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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어떻게 쓸까?

박종국에세이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18. 2. 28.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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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어떻게 쓸까?

-감칠맛 나는 글 잘 읽었다는 독자님께

 

 

수필은 자신이 살아온 이야기요, 눈으로 본 이야기. 들은 이야기, 느끼고 생각한 이야기다. 또 직접 경험한 이야기며, 그것을 조리에 맞게 문장으로 옮겨 놓은 글이다.

 

수필은 어떤 경험의 이야기인가?

우선 남들이 체험해 보지 못한 자기 자신만의 경험으로, 배우고, 익히고, 사색으로부터 표현한 이야기다. 그래서 수필은 석수장이가 돌을 쪼아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 가듯이 경험과 따뜻한 생각을 문장으로 빚어놓은 글이다.

좋은 글이 되게 하려면 글 속에 지식과, 지혜와, 해학과, 정감과, 감성과. 사유와. 철학을 담아내야 한다.

이런 내용들이 포함되지 못하면 깊이가 없고, 재미가 없으며, 허튼 이야기가 되고 만다. 해서 그런 글은 수필이 아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수필은 건강한 부대낌을 바탕으로 성실한 체험을 하고 삶과 연계하여 경험과 지혜를 사유로 엮어낸 글이어야 한다.

수필은 작가 자신의 꾸준한 노력으로 만드는 삶의 예술이다.

그래서 수필은 어떻게 써야 하나?

오감을 통한 사색과 체험을 담은 문장으로 쉽게 써야 하고, 내면의 목소리를 진솔하게 써야 한다. 재밌게 써야 하고, 따뜻한 정이 묻어나게 써야 한다.

즉, 어렵게 쓰되 쉽게 읽혀져야 하며, 의미화하되 의도적인 인상이 아니어야 한다. 또 주입하는 느낌을 주지 않으면서 감동을 주어야 한다.

따라서 수필은 그 사람이 아니면 못 쓰는 글, 순수한 창작이어야 한다. 문학을 의식하지 말고. 잘 쓰려고 애쓰지 말고, 과시하려 들지 않아야 한다. 정녕 욕심을 가지고 보면 돌이 보이지 않는다. 욕심을 버리고 보면 수석을 줍는다.

소설은 문장도 좋아야 하지만, 스토리 전개가 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수필은 잘된 작문보다는 독자의 가슴을 울리는 글이어야 한다.

수필의 경지의 문학이기에 섣부른 생각은 감동을 주지 못한다.

때문에 체험을 바탕으로 하지 않으면 실감이 나지 않는다. 관념적인 수필은 설득력이 적다.

수필은 모범 인생의 답안지가 아니다. 하여 전체를 파괴하지 않는 의외성을 가져야 한다. 조신하기보다는 일상의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

한편, 수필은 나의 고백이기는 하지만, 내가 말해서는 설득력이 없다. 독자로 하여금 작가의 의도를 스스로 깨닫게 하는 게 바람직한 수필이다.

주제가 글 속에 안 보이고, 행간에 깔렸어도 수액이 흐르듯 주제가 보이면 성공작품이다.

수필의 현장감을 가져야 한다. 따라서 쓰는 시점은 모두 과거다.

바둑알도 놓는 자리에 따라 급수가 달라지듯 표현은 정획하게, 거기에 알맞은 말은 단하나다. 낱말은 놓일 자리에 놓아야 한다.

그리고 남의 글을 인용할 때는 베 옷에 명주천을 갖다붙이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좋은 글은 독자가 빨려들어간다. 글 쓰는 흐름이 잘 짜여져야 독자가 잘 읽는다.

그 무엇보다 글의 목소리를 높여서는 안 된다. 좋은 의사는 단위가 낮은 항생제를 쓴다.

문학성이 부족해도 좋다. 멋진 수필보다 정직한 수필, 손끝으로 쓰는 글 재주보다 영혼이 담긴 글이 더 감동을 준다.

좋은 수필을 쓰려면 기량이 필요하다. 그러나 테크닉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작위적인 느낌과 무기교의 기교가 필요하다. 담담한 게 좋지만, 특별난 맛이 우러나야 한다.

수필 작가라면 기량 백 프로보다 잡초를 화초로 바꾸는 애정의 눈을 가져야 한다.

홍운탁월법은 달무리를 곁들여 달을 그리는 수법이다. 달을 그릴 때는 달 주변의 구름, 노을을 그려야 달이 부각된다. 당구에서 스리쿠션을 치기 위해서는 C를 치기 위해 B를 쳐서 C를 맞추게 사는 수법과 같다.

범위를 너무 넓게 잡으면 주제가 흐려진다. 그래서 주제는 이것이다 하고 보여주는 글보다 나무의 수액처럼 감지하는 글이 좋다.

수필의 눈높이를 알아야 한다. 왜냐? 수필은 내가 가진 경륜 이상의 글은 쓸 수 없다.

손으로 그린 그림만이 그림이 아니다. 여백도 그림이다. 글을 너무 야무지게 쓰거나 구성이 치밀하면 그만큼 흥미가 줄어든다. 수식이 번잡할수록 거짓이 많다. 드러내지 말고, 설명하지 않아야 한다. 적당하게 버리는 기술이 필요하다. 좋은 바둑판 약간의 흠집을 가져야 하듯이 수필은 무종결의 문학이다. 결론은 독자 몫으로 남겨야 한다.

요약하자면, 글은 간결하게 쓰되 말을 명료하게 써야 한다. 구체적으로 쓰되 실감나게, 과장하지 말고 솔직하게, 단아하고 품위와 무드가 드러나야 한다.

수필은 작가 자신이 소재가 되는 만큼 글 속에 자신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 독자들이 작가를 사랑하고 싶도록 써야 한다. 그게 자기 이름을 달고 쓰는 글이요. 자기를 잡히고 쓰는 수필이다.

수필은 곧 그 사람이다.

그래서 나는 분투노력한다. 혼이 깃든 글, 건강한 삶의 향기가 담뿍 묻어나는 글을 쓰겠다고.

이것이 일체 다른 장르 넘겨보지 않고 오직 수필만 고집하는 내 글 쓰기의 첫마음이다. 나는 그렇게 글을 쓴다.

__박종국또바기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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