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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

박종국에세이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18. 5. 15.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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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

 

박 종 국

 

결혼 한 지 얼마 안 된 젊은 부부.

하루는 새댁이 이웃집에 놀러갔다.

"어서와요"

새댁은 우연히 안방 화장대에 놓인 커다란 진주 반지를 보았다.

'어머나 이뻐라. 갖고싶다.'

한순간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한 새댁은 그만 반지에 손을 댔다

 

다음날 오후, 아주머니는 반지가 사라진 걸 알았다. 옆집 새댁이 범인이라고 확신한 아주머니는 그녀를 찾아가 다짜고짜 반지를 내놓으라고 소리쳤다. 새댁은 아니라고 발뺌했다.

 

"안방에 들어온 사람이 새댁밖에 없었는데도 거짓말이야?"

새댁이 끝까지 훔치지 않았다고 우기자 아주머니는 경찰을 불렀다. 경찰차의 요란한 사이렌 소리에 동네 사람들은 무슨 큰 구경거리라도 생긴듯 우르르 몰려들었다.

 

마침 퇴근하고 돌아 온 남편이 그 상황을 보았다.

"분명 새댁이 가져갔다니까요!"

그 순간, 남편은 구경꾼들에게 큰소리로 호통을 쳤다.

"제 아내는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닙니다. 왜 내 아내에게 그런 누명을 씌우는 겁니까? 나는 아내를 믿습니다. 그러니 모두 돌아가 주십시오."

남편의 외침은 단호하고 강직했다.

 

기가 죽은 사람들은 서둘러 자리를 떴다. 경찰은 물론 이웃집 아주머니도 할 말을 잃고 돌아갔다. 집으로 돌아온 남편은 아내가 안정을 취하도록 침대에 눕혔다. 그리고 아내가 잠이 들자 전날 밤 화장대 서랍에서 보았던 반지를 꺼내 들고 이웃집을 찾았다

 

남편은 아주머니에게 반지를 건네며 무릎을 꿇고 용서를 구했다.

"아니. 이건 내 반지가 아니에요!"

"아내가 한 순간의 욕심을 이기지 못하고 큰 잘못을 저질렀습니다. 아내와 저는 한마음이고 한 몸입니다. 그러니 아내의 잘못은 제 잘못이기도 합니다. 차라리 저를 처벌해 주십시요."

 

남편의 진실한 사랑에 감동한 아주머니는 말없이 그를 돌려 보냈다. 그리고 멀찌기에서 남편의 모습을 지켜본 새댁은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남편의 강한 믿음과 깊은 사랑에 양심의 가책을 느낀 새댁은 다음 날 아주머니를 찾아갔다. 그리고 정중히 사죄했다. 그러자 아주머니가 새댁의 손을 잡으며 이렇게 말했다.

"나는 새댁이 부럽네요."

"흑흑흑...."

 

남편의 진실한 사랑, 그 큰 사랑이 아주머니에게는 잘못을 용서하고, 포용하는 여유를 갖게 하였고, 새댁에게는 잘못을 뉘우치고, 반성하는 마음을 선물했다.

 

용서란 참 힘들면서도 이렇듯 상대방을 편하게 해주는 따뜻한 기제다. 아름다운 용서를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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