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교향곡
박 종 국
한 친구가 그랬습니다. 요즘 제 글을 읽노라면‘선생 냄새 폴폴 난다’고. 다시 읽어보아도 그렇다고 합니다. 그 참, 선생답게 산다는 말이 세상 물정에 흐리다는 뜻으로 맹하게 들립니다.
우리네 삶이 항상 좋은 얘기만 하고, 옳은 일만 좇아 살지 못합니다. 때론 어쭙잖은 일로 기분 상하고, 얼굴 붉히며 삽니다. 그래야 삶의 활력을 부추겨집니다. 많은 사람들과 쉼 없는 부대낌을 생각해 봅니다. 과연 나는 그들에게 어떤 존재고, 어떠한 온기였는지를.
사람이 칠칠하지 못하다보니 조그만 일에 분개했던 때가 많습니다. 모두 내 탓이고 네 덕이라는 여기면 아무 일도 아니었을 텐데. 좀 더 이해의 폭을 넓혔으면 좋았을 걸 하는 미련이 남습니다. 하고픈 일에 충분한 여력을 쏟지 못했습니다. 아직도 부시지 못한 데가 많습니다. 야무지고 반듯하게 사는 사람을 만나면 참 낯짝이 부끄럽습니다.
그새 저도 많이 변했습니다. 돌을 씹어 먹어도 소화했던 젊은 열정을 가졌던 삼십대를 거쳐 지천명을 사는 지금, 꼿꼿했던 결기를 아직 누그러뜨리지 못하고 강변을 합니다. 그래봤자 아우 소용없는 일인데 말에요. 좋게 사는 일이 쉽지 않습니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고, 주의주장이 다르듯이 원하는 바가 천차만별입니다. 그래서 자기와 코드가 맞는 사람을 만나면 그저 즐겁습니다.
사는 일은 아름다워야 합니다. 정치가는 처세하는데 좋은 냄새가 묻어 나야하고, 경제인은 사회를 경영하는 능력이 남달라야 합니다. 법조인은 법의 잣대를 명확히 하고, 직장인은 자기 직분에 충실함을 가져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상인은 상인다움을 보여야 하고, 교사는 교사다운 향기를 품어내야 합니다. 그게 세상을 올바르게 사는 이칩니다.
정치하는 사람이 권모술수에만 능하고, 경제인이 제몫 차리기에만 급급하다면 우리 사회의 공기가 어떠하겠습니까. 상인이 셈을 바르게 하지 않고, 교사가 그릇됨을 가르친다면 어찌되겠습니까. 우리 사회가 까만 먹빛으로 온통 흐릴게 불 보듯 뻔합니다.
스스로 좋은 향기를 지니고 살아야겠습니다. 이제 제 삶도 마라톤에서 반환점을 도는 위치에 섰습니다. 그렇지만 서두르지 않습니다. 빠른 게 느린 거고, 느린 게 빠르다는 삶의 참뜻을 알기 때문입니다. 결승점을 향해 가는 그 길을 담담히 걸어갑니다.
비록 사회적 지위나 명예는 낮아도 사람노릇만큼은 제재로 해야겠습니다. 사회적으로 '난 사람'보다는 학문과 교양을 쌓는 '든 사람'으로 거듭나고, 바람직한 인간미 나눠주는 '된 사람'의 삶을 좇아야겠습니다.
세상이 엇박자를 놓더라도 내 인생교향곡을 연주하는데 바지런 해야겠습니다.
-박종국또바기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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