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에 변화를 주는 일
박 종 국
새학기초부터 매주 짝지를 바꿔 앉혔다. 쌍동밤처럼 짝지와 떨어져 아쉬워하는 눈빛이었다. 그렇지만, 애써 외면하고 남여로 앉혔다. 기대가 빗나가지 않는다면 이런 자리이동은 서로 친밀감을 새롭게 하는 기회다.
아이들, 짝지를 정하라고 하면 서로 친한 친구끼리 앉겠다고 고집한다. 그렇지만 담임 생각은 다르다. 초등학교 때일수록 다 다른 성격인 아이와 앉혀야한다. 그래야 소극적인 아이는 활달하게 말문을 트고, 누구와도 쉽게 친한다.
아이는 다 다르게 자라야한다. 일정한 틀 속에 붙잡아두려고 해서는 안 된다. 시키는 대로 말 잘 듣는 아이는 위험하다. 자기 생각 없이 길들여졌기 때문이다. 그런 아이한테서는 창의성의 싹이 돋아날 리가 없다. 대개 학원과외 다니는 아이는 남에게 의지하려는 습성이 두드러진다. 그런 아이는 혼자서 무엇 하나 제대로 하지 못한다. 조그만 일 하나도 챙겨주어야만 한다. 부모의 지나친 사랑이 소극적인 아이로 키운다.
벌써 두어달째 자리를 바꿔도 금방 이야기꽃이 핀다. 사춘기라 자기 이야기를 쉽게 하지 않는 아이도 정작 새로운 짝지가 정해지면 스스럼없다. 특히, 성격 좋은 아이는 나서서 반 전체 분위기를 즐겁게 이끌어낸다.
생활에 변화를 주는 일, 그것은 삶에 활력 그 자체다. 그래서 우리 반에서는 획일적인 분단학습보다는 개방형으로 상호 학습하는 모둠 자리를 자주 만든다. 과제도 ‘자유학습과제’다. 아이의 독창성과 창의력을 길러 주는 처방전이다. 아이는 서로 부대끼면서 배우고 자란다. 오직 공부에만 매달리는 아이보다 잘 놀고 어울림이 좋은 아이가 보다 발전적이다.
또 하나 매주 한 번씩 자기 생각을 드러내는 ‘3분 스피치’를 계속한다. '우리 아버지는 어떨 때 힘 날까?', '어떻게 하면 우리 엄마가 힘 날까?' 대개 아이가 내놓는 주제다. 나의 자랑거리 발표, 우리가족 소개하기, 친구의 좋은 점 찾기 등 아이들이 자기 생각을 쉽게 내세울 얘깃거리다. 모둠별 요리경연대회도 아이들의 친화 교감능력을 계발하는 노작활동이다.
내가 바라는 아이는 '창의융합형 인재'다. 그래서 나의 처방에 반 아이들은 언제나 달뜬다. 비 그친 하늘 유난히 맑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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