈높이 따라 행동합니다. 그것으로 만족하기 때문입니다. 자폐나 따돌림을 당하는 아이일수록, 자기중심적적인 아이일수록 자기와 다름을 인정하도록 배려해 주어야 하고, 자기 힘으로 자제하는 힘을 기르도록 도와주어야합니다. 하고 싶은 일도 때에 따라서는 자제하는 힘을 길러주어야 합니다.
내 아이만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아이가 원하는 바를 다 해 주는 친절을 아이의 삶을 더욱 망가뜨립니다. 그것은 부모가 아이를 망치는 행위입니다. 아이의 좋은 점은 크게 살려주어야 합니다. 그러나 좋지 않은 행동은 환경에 적응하도록 도와주어야합니다. 그게 아이들 살리는 일입니다. 아이의 성격이나 버릇,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다고 해도 강압적인 권유나 다그침은 금물입니다. 그러한 일들로 아이의 마음에 상처를 주고 나쁜 행동을 유발합니다. 그냥 내버려두어서는 안 됩니다. 그것은 아이의 싹을 짓뭉개는 일입니다. 무엇보다도 아이 스스로 자신의 잘못된 행동을 깨우쳐서 고치도록 도움을 주는 게 부모가 할 일입니다.
더구나 소심한 아이일수록 애써 다그치지 말고 진득하게 기다려주고, 따뜻하게 응원해야 합니다. 설마 내 아이만은 그럴 리 없다고 한탄할 게 아니라, 아이만이 가진 좋은 점을 살려주고, 계발하는 장을 마련해주어야 합니다. 점진적으로 자신감을 심어주어야 합니다. 아이는 스펀지 상태입니다. 무엇이든지 다 받아들이는 가소성을 가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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