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의 선택은 하나다
박 종 국
7대 전국동시지방선거가 꼭 닷새 앞뒀다. 눈 씻고 봐도 아직, 투표하고 싶은 후보자가 없다. 근데도 막판까지 진흙탕 싸움질이다. 선거판은 온통 상대를 헐뜯고 폄하하는 언사뿐이다. 날마다 숱한 의혹이 불거져서 혼란스럽다. 정치권은 촛불민심을 깡그리 무시했다. 이 나라 국민인 게 부끄럽다. 이런데도 애써 투표를 해야 하나?
그러나 간간히 텔레비전 토론은, 미약하나마 유권자들에게 각당 후보자들의 정책적 차이점을 드러내고, 지도자로서의 자질과 소양을 가늠하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각 후보자들은 사회경제민주화와 복지, 교육 등에서 비슷해 보였지만, 사회정의 실현과 대북정책에서는 상당히 다른 정책적 이견을 토로했다.
이제 정치권도 세대교체가 필요한 시점이다. 젊은 정치인이 대거 나서서 중산층 복원과 국민 행복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지난 정권의 실정들을 구체적으로 꼬집어가면서 새로운 정치의 필요성을 역설해야 마땅하다. 더 이상 당리당략에만 목을 매는 후보자에게 표를 주어서는 안 된다. 오직 당선에만 몰입하는 후보자는 단지 시정잡배요, 정치모리배일 따름이다.
큰 틀을 짜야한다, 나라를 바로 세우려면. 먼저 정치인들이 국민을 깍듯이 섬기려는 목표를 설정하고, 그에 맞는 각론 제시해야 한다. 선거를 채 닷새 앞둔 시점에서 보면, 공약과 그 내용에서 체화된 일관성을 보이는 후보자는 드물다. 능수능란한 토론을 벌이기보다 실천하는 지도력이 중요하다. 텔레비전 토론은 쟁점을 까발리기보다 소통과 경청의 리더십으로 평가받아야 한다.
그럼에도 이번 선거에서 가장 두드러진 후보 간의 쟁점은 무엇인가. 급하게 마련한 흔적이 역력한 후보자 간의 공약을 뜯어보면 각론에서 약간의 차이가 나지만, 대체로 대동소이하다. 시도때도 없이 입을 여는 후보자보다 차분한 생각을 가진 조용한 정치가가 필요한 때다. 난 확성기를 장착하고 다니는 후보자에게 표를 안 준다!
생각없이 입을 여는 후보자를 보면 생각이 많아진다. 그건 말실수가 아니라 본색이 드러난 거다. 권력을 갖기 위해 뇌구조가 변해간다. 가히 시정잡배 수준이다. 국민은 원한다. 진정성을 가진 정치인이라면 시국의 험난한 풍파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언제나 청렴함과 사회적 약자를 먼저 챙기는 진지함을 갖추어야 한다고. 진정 누가 국민을 위하고, 나라를 생각하며, 정점에 섰으면서도 자신을 낮출 줄 아는 정치가인가.
이번 선거 대안이 없어 그나마 나은 후보자를 뽑을 게 아니라, 이 사람이 우리 지역민의 대표자가 된다면 정말로 살맛나는 세상을 만들지, 그 사람을 선택해야 한다. 선거판 상차림은 다양하다. 마구잡이로 내놓은 정책들이 실현 가능하다면 더 바랄 게 없다. 그렇지만, 그 재원은 어떻게 마련하려는지, 뜬구름 잡는 듯한 그 실천 강령에 의구심을 떨칠 수가 없다.
게다가 선거막판에 치달을수록 후보 진영 간의 네거티브와 이전투구가 도를 넘어섰다. 국가와 지역사회 미래를 위한 정책보다 당리당략을 위한 비방전은 정말이지 실망스럽다. 후보들이 힘든 문제에는 침묵하고, 책임 없는 공약과 네거티브를 남발하여 유권자들의 실망이 더 크다. 도무지 국민을 두려워하지 하지 않는다.
이번 선거는 보수와 진보의 세 대결이 뚜렷하다. 그만큼 유권자들의 현명한 판단이 향후 우리의 삶을 가늠한다. 후보자들은 헛된 망상을 싹 씻어야 하고, 유권자들은 냉정한 한 표를 행사해야 한다. 꼼꼼히 챙겨보면 확연해진다. 모든 게 흡족하지 않아도 공약실천 능력과 소양을 보고 후보자를 뽑아야 한다. 때문에 지역이나 색깔론, 네거티브와 같은 철거머리에 현혹되는 유권자는 정상이 아니다. 투표 전에 한번쯤 곰곰이 되새겨봐야 한다.
투표는 청년과 약자들에게 몇 안 되는 무기 중의 하나다. 펜은 칼보다 강하다지만, 투표는 총알보다 강하다. 대한민국은 투표하는 유권자가 만든다. ‘누가 되어도 그 사람이 그 사람이다’고 하지만, 반드시 투표를 해야 부적절한 후보를 심판하고, 국민의 권리 주장이 가능해진다. 투표는 유권자가 행사하는 가장 큰 권리이자 의무이다. 투표는 최선을 선택하는 게 아니라 최악을 피하는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누가 뭐래도 유권자가 주인이다. 투표는 우리나라 미래에 대한 주권자 나름의 결단으로 신성하다. 따라서 성장과 부자 중심의 ‘가난한 민주주의’에서 벗어나려면 투표하는 수밖에 없다. 투표를 목전에 둔 막바지일수록 혼미해지는 선거판에서 보다 냉철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무엇보다 이번 기회에 정치가 변해야 한다. 투표하면 세상이 바뀐다.
이제, 유권자들의 냉철한 선택만 남았다.
|박종국또바기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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