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80 건강한 치아
OECD 국가 중에서 우리나라 청소년의 치아 상태가 맨 꼴찌다. 사는 형편은 나아졌다. 하지만, 오히려 먹을거리는 건강을 해치는 쪽으로 치우쳐 간다. 더욱이 바쁘게 사는 요즘 세태는 손쉽고 편한 먹을거리만을 찾는다. 그러다 보니 자연 땅에서 나는 알곡과 푸성귀보다 가공 식품에 더 손이 간다.
시간 절약되고, 영양 좋고, 가격이 싸다면 그것을 마다할 까닭이 없다. 하지만 그러한 즉석음식은 성인에게만 받아들여져야 한다. 성장기 아이들에게 우리 땅에서 나는 신선한 먹을거리를 챙겨 먹여야 한다. 그것은 자애로운 어머니 손길같이 잡다한 질병을 자정 시키고, 내성을 길러주기에 충분하다.
한참 지난 이야기다. 아이들 치아건강을 위해 교실에서 쌀을 볶았다. 톡톡 튀며 고소하게 익어 가는 냄새가 솔솔 풍겨났다. 메주콩과 땅콩도 볶았다. 한 숟가락씩 입에 넣고 꼭꼭 씹었다. 어린 시절 콩 볶았던 기억이 새롭다. 그때는 한 끼 먹을거리였으나, 지금은 단지 군입거리도 아니다.
아이들, 볶은 쌀 씹기를 주저한다. 마치 못 먹을 음식을 대하는 양 딱딱하다고 뱉어내는 아이가 대부분이다. 맛도 없다고 투덜댄다. 하기야 요즘 어느 가정에서 쌀을 볶겠는가. 그것도 단맛은 일체 넣지 않고 볶았는데 입맛에 맞을 리 없다.
잠시 후 한 아이가 용감(?)하게 씹어보고는 엄청 고소하다는 반응을 보이자, 그때서야 아이들 덩달아 입을 오물거리며 씹기 시작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이빨이 아프다는 하소연이 이어졌다. 이빨에 쌀알이 끼었다고, 잘 씹혀지지 않는다는 불평이다. 난감했지만 입안에 든 쌀은 꼭꼭 씹어라 강요(?) 할 수밖에 없었다. 아이들 잇몸이 무척 약하다. 그 까닭은 음식 탓이다. 부드러운 음식, 쉽게 씹히는 음식만을 애써 먹였기 때문이다.
교실에서 콩 볶는 이유는 딴 게 아니다. 요즘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식은 한결같이 맛나고 부드럽다. 햄버거, 피자, 핫도그, 소시지, 햄 등은 치아를 단단하게 하는데 도움을 주는 음식들이 아니다. 대게 잇몸이나 음식을 씹는데 필요한 골격을 다져주지 못한다.
아이들의 치아 상태가 걱정된다. 열 두엇살, 이빨을 온전하게 가진 아이가 불과 몇 명 밖에 안 된다. 대부분 삭은 이, 뽑아야 할 이, 충치로 엉망이다. 치아가 오복 중에 하나라고 할 만큼 이빨은 평생을 두고 소중하게 간직해야할 재산인데, 그냥 두고 볼 일이 아니다.
나 역시도 한때 오토바이 사고로 앞니 전부를 충격 받아 단단하고 질긴 음식을 먹는데 자유롭지 못하다. 게다가 치열도 고르지 못하다. 그만큼 이빨을 드러내는 데 자신이 없다. 아마 장년기를 사는 나도 이런데 청소년기의 아이들은 오죽하겠는가.
하여 아이를 사랑한다면 먼저 좋은 이빨을 갖도록 보살펴야 한다. 아이의 이빨을 튼튼하게 하려면 딱딱한 음식을 함께 챙겨먹도록 먹는 게 좋다. 이빨을 건강을 위해 씹는 일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2080의 법칙이 치아건강에도 바로 적용된다. 20살 건강한 치아 80까지.
|박종국또바기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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